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주해

벽암록 제30칙 본칙 평창

태화당 2021. 8. 26. 07:25

○】擧 僧問趙州 *承聞和尙親見南泉 是否千聞不如一見 拶 眉分八字 州云 *鎭州出大*蘿蔔頭撐天拄地 斬釘截鐵 箭過新羅 腦後見腮 莫與往來

 

承聞; 禪門拈頌集第四九則 拈頌說話云 承聞者 在下尊上之稱也 又承他而聞也

鎭州; 今河北省正定

蘿蔔頭; 蘿蔔 頭 後綴

 

○】 ()하다. 중이 조주에게 묻되 승문(*承聞)하건대 화상이 남천(南泉)을 친견하셨다 하니 그렇습니까. 천 번 들음이 한 번 봄만 같지 못하다. 눈썹이 팔자(八字)로 갈라진다(相見이 분명함). 조주가 이르되 진주(*鎭州)에 큰 나복두(*蘿蔔頭; )가 나온다. 하늘도 떠받치고 땅도 지탱한다. 못도 끊고 쇠도 자른다. 화살이 신라를 지나갔다. 뇌후(腦後)에서 뺨이 보이거든 더불어 왕래하지 말아라.

 

承聞; 선문염송집 제409. 염송설화에 이르되 승문(承聞)이란 것은 아래에 있으면서 위를 존경하는 명칭이다. 또 그를 공경()하며 들음이다.

鎭州; 지금의 하북성 정정(正定).

蘿蔔頭; 나복(蘿蔔; )이니 두()는 후철(後綴).

 

這僧也是箇久參底 問中不妨有眼 爭奈趙州是作家 便答他道 鎭州出大蘿蔔頭 可謂無味之談 塞斷人口 這老漢大似箇*白拈賊相似 爾纔開口 便換却爾眼睛 若是特達英靈底漢 直下向擊石火裏閃電光中 纔聞擧著 *剔起便行 苟或*佇思停機 不免喪身失命 江西*澄散聖判謂之東問西答 喚作不答話 不上他圈繢 若恁麽會爭得 遠錄公云 此是*傍瞥語 收在*九帶中 若恁麽會 夢也未夢見在 更帶累趙州去 有者道鎭州從來出大蘿蔔頭 天下人皆知 趙州從來參見南泉 天下人皆知 這僧却更問道 承聞和尙親見南泉是否 所以州向他道 鎭州出大蘿蔔頭 且得沒交涉 都不恁麽會 畢竟作麽生會 他家自有通霄路 不見僧問*九峰 承聞和尙親見*延壽來 是否 峰云 山前麥熟也未 正對得趙州答此僧話 渾似兩箇無孔鐵鎚 趙州老漢 是箇無事底人 爾輕輕問著 便換却爾眼睛 若是知有底人 細嚼來嚥 若是不知有底人 一似*渾崙呑箇棗

 

白拈賊; 略稱白拈 白 空無之義 拈 以指取物 卽手不持刃等之物 而以指尖盜拈 更不留盜之形跡 稱爲白拈賊 指賊手之最巧者 一說 白爲白晝之意 卽在大白天 衆目睽之下 機巧迅捷 盜取物品 亦指賊手之巧 於禪林中 轉指宗師家接引學人時之機巧迅捷

剔起便行; 眉毛剔起便行的簡省語 比喩領會禪義 應接禪機十分迅捷 剔 挑 撥動

佇思停機; 意謂陷於分別思量而難以迅速當機立斷

澄散聖; 五代雲門宗僧泐潭靈澄散聖 嗣巴陵顥鑒 [五燈會元十五]

