垂示云 雲凝大野 遍界不藏 雪覆蘆花 難分朕迹 冷處冷如氷雪 細處細如米末 深深處佛眼難窺 密密處*魔外莫測 擧一明三卽且止 坐斷天下人舌頭 作麽生道 且道是什麽人分上事 試擧看
●魔外; 天魔與外道
수시(垂示)하여 이르되 구름이 대야(大野)에 엉긴지라 편계(遍界)를 감추지 못하고 구름이 갈대꽃을 덮은지라 짐적(朕迹)을 분변하기 어렵다. 찬 곳은 차기가 빙설(氷雪)과 같고 작은(細) 곳은 작기가 쌀가루 같다. 깊고도 깊은 곳인지라 불안(佛眼)으로도 엿보기 어렵고 비밀스럽고도 비밀스러운 곳인지라 마외(*魔外)도 추측하지 못한다. 하나를 들매 셋을 밝힘은 그만두고(且止) 천하인의 혀(舌頭)를 좌단(坐斷)함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그래 말하라 이 어떤 사람의 분상(分上)의 일인가, 시험삼아 들어보아라(擧看).
●魔外; 천마(天魔)와 외도.
【一三】擧 僧問*巴陵 如何是*提婆宗白馬入蘆花 道什麽 點 巴陵云 銀椀裏盛雪塞斷爾咽喉 七花八裂
●巴陵; 巴陵顥鑑 五代僧 雲門文偃法嗣 居岳州巴陵(湖南岳陽)新開寺 故稱巴陵顥鑑 巴陵鑒 善辯 有鑑多口之稱 [傳燈錄二十二 聯燈會要二十六]
●提婆宗; 卽三論宗 又稱龍樹宗 是依龍樹所著中論十二門論 及其弟子迦那提婆所著百論所建立之宗派
【一三】 거(擧)하노라. 중이 파릉(*巴陵)에게 묻되 무엇이 이 제바종(*提婆宗)입니까. 白馬入蘆花백마가 갈대꽃에 들어갔다. 무엇이라고 말하느냐. 점(點; 點檢)하는구나. 파릉이 이르되 은사발 속에 눈이 가득하다. 너의 인후(咽喉)를 색단(塞斷)한다. 칠화팔렬(七花八裂)이다.
●巴陵; 파릉호감이니 오대승(五代僧). 운문문언의 법사며 악주 파릉(호남 악양) 신개사(新開寺)에 거주한지라 고로 호칭이 파릉호감(巴陵顥鑑)ㆍ파릉감(巴陵鑒)이며 변설을 잘했으므로 감다구(鑑多口)의 호칭이 있음 [전등록22. 연등회요26].
●提婆宗; 곧 삼론종(三論宗)이니 또 명칭이 용수종(龍樹宗)임. 이는 용수가 지은 바 중론(中論)과 십이문론(十二門論) 및 그의 제자 가나제바가 지은 바 백론(百論)에 의해 건립한 바의 종파임.
這箇公案 人多錯會道 此是外道宗 有什麽交涉 第十五祖*提婆尊者 亦是外道中一數 因見第十四祖*龍樹尊者 以針投*鉢 龍樹深器之 傳佛心宗 繼爲第十五祖 *楞伽經云 *佛語心爲宗 無門爲*法門 馬祖云 凡有言句 是提婆宗 只以此箇爲主 諸人盡是衲僧門下客 還曾體究得提婆宗麽 若體究得 *西天*九十六種外道 被汝一時降伏 若體究不得 未免著返披袈裟去在 且道是作麽生 若道言句是 也沒交涉 若道言句不是 也沒交涉 且道馬大師意在什麽處 後來雲門道 馬大師好言語 只是無人問 有僧便問 如何是提婆宗 門云 九十六種 汝是最下一種 昔有僧辭*大隋 隋云 什麽處去 僧云 禮拜普賢去 大隋竪起拂子云 文殊普賢盡在這裏 僧畫一圓相 以手托呈師 又拋向背後 隋云 侍者將*一貼茶來 與這僧去 雲門*別云 西天斬頭截臂 這裏自領出去 又云 赤旛在我手裏 西天論議勝者手執赤旛 *負墮者返披袈裟 從偏門出入 西天欲論議 須得奉王勅 於大寺中 聲鐘擊鼓 然後論議 於是外道於僧寺中 