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송구집

평심사 정원(淨圓)의 선림송구집(禪林頌句集) 서(序)

태화당 2019. 8. 28. 10:00

禪林頌句集序

昨年連刊大藏辭苑和釋字譯註祖庭事苑後 別無消日之計 遂立度殘生之願 只麽背誦辭苑末尾頌句之群 才誦罷七言四句及二句之日 會牙山鳳首寺住持萬仁上人來看 請譯於予 寄相當額 與師共議 目爲禪林頌句集 又有淸信女善先行丁寶英隨喜䞋施 晝短續夜一瀉千里 自今年二月初着手 至四月初告終 始終不費二月也 祖庭云 伽陀此云諷頌 亦云不頌頌 謂不頌長行故 或名直頌 謂直以偈說法故 今儒家所謂游揚德業 褒讚成功者 諷頌也 所謂直頌者 自非心地開明達佛知見 莫能爲也 今時輩往往謂頌不尙綺靡 率爾可成 殊不知難於世間詩章遠甚 故云其體雖詩 其旨非詩者也 古語有不讀萬卷書毋閱工部詩之句 爭奈禪宗一喝能轉凡成聖猶有向上一路在任從滄海變終不爲君通何 雖然如是 欲爲宗師者 先須悟由次要博學 陞座入室機鋒縱橫 若無精辨將何應酬 玉石不分紊亂是非 取笑傍觀吾道墜地 法眼所謂或乏天資自甘木訥一生可也 此集者 長短頌句總六千三百餘目 從始初字之畵數而按排之 無論出典 隨文逐句釋字譯註 或無辭典無難讀解 莫謂金屑成翳 留念和入藥劑 惜寸分陰 且讀且誦 至禱 時

檀紀四三四三年 歲在庚寅 四月七日 平心寺主淨圓 自題于泰華堂.

 

작년 大藏辭苑(淨圓高麗新修續藏經 韓國佛敎全書 朝鮮佛敎通史 三藏法數 全內典에서 십일만 개의 長短文句를 발췌해 엮은 책. 上下二卷. 四千五百面)釋字譯註祖庭事苑(淨圓譯註)連刊한 후에 달리 소일할 계획이 없어 드디어 남은 생을 지낼 원력을 세워 다만 大藏辭苑末尾頌句의 무리를 背誦(책을 보지 않고 돌아 앉아서 욈)하였다. 겨우 七言四句와 및 二句를 외워 마치던 날에 마침(는 마침恰値 ) 牙山 鳳首寺住持 萬仁上人(上人智德을 갖춘 승려의 높임말)이 와서 보고 나에게 번역을 청하면서 相當額寄附했다. 스님과 함께 의논해 제목을 禪林頌句集이라 했는데 또 淸信女 善先行丁寶英隨喜䞋施(隨喜는 불보살이나 다른 사람의 좋은 일을 자신의 일처럼 따라서 함께 기뻐함. 䞋施는 보시와 같은 뜻. 은 돈 친)가 있었다. 낮이 짧으면 밤을 이어 일사천리로 금년 二月初에 착수함으로부터 四月初에 이르러 마침을 고했으니 시종 두 달을 쓰지 않았다.

祖庭事苑(八卷 宋 善卿編正)에 이르기를 伽陀는 여기에선 이르되 諷頌이다. 또 이르되 不頌頌이니 이르자면 長行하지 않기 때문이며 혹은 이름이 直頌이니 이르자면 바로 로써 설법하기 때문이다. 如今儒家에서 이르는 바 德業游揚(浮揚)하고 成功褒讚(는 기릴 포. 은 기릴 찬)하는 것인 諷頌이다. 이른 바 直頌이란 것은 스스로 心地開明하고 부처의 知見에 통달하지 못했다면 능히 짓지 못하거늘 今時의 무리가 왕왕 이르기를 綺靡(는 비단 기. 고울 기. 는 사치할 미. 예쁠 미. 綺靡는 곧 호화롭게 꾸밈)를 숭상하지 않으므로 수월하게(은 대강 솔. 경솔할 솔. 率爾는 곧 수월하게. 갑자기) 가히 이룬다 하거니와 너무 알지 못하나니 世間詩章보다 어려움이 멀고도 심하다. 고로 이르되 그 는 비록 이지만 그 뜻은 가 아니라 한 것이다(以上祖庭의 글).

古語萬卷의 책을 읽지 않으면 工部(杜甫712-770少陵이며 子美. 晩年工部員外郞官職을 지냈기 때문에 杜工部라 함)의 시를 열람하지 못한다는 가 있거니와(空谷集卷四에 나오는 말) 禪宗一喝은 능히 범부를 굴려 성인을 이루고 오히려 향상의 一路가 있어 창해가 변하는 대로 맡기더라도 마침내 그대를 위해 통하게 하지 못함엔 어찌하랴.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기는 하나 宗師가 되려는 자는 먼저 悟由를 써야 하고 다음으로 박학을 요하나니 陞座하고 入室하매 機鋒이 종횡하리니 만약 精辨이 없다면 무엇을 가져 응수하리오. 옥석을 분별치 못하고 시비가 紊亂(은 어지러울 문. 얽힐 문)하다면 방관자에게서 비웃음을 취하고 우리의 도가 땅에 떨어지리니 法眼(文益이니 羅漢桂琛法嗣)이 이른 바 혹 天資(타고난 자질)가 모자라거든 스스로 木訥(묵묵히 말이 없는 모양)의 일생을 달게 여김이 옳다 함이다(法眼禪師宗門十規論第九에 이르되 또한 혹 天資가 궁핍하면 마땅히 스스로 木訥을 달게 여겨야 하거늘 云云).

長短頌句總 六千三百餘目이며 始初字의 획수를 좇아 그것을 안배했으며 출전은 논할 것도 없고 隨文逐句하며 글자를 해석하고 번역하고 주해했으므로 혹 사전이 없더라도 독해에 어려움이 없으리라. 금가루가 翳病이 된다고 이르지 말고(은 가루 설. 臨濟錄에 이르되 금가루가 비록 귀하지만 눈에 떨어지면 예병을 이룬다金屑雖貴 落眼成翳) 섞어 약제로 들어감에 留念(祖庭事苑 紫雲後序에 이르되 宗門下一棒一喝은 눈뜨고도 蹉過하거늘 를 붙임이 있음을 용납하겠는가. 비록 그러하나 옥의 가루와 부스러기 은 진실로 藥劑具備하며 녹임을 기다려 그릇을 이루기도 하나니 또한 장차 달을 보고 손가락을 잊는 자가 있으리라) 寸分陰을 아껴(晉書卷六十六에 이르되 聖者寸陰을 아끼므로 衆人은 마땅히 分陰을 아껴야 한다. 一尺百分) 또 읽고 또 외우기를 지심으로 기도한다. 때는

檀紀 四三四三年 歲在庚寅 四月 七日平心寺主 淨圓泰華堂에서 自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