傍瞥語; 略稱傍瞥 師家接化學人時 不以正面提示之方法 而由側面用言語 略加透露旨要 故稱傍瞥語

九帶; 浮山九帶 宋代臨濟宗僧浮山法遠(991-1067) 提示學人之宗門語句 由學人編集之 名爲佛禪宗敎義九帶集 略稱浮山九帶 避煩說明省略

九峰; 九峰道詮 道詮(930-985) 宋代僧 安福(今屬江西)劉氏 童子時師事思師薙落 受具 聞延壽慧輪道望 參其座下嗣法 輪歿 還廬山 庵於牛首峰下 開寶五年(972) 住九峰 受賜號大沙門 太平興國九年(984) 南康牧張南金請居歸宗 [傳燈錄二十四 五燈會元八]

慧輪; 五代後唐僧 嗣保福從展 出居潭州(今湖南長沙)延壽寺 [傳燈錄二十二 五燈會元八]

渾崙呑箇棗; 比喩無何等之味 渾崙 又作渾侖 渾淪 混淪 鶻侖 渾圇 囫圇 原指天地未形成前 陰陽未分 暗黑不明 一團迷濛混濁之狀態 禪林中 轉指不分明 渾然一片 或物之不可分 又指無差別而平等之眞性

 

이 중이 또한 이 저() 구참지(久參底; 는 조사)이므로 문중(問中)에 눈이 있음에 방애되지 않지만 조주는 이 작가임을 어찌하리오. 곧 그에게 답해 말하되 진주(鎭州)에 큰 나복두(蘿蔔頭; )가 나온다 하니 가위(可謂) 무미지담(無味之談)이 사람의 입을 색단(塞斷)한다. 이 노한이 대사(大似; 매우 흡사) () 백념적(*白拈賊)과 상사(相似)하여 그가 겨우 입을 열자 곧 그의 눈동자를 바꾸어버렸다. 만약 이 특달(特達)의 영령(英靈)한 사내라면 직하(直下; 즉시) 돌을 치는 불 속과 번쩍하는 번갯빛 가운데를 향하여 겨우 거착(擧著)함을 들으면 척기편행(*剔起便行)하려니와 만약() 혹 저사정기(*佇思停機)하면 상신실명(喪身失命)을 면하지 못하리라. 강서의 징산성(*澄散聖)은 평판(評判)하되 이를 일러 동문서답이라 하며 답화(答話)하지 않아야 그(這僧)의 권궤(圈繢; 올가미)에 오르지 않는다고 불러 지었거니와 만약 이러히 이회한다면 어찌 옳으리오(). 원록공(遠錄公)이 이르되 이것은 이 방별어(*傍瞥語)라 하여 구대(*九帶) 가운데 수록되어 있거니와 만약 이러히 이회한다면 꿈에도 또한 꿈에도 보지 못하여 있으며 다시 조주에게 누를 끼쳐 가리라. 어떤 자는 말하되 진주엔 종래로 큰 나복두가 나옴을 천하인이 다 아는 것이며 조주가 종래로 남천을 참견(參見)했음은 천하인이 다 아는지라 이 중이 도리어 다시 물어 말하되 승문(*承聞)하건대 화상이 남천(南泉)을 친견하셨다 하니 그렇습니까 하므로 소이로 조주가 그를 향해 말하되 진주에 큰 나복두가 나온다 했다 하거니와 또한 교섭 없음을 얻었다. 도무지 이렇게 이회하지 않을진대 필경 어떻게 이회해야 하는가. 타가(他家; 조주)에 저절로 하늘로 통하는 길이 있다. 보지 못하는가 중이 구봉(*九峰)에게 묻되 승문(承聞)하건대 화상이 연수(延壽)를 친견하고 오셨다 하니 그렇습니까. 구봉이 이르되 산 앞의 보리가 익었느냐 또는 아니냐 했으니 바로 조주가 이 중에게 답한 화()와 상대함을 얻는지라 온통() 두 개의 무공철추(無孔鐵鎚)와 흡사하다. 조주 노한은 이 저() 무사(無事)한 사람이므로 너희가 경경(輕輕)히 문착(問著)하면 곧 너희의 눈동자를 바꾸어버린다. 만약 이 지유(知有)하는 사람일진대 자세히 씹어 와서 삼키려니와() 만약 이 지유하지 못하는 사람일진대 통째로 저 대추를 삼킴(*渾崙呑箇棗)과 일사(一似)하리라.