封禁鐘鼓 爲之*沙汰 時迦那提婆尊者 知佛法有難 遂運神通 登樓撞鐘 欲擯外道 外道遂問 樓上聲鍾者誰 提婆云 天 外道云 天是誰 婆云 我 外道云 我是誰 婆云 我是爾 外道云 爾是誰 婆云 爾是狗 外道云 狗是誰 婆云 狗是爾 如是七返 外道自知負墮 伏義遂自開門 提婆於是從樓上持赤旛下來 外道云 汝何不後 婆云 汝何不前 外道云 汝是賤人 婆云 汝是良人 如是展轉酬問 提婆折以無礙之辯 由是歸伏 時提婆尊者 手持赤旛 *義墮者旛下立 外道皆斬首謝過 時提婆止之 但化令削髮入道 於是提婆宗大興 雪竇後用此事而頌之 巴陵衆中謂之鑒多口 常縫坐具行脚 深得他雲門*脚跟下大事 所以奇特 後出世法嗣雲門 先住岳州巴陵 更不作*法嗣書 只將*三轉語上雲門 如何是道 明眼人落井 如何是*吹毛劍 珊瑚枝枝撐著月 如何是提婆宗 銀椀裏盛雪 雲門云 他日老僧忌辰 只擧此三轉語 報恩足矣 自後果不作*忌辰齋 依雲門之囑 只擧此三轉語 然諸方答此話 多就事上答 唯有巴陵恁麽道 極是孤峻 不妨難會 亦不露些子鋒鋩 八面受敵 著著有出身之路 有陷虎之機 脫人情見 若論*一色邊事 到這裏須是自家透脫了 却須是*遇人始得 所以道 *道吾舞笏同人會 *石鞏彎弓作者諳 此理若無師印授 擬將何法語*玄談 雪竇隨後*拈提爲人 所以頌出
●提婆; 迦那提婆 禪宗第十五祖 南天竺國人 姓毘舍羅 博識淵覽 才辯絶倫 嘗挖鑿大自在天金像之眼 後復自挖取隻眼回施大自在天 故遂無一眼 時人號曰迦那提婆 後得法於龍樹 [提婆菩薩傳 佛祖歷代通載五 付法藏傳六 出三藏記集十二]
●龍樹; 禪宗第十四祖 梵語那伽閼剌樹那 華言龍猛(舊曰龍樹) 南印度婆羅門種姓出身 自幼穎悟 學四吠陀 天文地理圖緯祕藏 及諸道術等 無不通曉 曾與契友三人修得隱身之術 遂隱身至王宮侵凌女眷 其事敗露 三友人爲王所斬 僅師一人身免 師感悟愛欲乃衆苦之本 卽入山詣佛塔 竝出家受戒 廣習三藏 然未能厭足 復至雪山 遇一老比丘授以大乘經典 惟以雖知實義 末能通利 又以曾摧破外道論師之義 故生起邪慢之心 而自立新戒 著新衣 靜處於一水晶房中 其時有大龍菩薩 見而愍之 遂引入龍宮 授以無量之大乘經典 師遂體得敎理 其時南天竺王信奉婆羅門敎 攻擊佛法 師遂前往敎化 使放棄婆羅門敎 此後大力弘法 又廣造大乘經典之注釋書 晩年住於南印度之黑峰山 [入楞伽經九 大乘玄論五 華嚴經傳記五 付法藏傳五 傳法正宗記三 佛祖統紀五] ▲龍樹菩薩傳 南天竺諸國爲其立廟敬奉如佛 其母樹下生之 因字阿周陀那 阿周陀那樹名也 以龍成其道 故以龍配字 號曰龍樹也
●鉢; 梵云鉢多羅 此云應器 應量器 略云鉢也 又呼鉢盂 卽華梵兼名也
●楞伽經; 四卷 全稱楞伽阿跋多羅寶經 收於大正藏第十六冊 楞伽 山名 此云不可往 阿云無 跋多羅云上 寶 貴重義 經 貫攝義 是名不可往無上寶經 爲法相宗所依六經之一 本經宣說世界萬有皆由心所造 吾人認識作用之對象不在外界而在內心 是結合如來藏思想與唯識阿賴耶識思想 爲代表印度後期大乘佛敎思想之經典 本經的漢譯本有三種 一劉宋求那跋陀羅譯本 又稱四卷楞伽經 宋譯楞伽經 二北魏菩提流支譯 入楞伽經 又稱十卷楞伽經 魏譯楞伽經 三唐實叉難陀譯 大乘入楞伽經 又稱七卷楞伽經 唐譯楞伽經 四卷楞伽經爲菩提達摩所付囑慧可之書 特別爲禪宗所重
●佛語心爲宗; 楞伽阿跋多羅寶經之品題一切佛語心品 禪錄多謂楞伽經云佛語心爲宗無門爲法門
