垂示云 問一答十 擧一明三 *見兔放鷹 因風吹火 *不惜眉毛則且置 只如入虎穴時如何 試擧看
●見兔放鷹; 遊獵之時 一見兔之蹤跡 卽刻放出飛鷹追逐之 轉指師家之臨機接待學人 善能應機說法 隨機應變
●不惜眉毛; 有以向人妄說之因 受眉鬚墮落之果之語 上已出
수시(垂示)하여 이르되 하나를 물으면 열을 답하고 하나를 들면 셋을 밝히고 토끼를 보면 매를 놓고(*見兔放鷹) 바람으로 인해 불을 부나니 눈썹을 아끼지 않음(*不惜眉毛)은 곧 그래 두거니와 지여(只如) 범의 굴에 들어갔을 때엔 어떠한가, 시험삼아 들어보아라(擧看).
●見兔放鷹; 유렵(遊獵)할 때 한 번 토끼의 종적을 보면 즉각 나는 매를 방출하여 그것을 쫓아가게 함이니 전(轉)하여 사가(師家)가 임기(臨機)하여 학인을 접대하면서 잘 능히 근기에 응해 설법하고 근기 따라 응변함을 가리킴.
●不惜眉毛; 타인을 향해 망설(妄說)한 인유로 눈썹이 떨어지는 과보를 받는다는 말이 있음. 위에 이미 나왔음.
【二七】擧 僧問雲門 樹凋葉落時如何是什麽時節 家破人亡 人亡家破 雲門云 *體露金風撐天拄地 斬釘截鐵 淨裸裸赤灑灑 *平步靑霄
●體露金風; 體露 事物全然顯出 金風 指秋風
●平步靑霄; 悠悠閑步於無雲靑天 平 寧靜 舒
【二七】 거(擧)하다. 중이 운문에게 묻되 나무가 시들고 잎이 떨어졌을 때는 어떻습니까. 이 무슨 시절인가. 집도 파괴되고 사람도 죽었으며 사람도 죽고 집도 파괴되었다. 운문이 이르되 금풍이 체로(*體露金風)했다. 하늘도 지탱하고 땅도 버팀이며 못도 자르고 쇠도 끊음이다. 정나라적쇄쇄(淨裸裸赤灑灑)로다. 푸른 하늘을 평보한다(*平步靑霄)
●體露金風; 체로(體露)는 사물이 전연(全然; 완전)히 현출(顯出)함. 금풍(金風)은 추풍을 가리킴.
●平步靑霄; 구름 없는 청천에 유유히 한보(閑步)함. 평(平)은 영정(寧靜), 서(舒).
若向箇裏薦得 始見雲門爲人處 其或未然 依舊只是*指鹿爲馬 眼瞎耳聾 誰人到這境界 且道雲門爲復是答他話 爲復是與他酬唱 若道答他話 錯認定盤星 若道與他唱和 且得沒交涉 旣不恁麽 畢竟作麽生 爾若見得透 衲僧鼻孔 不消一揑 其或未然 依舊打入鬼窟裏去 大凡扶竪宗乘 也須是全身擔荷 不惜眉毛 向虎口橫身 任他橫拖倒拽 若不如此 爭能爲得人 這僧致箇問端 也不妨嶮峻 若以尋常事看他 只似箇管閑事底僧 若據衲僧門下 去命脈裏覷時 不妨有妙處 且道樹凋葉落是什麽人境界 十八問中 此謂之*辨主問 亦謂之借事問 雲門不移易一絲毫 只向他道 體露金風 答得甚妙 亦不敢辜負他問頭 蓋爲他問處有眼 答處亦端的 古人道 欲得親切 莫將問來問 若是知音底 擧著便知落處 爾若向雲門語脈裏討 便錯了也 只是雲門句中 多愛惹人情解 若作情解會 未免喪我兒孫 雲門愛恁麽*騎賊馬趁賊 不見僧問 如何是非思量處 門云 *識情難測 這僧問 樹凋葉落時如何 門云 體露金風 句中不妨把斷要津不通凡聖 須會他擧一明三 擧三明一 爾若去他三句中求 則腦後拔箭 他一句中須具三句 函蓋乾坤句 隨波逐浪句 截斷衆流句 自然恰好 雲門三句中 且道用那句接人 試辨看 頌曰
●指鹿爲馬; 史記六秦始皇本紀 趙高欲爲亂 恐羣臣不聽 乃先設驗 持鹿獻於二世曰 馬也 二世笑曰 丞相誤邪 謂鹿爲馬 問左右 左右或默 或言馬以阿順趙高 或言鹿 高因陰中諸言鹿者以法 後羣臣皆畏高
●辨主問; 偏僻問之別稱 汾陽十八問之一 主 指師家 學人爲試驗師家而提出質問 稱爲辨主問
●騎賊馬趁賊; 禪家接人施設 承接或借用對方話頭 顯示禪法妙義
●識情; 同情識 俗情妄識
만약 개리(箇裏; 이 속)를 향해 천득(薦得; 領悟)하면 비로소 운문의, 사람을 위하는 곳을 보려니와 그 혹 그렇지 못할진대 의구히 다만 이는 사슴을 가리키매 말이라고 하여(*指鹿爲馬) 눈도 멀고 귀도 먹을 것이다. 어떤(誰) 사람이 이 경계에 이르렀는가, 그래 말하라 운문이 다시 이 그의 화(話)에 답하였음인가, 다시 이 그와 더불어 수창(酬唱)하였음인가. 만약 말하되 그의 화(話)에 답했다 할진대 정반성(定盤星)을 착인(錯認)함이며 만약 말하되 그와 더불어 창화(唱和)했다 한다면 또한 교섭 없음을 얻는다. 이미 이러하지 않다면 필경 어떠함인가. 너희가 만약 보아 궤뚫음을 얻었다면 납승의 콧구멍을 1날(揑; 누르다)함도 소비(消)치 않으려니와 그 혹 그렇지 못할진대 의구히 귀굴(鬼窟) 속으로 타입(打入)하여 가리라. 