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일적

태화일적(泰華一滴) 986

태화당 2020. 11. 28. 08:32

986大慧竹篦

竹篦背觸爲君擧 狹路相逢無處避 堂堂一個丈夫兒 有志氣時添志氣 宗寶道獨語錄四

 

대혜죽비(大慧竹篦)

죽비의 배촉(背觸)을 그대를 위해 거()하나니/ 협로에서 상봉하매 피할 곳이 없다/ 당당한 일개의 장부아(丈夫兒; 後綴)/ 지기(志氣)가 있을 때 지기를 더하라.

 

대혜어록16(大慧語錄十六). 묘희(妙喜; 대혜의 호)가 실중에서 늘 선화자(禪和子; 선사)에게 묻기를 죽비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이며 죽비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이를 일러 觸背가 다 그르다고 하나니 이며 는 등지는 것) 하어(下語) 얻지 말며 말이 없음을 얻지 말며 사량함을 얻지 말며 복탁(卜度)함을 얻지 말며 소매를 떨치고 곧 떠남을 얻지 말며 일체를 모두 얻지 말아라. 네가 곧 죽비를 뺏아버린다면 내가 또 너의 뺏아버림을 허락하지만 내가 주먹이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이며 주먹이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니 네가 또 어떻게 뺏겠는가. 다시 가령() 네가 말하되 화상은 방하착(放下著)하라 한다면 내가 또한 방하착하겠지만 내가 노주(露柱)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이며 노주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배니 네가 또 어떻게 뺏겠는가. 내가 산하대지라고 불러 지으면 곧 촉이며 산하대지라고 불러 짓지 않으면 곧 배니 네가 또 어떻게 뺏겠는가. 주봉장로(舟峯長老)가 있어 이르되 화상의 죽비자화(竹篦子話)를 보매 마치 인가의 재산을 몰수하고는 다시 사람에게 물사(物事; 물품)를 납입하라고 요구함과 같습니다. 묘희가 가로되 너의 비유가 지극히 묘함을 얻었다. 내가 진짜로 너에게 물사를 납입함을 요하나니 네가 따라서 내어놓을 게 없다면 바로 모름지기 죽을 길을 찾아가야 하리라. 혹은 내에 뛰어들거나 불에 다다라 생명을 버려서 바야흐로 비로소 죽어야 한다. 죽고 난 다음 도리어 천천히 다시 살아서 일어나자 너를 보살이라고 불러지으매 곧 환희하고 너를 도둑놈이라고 불러 지으매 곧 악발(惡發)한다면 의전히 다만 이 예전의 사람이다. 소이로 고인(古人; 永光眞禪師니 당대 조동종승 雲居道膺法嗣)이 말하되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아 스스로 수긍해 감당하고 기절한 후에 다시 깨어나야 그대를 속임을 얻지 못한다(懸崖撒手 自肯承當 絶後再蘇 欺君不得) 했다. 이 속에 이르러야 비로소 죽비자화에 계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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