●法門; 門者差別之義 所說之法義有種種差別 故云法門 ▲起信論疏上 軌生眞解 故名爲法 通入涅槃 故名爲門
●西天; 天竺在支那之西方 故曰西天
●九十六種外道; 九十六種 佛世前後出現於印度而異於佛敎之流派 又作九十六術 有關外道之數 雖有多種異說 然以九十六種 九十五種外道二說爲最多 九十六及九十五此二數之算定 依諸經論有數說 一六師外道 卽富蘭那迦葉 末伽梨拘賖梨子 刪闍夜毘羅胝子 阿耆多翅舍欽婆羅 迦羅鳩馱迦旃延 尼犍陀若提子 六師各有十五弟子 總計爲九十六人 亦卽外道之六師各有十六種之所學法 一法自學 餘之十五種各敎十五弟子 師徒合論爲九十六種 二五大外道 卽數論 勝論 離繫 獸出 遍出 各有十八部之末派 本末總計爲九十五種 [薩婆多論五 華嚴經疏二十八 義林章纂註 百論疏]
●大隋; 大隋法眞 嗣長慶大安(百丈懷海法嗣) 見下第二九則
●一貼; 貼 量詞 藥一劑爲一貼
●別云; 別大隋云 別云 對于上文拈擧之公案語句 禪家認爲不合己意 另外再擬機語代替之 示以別云 是禪家說法的一種形式 也是禪家語錄的一種類型
●負墮; 不勝之義
●沙汰; 原意爲淘汰 謂淘汰米內所摻雜之沙 轉指揀別善惡而排除之 佛敎文獻中 此詞常指中國朝廷對于佛敎僧尼的限制和打擊 與禪宗關系較大的一次沙汰(又稱滅佛)發生 在唐武宗會昌(八四一-八四六)年間
●義墮; 與話墮同義 義與議通 議論也 對人議論而自分墮負也 卽失言 失策 又泛指禪家機用不合禪法
●脚跟下大事; 禪宗本分大事 卽當下悟入 明心見性的大事
●法嗣書; 嗣法弟子作成之嗣法書 上嗣法師的書信
●三轉語; 機轉之語三番 轉者宛轉投合之義 又量詞 相當于回 次
●吹毛劍; 指利劍 禪家多用以比喩銳利的機鋒 碧巖錄第百則曰 劍刃上吹毛試之 其毛自斷 乃利劍 謂之吹毛也
●忌辰齋; 忌日之齋 人之死日 追懷其人 而忌逸樂之事 故云忌日
●一色邊; 一色乃純一絶對之意 形容無差別平等世界 與純一淸淨境界
●遇人; 遇明眼人之證明
●道吾舞笏; 道吾 唐代僧 參關南道常得法 復遊德山之門 法味彌著 出住襄州關南 [五燈會元四 傳燈錄十一] ▲禪苑蒙求上 道吾舞笏 (會元四)和補曰 衮州關南道吾和尙 僧問 如何是祖師西來意 師以簡(笏也)揖曰喏
●石鞏彎弓; 石鞏 石鞏慧藏 慧藏 唐代僧 撫州(今屬江西)人 本以弋獵爲務 惡見沙門 大曆(766-779)年間 馬祖道一居龔公山 慧藏逐鹿從其庵前過 馬祖接以禪機 當下頓悟 折毁弓矢 自截其髮 依馬祖出家 終獲心印 後入石鞏山 結茅而居 世稱石鞏和尙 凡有參叩者 卽以弓矢擬之 罕有應機者 [傳燈錄六 聯燈會要五] ▲禪門拈頌集第二七八則 石鞏凡上堂 拽開弓 喝云 看箭 如是三十年 一日三平聞 直造座下 便撥開胷 師便置弓 平云 這个猶是殺人箭 如何是活人箭 師彈弓絃三下 平便禮拜 師云 三十年一張弓兩下箭 今日射得半个聖人
●玄談; 玄妙之談說
●拈提; 擧說 議論公案機語
