금강경오십삼가주

금강경오십삼가주(金剛經五十三家註) 무득무설분제칠(無得無說分第七)

태화당 2019. 9. 20. 08:43

金剛經五十三家註卷第二

 

   無得無說分第七

 

當體空寂하야 無物可得이니 凡有言說 皆爲剩語니라

 

당체(當體)가 공적(空寂)하여 물건을 가히 얻음 없음이니 무릇 언설이 있음은 다 잉어가 된다.

 

三斷無相云何得說疑니라 論云 向說不可以相見佛이며 佛非有爲어늘 云何釋迦得阿耨菩提 云何說法

 

()은 무상(無相)이거늘 어찌하여 설함을 얻는가 하는 의심을 끊음이다. 논에 이르되 아까 설하기를 가히 모양으로써 견불(見佛)하지 못한다 했으며 부처는 유위(有爲)가 아니라 했거늘 어떻게 석가가 아뇩보리를 얻었으며 어떻게 설법하는가.

 

須菩提 於意云何 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 如來有所說法耶 須菩提言호대 如我解佛所說義 無有定法 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亦無有定法 如來可說이니다 


수보리여 뜻에 어떠한가,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는가, 여래가 설한 바 법이 있느냐. 수보리가 말하되 예컨대() 내가 부처님이 설하신 바 뜻을 이해하기로는 정법(定法)이 있지 않음을 이름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며 또한 정법을 여래가 가히 설함이 있지 않습니다.

 

李文會曰 如來有所說法耶者 佛所問意 恐謂如來有所說也니라 無有定法者 根器有利鈍하고 學性有淺深하니 隨機設敎하고 對病用藥이니라 法華經云 諸根利鈍 精進懈怠 隨其所堪하야 而爲說法이라하니 是故法無定相이로다 迷悟懸殊하니 若未悟時 似無所得이라가 若悟了時 似有所得이어니와 得與不得 皆是妄見이니라 但不可執著하면 自契中道이어늘 豈有定法可說耶리오

 

이문회가 가로되 여래가 설한 바 법이 있느냐는 것은 부처가 물은 바의 뜻은 여래가 설한 바 법이 있다고 이를까 염려했음이다. 정법(定法)이 있지 않다는 것은 근기(根器)에 이둔(利鈍)이 있고 학성(學性)에 천심(淺深)이 있으니 근기 따라 교를 시설하고 질병에 대하여 약을 씀이다. 법화경에 이르되 제근(諸根)의 이둔(利鈍)과 정진(精進)과 해태(懈怠)의 그 감내하는 바를 따라 설법한다 했으니 이런 고로 법은 정상(定相)이 없다. 미오(迷悟)가 현격(懸隔)하게 다르니 이에 깨치지 못했을 땐 소득이 없는 듯하다가 이에 깨쳤을 때엔 소득이 있는 듯하거니와 얻음과 얻지 못함이 다 이 망견(妄見)이다. 단지 가히 집착하지 않으면 절로 중도(中道)에 계합하거늘 어찌 정법(定法)을 가히 설함이 있으리오.

 

川禪師頌曰 雲起南山雨北山 驢名馬字幾多般 請看浩渺無窮水하라 幾處方兮幾處圓

 

천선사가 송왈 구름이 남산에 일어나고 북산에 비가 오니/ 여명(驢名)과 마자(馬字)가 얼마나 여러 가지이던가/ 청컨대 호묘(浩渺)한 무궁수(無窮水)를 보아라/ 몇 곳에서 모나고 몇 곳에서 둥글던가.

 

何以故 如來所說法 皆不可取 不可說이며 非法非非法이니다


무슨 연고냐, 여래가 설하신 바 법은 다 가히 취하지 못하며 가히 설하지 못하며 법도 아니고 비법도 아닙니다.