대범(大凡; 무릇) 종승(宗乘)을 부수(扶竪)하려 한다면 또한 모름지기 이는 곧 온몸으로 담하(擔荷; 종승을 擔荷)하여 눈썹을 아끼지 말고(不惜眉毛) 범의 입을 향하여 횡신(橫身; 몸을 가로 놓음)해 그(범)의 횡타도예(橫拖倒拽; 가로로 당기고 거꾸로 잡아끌다)하는 대로 맡겨야 하리라. 만약 이와 같지 못한다면 어찌 능히 사람을 위함을 얻으리오. 이 중이 이(箇) 문단(問端)을 보냄(致; 送詣)이 또한 험준함에 방애되지 않거늘 만약 심상사(尋常事)로써 그를 본다면 다만 저(箇) 한사(閑事)를 관대(管帶)하는 중과 비슷하거니와 만약 납승문하(衲僧門下)에 의거하여 명맥 속으로 가서 엿볼 때멘 묘처(妙處)가 있음에 방애되지 않으리라. 그래 말하라, 나무가 시들고 잎이 떨어졌음이 이 어떤 사람의 경계인가. 18문(問) 중에 이를 변주문(*辨主問)이라고 이르며 또한 차사문(借事問)이라고 이른다. 운문이 한 실터럭만큼도 이역(移易)하지 않고 다만 그를 향해 말하되 금풍이 체로(體露金風)했다 하니 답득(答得; 得은 조사)함이 매우 묘(妙)하므로 또한 그의 문두(問頭; 頭는 조사)를 감히 저버리지 않았다. 대개 그의 문처(問處)에 눈이 있기 때문에 답처(答處)도 또한 단적(端的; 확실, 진실)하나니 고인이 말하되 친절을 얻고자 한다면 물음을 가지고 와서 묻지 말아라 했다. 만약 이 지음(知音)하는 이라면 거착(擧著)하면 곧 낙처를 안다. 너희가 만약 운문의 어맥 속을 향해 찾는다면 곧 틀렸다. 다만 이 운문의 구중(句中)에 다분히 사람의 정해(情解)를 일으키기를 좋아하거니와 만약 정해라는 이회를 짓는다면 나(원오 혹은 운문)의 아손(兒孫)을 죽임(喪)을 면하지 못하리라. 운문이 이러히 도적의 말을 타고 도적을 쫓아가기(*騎賊馬趁賊)를 좋아했다. 보지 못하는가, 중이 묻되 무엇이 이 사량하지 못할 곳입니까. 운문이 이르되 식정(*識情)으론 헤아리기 어렵다 하며 이 중이 묻되 나무가 시들고 입이 떨어졌을 땐 어떻습니까. 운문이 이르되 금풍이 체로했다 하니 구중(句中)에 요진(要津; 긴요처)을 파단(把斷)하여 범성(凡聖)을 불통(不通)케 함에 방애되지 않는다. 모름지기 그(운문)의, 하나를 들면 셋을 밝히고 셋을 들면 하나를 밝힘을 알아야(會) 하리니 너희가 만약 그의 3구(句) 중으로 가서 구한다면 곧 뇌후발전(腦後拔箭)하리라. 그의 1구 중에 반드시 3구를 갖췄으니 함개건곤구(函蓋乾坤句)ㆍ수파축랑구(隨波逐浪句)ㆍ절단중류구(截斷衆流句)라 자연히 흡호(恰好; 아주 알맞음)하거니와 운문의 3구 중에 그래 말하라 어느 구를 써서 접인(接人)하는가, 시험삼아 분변해 보아라. 송해 가로되
●指鹿爲馬; 사기6 진시황본기. 조고(趙高)가 작란(作亂)하려 했으나 군신(群臣)이 따르지(聽) 않을까 염려하여 이에 먼저 시험을 시설했다. 사슴(鹿)을 가지고 2세(世)에게 바치며 가로되 말입니다. 2세가 웃으며 가로되 승상(丞相) 착오입니다. 사슴을 일러 말이라 합니까. 좌우에게 물었더니 좌우가 혹 침묵하거나 혹은 말이라고 말하여 조고에게 아순(阿順; 아첨하며 순종)했고 혹은 사슴이라고 말했다. 조고가 인하여 음중(陰中; 暗暗裏)에 모든, 사슴이라고 말한 자는 징벌(懲罰; 法)했다. 후에 군신이 모두 조고를 두려워했다.
●辨主問; 편벽문(偏僻問)의 다른 명칭. 분양 18문의 하나. 주(主)는 사가(師家)를 가리킴. 학인이 사가를 시험하기 위해 질문을 제출함을 일컬어 변주문이라 함.
●騎賊馬趁賊; 선가의 접인하는 시설이니 상대방의 화두를 승접(承接; 받아 접속)하거나 혹 차용하여 선법의 묘한 뜻을 나타내어 보임임.
●識情; 정식(情識)과 같음. 속정(俗情)의 망식(妄識).
'벽암록주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벽암록 제28칙 본칙 (0) | 2021.08.26 |
---|---|
벽암록 제27칙 송 평창 (0) | 2021.08.26 |
벽암록 제26칙 송 평창 (0) | 2021.08.25 |
벽암록 제26칙 본칙 평창 (0) | 2021.08.25 |
벽암록 제25칙 송 평창 (0) | 2021.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