이(這箇) 공안을 사람들이 많이들 착회(錯會)하여 말하되 이것은 이 외도종(外道宗)이라 하나니 무슨 교섭이 있으리오. 제15조 제바존자(*提婆尊者)도 역시(亦是) 외도 중의 1수(數)였으나 제14조 용수존자(*龍樹尊者)를 뵘으로 인해 침을 바리때(*鉢)에 던지매 용수가 깊이 그를 법기로 여겨 부처의 심종(心宗)을 전하여서 계승하여 제15조가 되었다. 릉가경(*楞伽經)에 이르되 불어는 마음으로 종을 삼고(*佛語心爲宗) 무문(無門)으로 법문(*法門)을 삼는다 하며 마조가 이르되 무릇 언구가 있는 것은 이 제바종이다 하여 다만 차개(此箇)로써 주체(主)를 삼나니 제인은 모두 이 납승문하객(衲僧門下客)이면서 도리어 일찍이 제바종을 체구(體究)하여 얻었는가. 만약 체구하여 얻었다면 서천(*西天)의 구십육종외도(*九十六種外道)가 너희에게 일시에 항복함을 입으려니와 만약 체구하여 얻지 못했다면 가사를 뒤집어 입고 나감을 면하지(著은 조사) 못하리니(在는 조사) 그래 말하라 이 어떻다(作麽生) 하는가. 만약 말하되 언구가 옳다고 말하더라도 또한 교섭이 없고 만약 언구가 옳지 않다고 말하더라도 또한 교섭이 없다. 그래 말하라 마대사의 뜻이 어느 곳에 있느냐. 후래에 운문이 말하되 마대사가 훌륭한(好) 언어지만 다만 이 묻는 사람이 없다. 어떤 중이 곧 묻되 무엇이 이 제바종입니까. 운문이 이르되 96종(種)에 너는 이 최하의 1종이다. 옛적에 어떤 중이 대수(*大隋)에게 고별(辭)하자 대수가 이르되 어느 곳으로 가느냐. 중이 이르되 보현에게 예배하러 갑니다. 대수가 불자(拂子)를 세워 일으키고 이르되 문수와 보현이 모두 이 속에 있다. 중이 1원상(圓相)을 그리고 손으로 스님에게 밀어 주었다가(托呈) 또 등 뒤를 향해 던졌다. 대수가 이르되 시자야 일첩(*一貼)의 차를 가지고 와서 이 중에게 주어 떠나게 하라. 운문이 별운(*別云)하되 서천에선 참두절비(斬頭截臂)하지만 이 속에선 스스로 영해(領解)하고 나간다 하고는 또 이르되 적번(赤旛)이 나의 손 안에 있다 하였다. 서천에선 논의하여 이긴 자는 적번을 손에 잡으며 부타(*負墮; 지다)한 자는 가사를 뒤집어 입고 편문(偏門)으로 좇아 출입한다. 서천에선 논의하고자 하면 반드시 왕칙(王勅)을 받들어 대사(大寺) 가운데에서 종을 울리고 북을 친 연후에 논의함을 얻는다. 이에 외도가 승사(僧寺) 중에서 종고(鐘鼓)를 봉금(封禁; 봉하여 금지)했으니 이렇게 되면(爲之) 사태(*沙汰)라 때에 가나제바 존자가 불법에 난(難)이 있음을 알고 드디어 신통을 운행하여 종루(樓)에 올라 종을 쳐 외도를 물리치고자 하였다. 외도가 드디어 묻되 누상(樓上)에서 종을 울리는(聲) 자는 누구인가. 제바가 이르되 천(天)이다. 외도가 이르되 천은 이 누구인가. 제바가 이르되 아(我)다. 외도가 이르되 아는 이 누구인가. 제바가 이르되 아는 이 너(爾)다. 외도가 이르되 너(爾)는 이 누구인가. 제바가 이르되 너(爾)는 이 개다. 외도가 이르되 개는 이 누구인가. 제바가 이르되 개는 이 너(爾)다. 이와 같이 일곱 번 반복(返)함에서 외도가 스스로 부타(負墮)한 줄 알고 복의(伏義; 제바가 시설한 大義에 굴복함)하고 드디어 스스로 문을 열자 제바가 이에 누상(樓上)으로 좇아 적번을 가지고 내려왔다. 외도가 이르되 너는 왜 뒤서지(後) 않느냐. 제바가 이르되 너는 왜 앞서지(前) 않느냐. 