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일적

태화일적(泰華一滴) 494

태화당 2020. 11. 13. 11:04

494昔有隣人陳姓者 語予曰 梁湖有一術士 凡買卜者至 但執其課筒 對天禱祝 不必顯言其事 術士一一知之 予往試問 執課筒 對天空祝 不言某事 術士曰 汝尙未禱 敎我斷個什麽 今之人例云 自受用三昧 皆在聖賢分上所具 不知塵勞凡夫悉皆具足 何也 彼陳姓(疑術士)者 乃塵俗中人 豈知爲*自受用三昧他受用三昧耶 但心不緣物 則彼鬼眼睛不能覿耳 聖人曰 百性日用而不知 良可悲夫 湛然圓澄語錄八

 

옛적에 이웃 사람에 진()을 성으로 하는 자가 있었다. (圓澄이니 명대 조동종승)에게 말하여 가로되 양호(梁湖)에 한 술사(術士)가 있는데 무릇 복점(卜占)을 사러 오는 자가 이르면 단지 그 과통(課筒; 占卜의 한 가지. 곧 과통은 점칠 때 쓰는 통)을 잡고 하늘을 대하여 기도하며 축원하되 꼭 그 일을 나타내어 말하지 않아도 술사가 낱낱이 그것을 압디다. 내가 가서 시험삼아 물었는데 과통을 잡고 하늘을 대해 축원을 비우고 그 일을 말하지 않자 술사가 가로되 네가 오히려 기도하지 않거늘 나로 하여금 이 무엇을 판단하게 하리오 하였다. 지금의 사람들이 다() 이르기를 자수용삼매(自受用三昧)는 다 성현의 분상(分上)에 있으면서 갖춘 바라 하거니와 진로(塵勞)의 범부도 모두 다 구족한 줄을 알지 못한다. 왜냐, 그 진()을 성으로 한 자(술사로 의심됨)는 곧 진속(塵俗) 중의 사람이다. 어찌 자수용삼매(*自受用三昧) 타수용삼매(受用三昧)를 알겠는가. 다만 마음이 사물을 반연하지 않으면 곧 저 귀신의 눈동자라도 능히 보지 못한다. 성인이 가로되 백성이 날마다 쓰면서 알지 못한다 했으니 실로 가히 슬프다.

 

*自受用三昧; 또 자증삼매(自證三昧)ㆍ삼매왕삼매(三昧王三昧)로 지음. 제불이 자오(自悟)하여 스스로 수용(受用)하는 법락(法樂)의 경계가 됨.

'태화일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화일적(泰華一滴) 496  (0) 2020.11.13
태화일적(泰華一滴) 495  (0) 2020.11.13
태화일적(泰華一滴) 493  (0) 2020.11.13
태화일적(泰華一滴) 492  (0) 2020.11.13
태화일적(泰華一滴) 491  (0) 2020.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