 

白拈賊; 약칭이 백념. ()은 비어서 없음의 뜻이며 념()은 손가락으로 물건을 취함임. 곧 손에 칼 등의 물건을 가지지 않고 손가락 끝으로 훔쳐 집어내면서 다시 훔침의 형적을 남기지 않음을 일컬어 백념적이라 함. 적수(賊手)의 가장 교묘한 자를 가리킴. 일설엔 백()은 백주의 뜻이 되며 곧 대백천(大白天; 백주 대낮)에 중인의 눈이 노려보는 아래에서 기교(機巧)가 신첩(迅捷; 빠름)하여 물품을 훔침이니 또한 적수(賊手)의 교묘함을 가리킴. 선림 중에선 전()하여 종사가가 학인을 접인할 때의 기교가 신첩함을 가리킴.

剔起便行; 미모척기편행(眉毛剔起便行)의 간생어(簡省語). 선의(禪義)를 영회(領會)하고 선기를 응접함이 십분 신첩(迅捷)함에 비유함. ()은 도(; 돋우다. 들다). 발동(撥動; 轉動).

佇思停機; 뜻으로 이르자면 분별과 사량에 빠져 신속한 당기(當機)로 바로 단절하기 어려움.

澄散聖; 오대 운문종승 늑담(泐潭) 영징산성(靈澄散聖)이니 파릉호감(巴陵顥鑒)을 이었음 [오등회원15]

傍瞥語; 약칭이 방별(傍瞥)이니 사가(師家)가 학인을 접화(接化)할 때 정면으로 제시하는 방법이 아니라 측면으로 말미암아 언어를 쓰면서 조금 투로(透露; 넌지시 드러내다)의 지요(旨要)를 가하므로 고로 명칭이 방별어임.

九帶; 부산구대(浮山九帶)니 송대 임제종승 부산법원(浮山法遠; 991- 1067)이 학인에게 제시한 종문의 어구. 학인이 이를 편집함으로 말미암았으며 이름하여 불선종교의구대집(佛禪宗敎義九帶集)이니 약칭이 부산구대임. 번거로움을 피해 설명은 생략함.

九峰; 구봉도전임. 도전(道詮) (930-985) 송대승. 안복(지금 강서에 속함) 유씨(劉氏). 동자 때 사사(思師)를 사사(師事)하여 치락(薙落)하고 수구(受具)했음. 연수혜륜(延壽慧輪)의 도망(道望)을 듣고 그 좌하에 참하여 법을 이었음. 혜륜이 죽자 여산으로 돌아가 우수봉 아래 암자를 세웠음. 개보(開寶) 5(972) 구봉에 거주했고 대사문이란 사호(賜號)를 받았음. 태평흥국 9(98 4) 남강목(南康牧) 장남금의 청으로 귀종에 거주했음 [전등록24. 오등회원8].

慧輪; 오대 후당승. 보복종전을 이었고 출세해 담주(지금의 호남 장사) 연수사(延壽寺)에 거주했음 [전등록22. 오등회원8].

渾崙呑箇棗; 하등의 맛도 없음에 비유함. 혼륜(渾崙)은 또 혼륜(渾侖)ㆍ혼륜(渾淪)ㆍ혼륜(混淪)ㆍ골륜(鶻侖)ㆍ혼륜(渾圇)ㆍ홀륜(囫圇)으로 지음. 원래(原來)는 천지가 형성되지 아니한 전, 음양이 나뉘지 않음, 암흑이라 분명하지 않음, 한 덩어리의 미몽(迷濛)과 혼탁의 상태(狀態)를 가리킴. 선림 중에선 전()하여 불분명, 혼연일편(渾然一片), 혹은 사물의 불가분(不可分)을 가리킴. 또 무차별(無差別)하여 평등한 진성(眞性)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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