외도가 이르되 너는 이 천인(賤人)이다. 제바가 이르되 너는 이 양인(良人)이다. 이와 같이 전전(展轉)히 답하고(酬) 묻다가 제바가 무애지변(無礙之辯)으로 꺾은지라 이로 말미암아 귀복(歸伏; 귀의 복종)하였따. 때에 제바존자가 적번을 손에 잡았고 의타(*義墮)한 자는 번하(旛下)에 섰으니 외도가 다 목을 베어 사과하려고 하자 때에 제바가 그것을 그치게(止) 하고 단지 화도(化度; 化)하여 삭발하여 입도(入道)케 하니 이에 제바종이 대흥하였다. 설두가 후에 이 일을 써서 그것을 송하였다. 파릉(巴陵)을 대중 중에서 감다구(鑒多口)라고 이르나니 늘 좌구(坐具)를 봉(縫)하고 행각하다가 깊이 저 운문의 각근하대사(*脚跟下大事)를 얻은지라 소이로 기특하다. 후에 출세하여 법을 운문에게 이었으며(嗣) 먼저 악주(岳州)의 파릉(巴陵)에 주(住)하면서 다시는 법사서(*法嗣書)를 작성하지 않고 다만 삼전어(*三轉語)를 가져 운문에게 올렸으니 무엇이 이 도인가, 명안인(明眼人)이 우물에 떨어진다. 무엇이 이 취모검(*吹毛劍)인가, 산호의 가지마다 달을 탱착(撐著; 著은 조사)했다. 무엇이 이 제바종인가, 은사발 속에 눈이 가득하다. 운문이 이르되 다른 날 노승의 기신(忌辰)에 다만 이 삼전어를 든다면 보은(報恩)이 족하다. 자후(自後; 이로부터 뒤)로 과연 기신재(*忌辰齋)를 짓지 않고 운문의 부촉(付囑)에 의해 다만 이 삼전어를 들었다. 그러나 제방에서 차화(此話)에 답하면서 다분히 사상(事上)으로 나아가 답하거니와 오직 파릉이 있어서 이러히 말함은 극히 이 고준(孤峻)하여 난회(難會; 난해)함에 방애되지 않으며 또한 사자(些子; 極少)의 봉망(鋒鋩; 칼날)을 드러내지 않고도 팔면에서 수적(受敵; 상대의 공격을 받음)하매 착착(著著) 출신지로(出身之路)가 있고 함호지기(陷虎之機)가 있어서 사람들의 정견(情見)을 벗어났거니와 만약 일색변(*一色邊)의 일을 논하자면 이 속에 이르러선 모름지기 이 자가(自家)가 투탈(透脫)하고선 도리어 모름지기 이 우인(*遇人)을 써야(須) 비로소 옳다. 소이로 말하되 도오의 무홀(*道吾舞笏)은 동인(同人)이라야 이회(理會)하고/ 석공의 만궁(*石鞏彎弓)은 작자라야 아나니(諳)/ 차리(此理)를 만약 스승이 인가(印可)하여 줌이 없다면/ 어떤 법을 가지고 현담(*玄談)을 말하려고 하는가. 설두가 뒤(파릉의 뒤)따라 염제(*拈提)하여 사람을 위하는지라 소이로 송해 내었다.
●提婆; 가나제바(迦那提婆; 梵 Kāṇa-deva. 선종 제15조. 남천축국 사람이며 성은 비사라(毘舍羅)임. 박식하고 깊이 열람했으며 재변(才辯)이 절륜(絶倫)했음. 일찍이 대자재천(大自在天)의 금상(金像)의 눈을 굴착했는데 후에 다시 스스로 한 짝 눈을 굴착해 대자천에게 회시(回施)한지라 고로 드디어 한 눈이 없었으며 시인(時人)이 호해 가로되 가나제바라 했음. 후에 용수에게서 법을 얻었음 [제바보살전. 불조역대통재5. 부법장전6. 출삼장기집12].
