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오십삼가주

금강경오십삼가주(金剛經五十三家註) 법회인유분제일(法會因由分第一) 3

태화당 2019. 9. 20. 08:28

爾時世尊 食時 著衣持鉢하고 

 

이때 세존이 식시라 옷을 입고 바리때()1를 가지고


 

王日休曰 爾時者 彼時也 佛爲三界之尊이라 故稱世尊이니라 三界者 謂欲界 色界 無色界也니라

 

왕일휴(王日休)가 가로되 이시(爾時)란 것은 그때(彼時)며 부처가 삼계(三界)의 지존(至尊)이라 고로 일컫기를 세존이다. 삼계(三界)란 것은 이르자면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이다.

 

[增收] 圭峰纂要云 食時 辰時 當日 初分이며 求乞易得하고 不惱自他니라 乞已歸園하면 正當巳時니라

 

[增收] 규봉찬요에 이르되 식시(食時)란 진시(辰時)니 당일(當日)의 초분(初分)이며 구걸(求乞)하매 쉽게 얻고 자타(自他)를 괴롭게 하지 않는다. 구걸해 마치고 귀원(歸園)하면 바로 사시(巳時)에 상당(相當)한다.

 

僧若訥 引毘羅三昧經云호대 早起 諸天이며 日中 諸佛이며 日西 異類 日暮 鬼神이니라 今言食時 正當午前이니 將行乞食之時也니라

 

() 약눌(若訥. 미상)이 비라삼매경(毘羅三昧經)을 인용해 이르되 조기(早起)2는 제천(諸天)이며 일중(日中)3은 제불(諸佛)이며 일서(日西)4이류(異類)5일모(日暮)는 귀신(鬼神)이다. 지금 말한 식시는 바로 오전(午前)에 상당(相當)하나니 장차 걸식을 행할 때이다.

 

疏鈔云 著衣者 著僧伽之衣 卽二十五條大衣也니라 持鉢者 持四天王所獻之鉢也니라

 

소초(疏鈔)에 이르되 착의(著衣)란 것은 승가(僧伽)6의 옷을 입음이니 곧 이십오조(二十五條)의 대의(大衣). 지발(持鉢)이란 것은 사천왕(四天王)이 바친 바의 발우를 가짐이다.

 

遺敎經云 慚恥之服 於諸莊嚴 最爲第一이로다

 

유교경(遺敎經)7에 이르되 참치(慚恥)의 의복(衣服)은 모든 장엄에서 가장 제일(第一)이 된다.

 

入舍衛大城하사 乞食於其城中호대 次第乞已하고


사위대성(舍衛大城)에 들어가시어 그 성 안에서 걸식하되 차례로 구걸해 마치고

 

僧若訥曰 寺在城外 故云入也니라 乞食者 佛是金輪王子이어늘 而自持鉢乞食 爲欲敎化衆生하야 捨離憍慢也니라

 

() 약눌이 가로되 절이 성 밖에 있는지라 고로 이르되 입()이다. 걸식이란 것은 부처가 이 금륜왕(金輪王)의 아들이거늘 스스로 바리때를 가지고 걸식함은 중생을 교화하여 교만(憍慢)을 사리(捨離)케 하려 함이다.

 

李文會曰 乞食者 欲使後世比丘 不積聚財寶也니라

 

이문회가 가로되 걸식이란 것은 후세의 비구로 하여금 재보(財寶)를 적취(積聚)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다.

 

僧若訥曰 不越貧從富하고 不捨賤從貴 大慈平等하야 無有選擇인지라 故曰次第니라


() 약눌이 가로되 빈자를 넘어 부자를 좇지 않고 천인(賤人)을 버려서 귀인(貴人)을 좇지 않음은 대자(大慈)가 평등하여 선택이 있지 않는지라 고로 가로되 차제(次第)이다.

 

李文會曰 次第者 如來慈悲 不擇貧富하고 平等普化也니라

 

이문회가 가로되 차제(次第)란 것은 여래가 자비로 빈부를 가리지 않고 평등히 보화(普化)함이다.

 

還至本處하야 飯食訖하고 收衣鉢하고 洗足已하고  

 

돌아와 본처(本處)에 이르러 밥을 먹어 마치고 의발을 거두고 발 씻기를 마치고

 

王日休曰 乞食而歸 故曰還至本處니라 飯食已畢하고 收衣鉢洗足者 謂收起袈裟與鉢盂 然後 洗足이니 以佛行則跣足故也니라

 

왕일휴가 가로되 걸식하고 돌아온지라 고로 가로되 돌아와 본처에 이르다 했다. 밥 먹기를 이미 마치고 의발을 거두고 발을 씻었다는 것은 이르자면 가사와 발우(鉢盂)8를 거두고 일으킨 연후에 발을 씻음이니 부처가 다닐 적엔 맨발인 연고이다.