 

謝靈運曰 非法則不有 非非法則不無어니와 有無竝無하니 理之極也로다

 

사영운이 가로되 법이 아님은 곧 불유(不有)며 비법이 아님은 곧 불무(不無)거니와 유무가 모두 없으니 이치의 지극함이다.

 

王日休曰 此皆爲衆生而設이라 非有眞實之法이니 故云非法이며 然亦假此以開悟衆生하며 又不可全謂之非法인지라 故云非是非法也니라

 

왕일휴가 가로되 이것은 다 중생을 위해 시설한지라 진실한 법이 있지 않음이니 고로 이르되 법이 아님이며 그러나 또한 이것을 빌려서 중생을 개오(開悟)하며 또 전부를 법이 아니라고 말함은 옳지 않는지라 고로 이르되 이 비법이 아니라 하였다.

 

李文會曰 不可取者 空生 深恐學人不悟如來無相之理 不可說者 深恐學人執著如來所說章句也니라 非者無也 非非者不無也니라

 

이문회가 가로되 가히 취하지 못한다는 것은 공생(空生), 학인이 여래의 무상(無相)의 이치를 깨닫지 못할까 깊이 염려했음이며 가히 설하지 못한다는 것은 학인이 여래가 설한 바 장구(章句)에 집착할까 깊이 염려했음이다. ()란 것은 무()며 비비(非非)란 것은 불무(不無)이다.

 

黃檗禪師曰 法本不有 莫作無見하고 法本不無 莫作有見하라 謂無卽成斷滅이며 謂有卽成邪見이니라

 

황벽선사가 가로되 법은 본래 있지 않으나 없다는 견해를 짓지 말고 법은 본래 없지 않으나 있다는 견해를 짓지 말아라. 없다고 이르면 곧 단멸(斷滅)을 이루며 있다고 이르면 곧 사견(邪見)을 이룬다.

 

川禪師曰 是什麼恁麼也不得이며 不恁麼也不得이니라 廓落太虗空 鳥飛無影迹이로다 咄 撥轉機輪却倒迴하야 南北東西任往來하라

 

천선사가 가로되 이것은 무엇인고. 이러함도 또한 얻지 못하며 이렇지 않음도 도한 얻지 못한다. 확락(廓落. 空寂)태허공(太虗空)1에 새가 날매 그림자 자취가 없도다. ()2, 기륜(機輪)3발전(撥轉)4하여 거꾸로 돌려 남북동서에 마음대로 왕래하라.

 

所以者何오하면 一切賢聖 皆以無爲法으로 而有差別이니다 


소이란 게 어떠한가 하오면 일체 현성이 다 무위법으로써 차별이 있습니다.

 

六祖曰 三乘根性 所解不同하고 見有淺深한지라 故言差別이니라 佛說無爲法者 卽是無住 無住卽無相이며 無相卽無起 無起卽無滅이니 蕩然空寂하야 照用齊施하며 鑒覺無礙하니 乃眞是解脫佛性이니라 佛卽是覺이며 覺卽是觀照 觀照卽是智慧 智慧卽是般若波羅蜜多也니라

 

육조가 가로되 삼승(三乘)의 근성(根性)이 이해하는 바가 같지 못하고 견해에 깊고 얕음이 있는지라 고로 차별이라고 말했다. 부처가 설한 무위법이란 것은 곧 이 무주(無住)며 무주는 곧 무상(無相)이며 무상은 곧 무기(無起)며 무기는 곧 무멸(無滅)이니 탕연(蕩然. 空寂貌)히 공적(空寂)하여 조용(照用)을 가지런히 베풀며 감각(鑒覺)이 막힘 없으니 곧 진실로 이 해탈의 불성이다. 부처는 곧 이 각이며 각은 곧 이 관조며 관조는 곧 이 지혜며 지혜는 곧 이 반야바라밀다이다.