●龍樹; 선종 제14조. 범어 나가알랄수나(那伽閼剌樹那. 梵 Nāgārjun a)는 화언(華言)으로 용맹(龍猛; 구역에 가로되 龍樹)임. 남인도 바라문종성(婆羅門種姓) 출신. 어릴 적부터 영오(穎悟)해 사폐타(四吠陀)ㆍ천문지리ㆍ도위비장(圖緯祕藏) 및 여러 도술(道術) 등을 배워 통효(通曉)하지 않은 게 없었음. 일찍이 계우(契友; 의기투합하는 친구) 세 사람과 은신(隱身)의 비술(祕術)을 수득(修得)해 드디어 은신하여 왕궁에 이르러 여권(女眷; 궁녀를 가리킴)을 침릉(侵凌)했는데 그 일이 실패해 노출된지라 세 벗은 왕에게 베이는 바가 되었고 겨우 스님 한 사람의 몸만 면(免)했음. 스님이 애욕은 곧 뭇 고(苦)의 근본임을 감오(感悟)하고 곧 입산하여 불탑(佛塔)으로 나아갔으며 아울러 출가하여 수계(受戒)했으며 삼장(三藏)을 널리 학습했음. 그러나 능히 염족(厭足; 滿足)하지 못했고 다시 설산에 이르러 한 늙은 비구(比丘)를 만났는데 대승경전(大乘經典)을 주었음. 사유(思惟)하여 비록 실의(實義)를 알았으나 능히 통리(通利)하지 못했음. 또 일찍이 외도논사(外道論師)의 뜻을 최파(摧破)한지라 고로 사만(邪慢)의 마음을 일으켜 스스로 새로운 계(戒)를 세우고 새로운 옷을 입고 한 수정방(水晶房) 속에 고요히 거처했음. 그때 대룡보살(大龍菩薩)이 있어 이를 보고 그를 불쌍히 여겨 드디어 인도(引導)해 용궁(龍宮)에 들어가 무량한 대승경전을 주었고 스님이 드디어 교리를 체득(體得)했음. 그때 남천축왕(南天竺王)이 바라문교를 신봉(信奉)하여 불법을 공격하는지라 스님이 드디어 앞으로 가서 교화해 바라문교를 방기(放棄)케 했음. 차후에 대력(大力)으로 홍법(弘法)했고 또 대승경전의 주석서를 광조(廣造)했음. 만년에 남인도의 흑봉산(黑峰山)에 거주했음 [입릉가경9. 대승현론5. 화엄경전기5. 부법장전5. 전법정종기3. 불조통기5]. ▲용수보살전(龍樹菩薩傳). 남천축의 여러 나라에서 그를 위해 묘(廟)를 세웠는데 부처와 같이 경봉(敬奉)했다. 그의 어머니가 나무 아래에서 그를 낳은지라 인하여 아주타나(阿周陀那; 梵 arjuna)로 자(字)했다. 아주타나는 나무 이름이다. 용(龍)으로써 그 도를 이룬지라 고로 용으로써 배자(配字)하여 호칭해 가로되 용수(龍樹)라 했다.
●鉢; 범어로 이르되 발다라(鉢多羅; 梵 patra)는 여기에선 이르되 응기(應器)ㆍ응량기(應量器)며 줄여 이르되 발(鉢)임. 또 호칭이 발우(鉢盂)니 곧 화범(華梵)의 겸명(兼名)임.
●楞伽經; 4권. 전칭이 릉가아발다라보경(楞伽阿跋多羅寶經)이며 대정장(大正藏) 제16책에 수록되었음. 릉가는 산 이름이니 여기에선 이르되 불가왕(不可往; 가히 가지 못한다)임. 아(阿)는 이르되 무(無)며 발다라(跋多羅)는 이르되 상(上)이며 보(寶)는 귀중(貴重)의 뜻이며 경(經)은 관섭(貫攝)의 뜻이니 이 이름이 불가왕무상보경(不可往無上寶經)임. 법상종(法相宗)에서 의지(依持)하는 바의 6경(經)의 하나. 본경(本經)은 세계만유(世界萬有)가 다 마음으로부터 지어진 바며 우리 사람의 인식작용(認識作用)의 대상(對象)이 외계(外界)에 있지 않으며 내심(內心)에 있다고 선설(宣說)함. 이것은 여래장사상(如來藏思想)과 유식(唯識)의 아뢰야식사상(阿賴耶識思想)이 결합된 인도 후기의 대승불교사상을 대표하는 경전임. 본경(本經)의 한역본(漢譯本)에 3종(種)이 있음. 1. 유송(劉宋)의 구나발다라역본(求那跋陀羅譯本)의 릉가아발다라보경(楞伽阿跋多羅寶經)이니 또 명칭이 사권릉가경(四卷楞伽經)ㆍ송역릉가경(宋譯楞伽經). 2. 북위(北魏)의 보리류지(菩提流支)가 번역한 입릉가경(入楞伽經)이니 또 명칭이 십권릉가경(十卷楞伽經)ㆍ위역릉가경(魏譯楞伽經). 3. 당(唐)의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대승입릉가경(大乘入楞伽經)이니 또 명칭이 칠권릉가경(七卷楞伽經)ㆍ당역릉가경(唐譯楞伽經). 사권릉가경은 보리달마가 혜가(慧可)에게 부촉(付囑)한 바의 책이라서 특별히 선종에서 소중히 여김.