 

李文會曰 洗足已者 淨身業也니라

 

이문회가 가로되 발 씻기를 마쳤다는 것은 신업(身業)을 청정히 함이다.

 

敷座而坐하시다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增收] 六祖曰 乞已者 如多乞不過七家 七家數滿하면 更不至餘家也니라


[增收] 육조가 가로되 구걸해 마치다(乞已)라는 것은 예컨대()9 많이 구걸하더라도 칠가(七家)를 넘지 않음이니 칠가의 수가 차면 다시 다른 집에 이르지 않는다.

 

顏丙曰 敷 乃排布也 排布高座而坐니라

 

안병이 가로되 부()는 곧 배포(排布)니 고좌(高座)를 배포하고 앉음이다.

 

智者禪師頌曰 法身本非食이며 應化亦如然이어늘 爲長人天福하야 慈悲作福田이로다 收衣息勞慮하고 洗足離塵緣이며 欲證三空理하야 跏趺示入禪이로다(疏鈔云 三空者 三輪體空也 施者 受者 并財等 名三輪也니라 施者反觀體空하매 本無一物이라 故云理空이며 受者 觀身無相하고 觀法無名이니 身尙不有어늘 物從何受 故曰受空이니라 施受旣空이라 彼此無妄이며 其物自空인지라 故云三輪體空이니라)

 

지자선사(智者禪師)10가 송왈(頌曰) 법신은 본래 먹지 않으며/ 응화(應化)도 또한 그러하거늘/ 인천의 복을 증장(增長)하려 하여/ 자비로 복전을 지음이로다./ 옷을 거두어 노려(勞慮)를 쉬고/ 발을 씻어 진연(塵緣)을 여의며/ 삼공(三空)의 이치를 증명하려 하여/ 가부(跏趺)하여 입선(入禪)을 보이도다(疏鈔에 이르되 三空이란 것은 三輪이니 施者 受者와 아울러 등을 이름해 三輪이다. 施者함을 돌이켜 하매 본래 一物도 없는지라 고로 이르되 理空이며 受者無相하고 의 이름 없음을 하니 도 오히려 있지 않거늘 을 어디로부터 받으리오 고로 가로되 受空이다. 가 이미 한지라 彼此가 허망이 없으며 그 도 스스로 한지라 고로 이르되 三輪했다 한다).

 

川禪師頌曰 飯食訖兮洗足已하고 敷座坐來誰共委 向下文長知不知 看看平地波濤起로다

 

천선사가 송왈(頌曰) 밥을 먹어 마치고 발 씻기를 마치고/ 자리를 펴고 앉으매 누가 함께 아는가/ 아래를 향하면 글이 긺을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 간간(看看)하라, 평지에서 파도가 일어나도다.



  1. 바리때(鉢); 범어로 이르되 발다라(鉢多羅)는 여기에선 이르되 응기(應器)ㆍ응량기(應量器)며 생략해 이르되 발(鉢)임. 또 발우(鉢盂)라 부름은 곧 화범(華梵)을 겸함 이름임.
  2. 조신(早晨). 조상(早上. 上午).
  3. 일중(日中); 해가 바로 오(午. 午時)에 당(當. 向)함임.
  4. 일서(日西); 1 해가 서방(西方)을 향함. 2 저녁 무렵을 가리킴.
  5. 이류(異類); 여기에선 축생(畜生)을 가리킴.
  6. 승가(僧伽); 승가리(僧伽梨)니 또 승가리(僧伽黎)ㆍ승가지(僧伽胝)ㆍ승가치(僧伽致)로 지음. 삼의(三衣)의 하나니 곧 구조(之衣) 이상(以上)의 옷임.
  7. 전칭(全稱)이 불수반열반약설교계경(佛垂般涅槃略說敎誡經)이니 1권이며 후진(後秦)의 구마라집(鳩摩羅什)이 번역했음.
  8. 발우(鉢盂); 백장청규오(百丈淸規五) 범어로 이르되 발다라(鉢多羅)는 여기에선 이르되 응량기(應量器)니 지금 생략하여 발(鉢)이라 이른다. 또 발우(鉢盂)라고 부름은 곧 화범(華梵)을 겸한 이름이다.
  9. 예컨대(如); 여(如)는 예거(例擧)를 표시함.
  10. 지자(智者); 지의(智顗. 538~597)의 호임. 천태종(天台宗)을 개종(開宗)한 조사(祖師)임. 일설엔 삼조(三祖)니 곧 혜문(慧文)과 혜사(慧思)가 초조(初祖)와 이조(二祖)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