 

王日休曰 其言賢聖以無爲法으로 而有差別者 何哉아하면 蓋謂於無爲法 得之淺者 則爲賢人이니 若須陀洹之類 是也 得之深者 則爲聖人이니 若佛與菩薩 是也니라 此所以爲差別歟인저

 

왕일휴가 가로되 그가 말한 현성이 무위법으로써 차별이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면 대개 이르자면 무위법에 얻음이 얕은 자는 곧 현인이 됨이니 수다원 같은 종류가 이것이며 얻음이 깊은 자는 곧 성인이 됨이니 부처와 보살 같은 게 이것이다. 이것이 차별이 되는 소이인가 한다.

 

顏丙曰 佛問須菩提호대 如來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耶 如來有所說法耶 答云 如我解佛所說義理 皆無一定之法 可名可說이니 何故오하면 如來所說法 如人飲水하매 冷煖自知라서 不可取 不可說이며 非法이며 非非法이니다 法屬有 非法屬無 執有著相하고 執無落空인지라 所以道호대 不是法이며 不是非法이니이다 又以者 用也 無爲者 自然覺性이니 無假人爲 故一切賢聖 皆用此無爲之法이로다 然法本無爲 悟有淺深이라 遂生差別見이나 到頭則一也니라

 

안병이 가로되 부처가 수보리에게 묻되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냐, 여래가 설한 바 법이 있느냐. 답해 이르되 예컨대() 내가 부처님이 설한 바 의리(義理)를 이해하기로는 다 일정한 법이 없음을 가히 이름하고 가히 설함이니 무슨 연고냐 하면 여래가 설한 바 법은 마치 사람이 물을 마시매 차고 더움을 스스로 아는지라 가히 취하지 못하며 가히 설하지 못하며 법이 아니며 비법도 아니라 하였다. 법은 유에 속하며 비법은 무에 속하니 유에 집착하면 상()에 집착하고 무에 집착하면 공()에 떨어지는지라 소이로 말하되 이 법이 아니며 이 비법도 아니라 했다. 또 이()란 것은 용()이며 무위란 것은 자연의 각성(覺性)이니 인위(人爲)를 빌리지 않는지라 고로 일체 현성이 다 이 무위의 법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법은 본래 무위지만 깨침에 얕고 깊음이 있는지라 드디어 차별의 견해를 내지만 도두(到頭)5엔 곧 하나이다.


海覺元禪師曰 一金成萬器皆由匠者智어늘 何必毘耶城에서 人人說不二

 

해각원선사(海覺元禪師. 미상)가 가로되 하나의 금으로 온갖 기물(器物)을 만듦은 다 장자(匠者. 匠人)의 지혜를 말미암거늘 어찌 비야성(毘耶城)6에서 여러 사람이 불이(不二)를 설함이 필요하겠는가.

 

川禪師頌曰 正人說邪法하면 邪法悉歸正하고 邪人說正法하면 正法悉皆邪로다 江北成枳江南橘이나 春來都放一般華로다

 

천선사가 송왈 정인(正人)이 사법(邪法)을 설하면/ 사법이 다 정법으로 돌아오고/ 사인이 정법을 설하면/ 정법이 모두 다 사법이로다./ 강북에선 탱자가 되고 강남에선 귤이지만/ 봄이 오매 모두 한 가지의 꽃을 피우도다


  1. 태허공(太虗空); 크고 넓은 우주의 허공.
  2. 돌(咄); 꾸짖으며 물리치는 소리.
  3. 기륜(機輪); 벽암록(碧巖錄) 제65칙에 가로되 기(機)는 곧 천성(千聖)의 영기(靈機)며 륜(輪)은 이 본래로 좇아 이미 오면서의 모든 사람의 명맥(命脈)이다.
  4. 발전(撥轉); 발개(撥開)하여 전변(轉變)함.
  5. 도두(到頭); 도저(到底)와 같음. 최종(最終)ㆍ결국(結局)ㆍ종극(終極)의 뜻.
  6. 비야(毘耶); 비야리(毘耶離)니 나라 이름임. 번역해 가로되 광엄(廣嚴)이니 중인도(中印度)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