●佛語心爲宗; 릉가아발다라보경의 품제(品題)가 일체불어심품(一切佛語心品)임. 선록에서 다분히 이르기를 릉가경에 이르되 불어는 마음으로 종을 삼고 무문이 법문이 된다(佛語心爲宗 無門爲法門).
●法門; 문이란 것은 차별의 뜻이니 설하는 바 법의(法義)에 갖가지 차별이 있는지라 고로 이르되 법문임. ▲기신론소상. 궤칙(軌則; 규범으로 삼고 배움. 본받다)하여 진해(眞解)를 내는지라 고로 이름해 법이며 통하여 열반에 드는지라 고로 이름해 문이다.
●西天; 천축이 지나(支那)의 서방에 있는지라 고로 가로되 서천임.
●九十六種外道; 96종은 불세(佛世; 부처 스스로가 교화하는 시대) 전후로 인도에 출현하였으며 불교와 다른 유파(流派)임. 또 96술(術)로 지음. 외도와 유관한 수에 비록 여러 가지의 이설이 있지만 그러나 96종과 95종의 2설로써 가장 많음을 삼음. 96 및 95 이 2수의 산정은 여러 경론에 의거하자면 몇 가지 설이 있음. 1. 육사외도(六師外道) 즉 부란나가섭ㆍ말가리구사리자ㆍ산사야비라지자ㆍ아기다시사흠바라ㆍ가라구타가전연ㆍ니건타야제자의 6사에 각기 15제자가 있어 총계가 96인이 됨. 또한 곧 외도의 6사에 각기 16종의 배우는 바 법이 있으며 1법은 스스로 배우고 나머지 15종은 각기 15제자를 가르치므로 사도(師徒)의 합론이 96종이 됨. 2. 오대외교(五大外道) 즉 수론(數論)ㆍ승론(勝論)ㆍ이계(離繫)ㆍ수출(獸出)ㆍ편출(遍出)에 각기 18부의 말파가 있으며 본말의 총계가 95종이 됨 [살바다론5. 화엄경소28. 의림장찬주. 백론소].
●大隋; 대수법진(大隋法眞)이니 장경대안(長慶大安; 百丈懷海의 法嗣)을 이었음. 아래 제29칙을 보라.
●一貼; 첩(貼)은 양사(量詞)니 약 1제(劑; 약 봉지를 세는 단위)를 1첩(貼)이라 함.
●別云; 대수(大隋)와 별(別)하여 이르다(云). 별운(別云)은 윗글의 염거(拈擧)의 공안 어구에 대해 선가가 인식하기를 자기의 뜻에 맞지 않으면 영외(另外; 이것을 제한 밖)에 다시 기어(機語)를 헤아려 이에 대체하여 별운(別云)을 보임이니 이것은 선가의 설법의 일종 형식임. 또 이는 선가 어록의 일종 유형(類型)임.
●負墮; 불승(不勝)의 뜻.
●沙汰; 원래의 뜻은 도태(淘汰)가 됨. 이르자면 쌀 안에 참잡(摻雜; 혼잡)한 바의 모래를 도태함임. 전(轉)하여 선악을 간별(揀別)하여 그것을 배제함을 가리킴. 불교의 문헌 중에 이 사(詞)는 늘 중국 조정에서 불교 승니에 대한 한제(限制)와 타격을 가리킴. 선종과 관계된 비교적 큰 1차 사태(또 명칭이 滅佛)의 발생은 당 무종 회창(會昌; 841-846)년 간임.
●義墮; 화타(話墮)와 같은 뜻. 의(義)는 의(議)와 통하며 의논임. 타인을 상대로 의논하다가 자분(自分)이 타부(墮負)함이니 곧 실언ㆍ실책. 또 널리 선가의 기용(機用)이 선법에 맞지 않음을 가리킴.
