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2】 張商英 字天覺 號無盡居士 童兒日記萬言 年十九應擧入京 道經向氏 先一夕向夢神告 明日接相公英至 向異之 遂妻以女 一日遊僧舍 見藏經裝演嚴麗 怫然曰 我孔聖之書 乃不及胡人 歸坐書室 吟哦至三鼓 向氏曰 夜深何不睡去 英遂以前意對曰 正此著無佛論 向氏應聲曰 旣是無佛何論之有 須著有佛論始得 英疑其言 乃止 後訪一同列 見佛龕前維摩經 信手探閱 到此病非地大 亦不離地大處 輒嘆曰 胡人之言亦能爾耶 遂借歸閱次 向氏問 讀何書 曰 維摩經 曰 可熟讀此經 然後著無佛論也 英悚然異其言 於是深信佛乘 留心祖道 〖居士分燈錄下 張商英〗
장상영(張商英; 兜率從悅의 法嗣. 黃龍慧南下二世)의 자(字)는 천각(天覺)이며 호(號)가 무진거사(無盡居士)다. 어린아이였을 적에 하루 만언(萬言)을 기억했다. 열아홉에 과거에 응시(應試)하려고 입경(入京)하는데 길이 향씨(向氏)를 경유(經由)했다. 하루 앞의 저녁에 향씨가 꿈을 꾸었는데 신(神)이 고(告)하되 명일(明日) 상공(相公)을 접견(接見)할 것이다. 영(英)이 이르자 그것을 이상(異常)하게 여겨 드디어 딸로써 처를 삼게 했다. 어느 날 승사(僧舍)에 놀러갔는데 장경(藏經)의 장연(裝演; 裝은 꾸밀 장. 貯藏할 장)하고 엄려(嚴麗)함을 보고는 발끈하며 가로되 우리 공성(孔聖; 孔子)의 서적이 이에 호인(胡人; 釋迦)에 미치지 못하랴. 돌아와 서실(書室)에 앉아 읊조리다 삼고(三鼓; 三更)에 이르렀다. 향씨(向氏)가 가로되 밤이 깊었는데 왜 자러 가지 않습니까. 영(英)이 드디어 앞의 뜻을 써서 대답해 가로되 바로 이에 무불론(無佛論)을 지을까 합니다. 향씨가 소리에 응해 가로되 이미 이 무불(無佛)이라면 무슨 논이 있으리오. 모름지기 유불론(有佛論)을 지어야 비로소 옳을 것입니다. 영이 그 말을 의심하여 곧 그만두었다. 후에 한 동열(同列; 같은 반열)을 방문했다. 불감(佛龕) 앞의 유마경을 보고 손닿는 대로 탐열(探閱)했다. 병(病)이 지대(地大)가 아니며 또한 지대를 여의지 않는다는 곳에 이르러 문득 탄식하며 가로되 호인(胡人)의 말씀이 또한 능히 이러한가. 드디어 빌려와 열독하던 차에 향씨가 묻되 무슨 서적을 읽으십니까. 가로되 유마경입니다. 가로되 가히 이 경을 숙독한 연후에 무불론을 지으셔야 할 것입니다. 상영이 송연(悚然)했고 그 말을 이상하게 여겼다. 이에 불승(佛乘)을 깊이 믿었고 조도(祖道)에 유심(留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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