●脚跟下大事; 선종의 본분대사(本分大事). 곧 당하(當下)에 깨쳐 들어가 명심견성(明心見性)하는 대사.
●法嗣書; 법을 이은 제자가 작성한 사법서(嗣法書)니 사법사(嗣法師)에게 올리는 서신임.
●三轉語; 기전(機轉)의 말이 세 번이니 전(轉)이란 것은 완전(宛轉; 순탄하고 원활)하며 투합(投合)함의 뜻. 또 양사(量詞)니 회(回)ㆍ차(次)에 상당함.
●吹毛劍; 예리(銳利)한 검을 가리킴. 선가(禪家)에서 많이 예리한 기봉(機鋒)에 비유함에 씀. 벽암록 제100칙에 가로되 칼날 위에 털을 불어 그것을 시험해 그 털이 저절로 끊어져야 곧 예리한 검이니 이를 일러 취모(吹毛)라 한다.
●忌辰齋; 기일(忌日)의 재(齋). 사람이 죽은 날임. 그 사람을 추회(追懷; 지난 일이나 사람을 생각하여 그리워함)하여 편안히 즐기는 일을 기피하므로 고로 이르되 기일(忌日)임.
●一色邊; 1색은 곧 순일절대(純一絶對)의 뜻이니 차별이 없는 평등의 세계와 순일한 청정의 경계를 형용함.
●遇人; 명안인(明眼人)의 증명을 만남.
●道吾舞笏; 도오는 당대승이며 관남도상(關南道常)을 참해 득법했고 다시 덕산의 문에 노닐었고 법미(法味)가 두루 드러났음. 출세해 양주 관남에 거주했음 [오등회원4. 전등록11]. ▲선원몽구상. 도오무홀(道吾舞笏) (회원4) 화보(和補)에 가로되 곤주 관남 도오화상. 중이 묻되 무엇이 조사서래의입니까. 스님이 간(簡; 笏임)으로 읍(揖)하고 가로되 낙(喏; 인사하는 소리 야, 응낙하는 소리 낙).
●石鞏彎弓; 석공은 석공혜장. 혜장(慧藏) 당대승. 무주(撫州; 지금 강서에 속함) 사람이며 본래 익렵(弋獵; 사냥)으로써 업무(業務)를 삼았으며 사문(沙門)을 보기를 싫어했음. 대력(大曆; 766-779)년 간 마조도일(馬祖道一)이 공공산(龔公山)에 거주했는데 혜장이 사슴을 쫓으면서 그 암자 앞을 좇아 지나가자 마조가 선기(禪機)로써 접인(接引)하매 당하(當下)에 돈오(頓悟)했음. 궁시(弓矢)를 절훼(折毁)하고 스스로 그 머리카락을 잘랐으며 마조에게 의지(依止)해 출가하고 마침내 심인(心印)을 얻었음. 후에 석공산(石鞏山)에 들어가 띳집을 엮어 거주했는데 세칭이 석공화상(石鞏和尙). 무릇 참고(參叩)하는 자가 있으면 곧 궁시(弓矢)로써 그에게 향했는데 응기(應機)하는 자가 드물게 있었음. [전등록6. 연등회요5]. ▲선문염송집 제278칙. 석공이 무릇 상당하면 활을 당겨 열고는 할(喝)하고 이르되 화살을 보아라. 이와 같음이 30년이었다. 어느 날 삼평(三平)이 듣고서 바로 좌하(座下)로 나아가 바로 가슴을 헤쳐 열었다. 스님이 곧 활을 놓았다. 삼평이 이르되 이것은 오히려 이 살인전(殺人箭)입니다. 무엇이 이 활인전입니까. 스님이 활줄을 세 번 퉁겼다. 삼평이 곧 예배했다. 스님이 이르되 30년 동안 1장(張; 量詞)의 활에 양하(兩下; 下는 量詞)의 화살이었는데 금일 반개(半个)의 성인을 쏘아 얻었다.
●玄談; 현묘한 담설.
●拈提; 거설(擧說)이니 공안의 기어(機語)를 의논함.
'벽암록주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벽암록 제14칙 본칙 평창 (0) | 2021.08.25 |
---|---|
벽암록 제13칙 송 평창 (0) | 2021.08.25 |
벽암록 제12칙 송평창 (0) | 2021.08.25 |
벽암록 제12칙 송 (0) | 2021.08.25 |
벽암록 제12칙 수시 본칙 평창 (0) | 2021.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