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林頌句集上編
平心寺主 淨圓 輯譯
一畫
一見桃花更不疑 叢林未徹是兼非
須知一氣無私力 能令枯木更抽枝 【黃龍慧南錄 靈雲見桃花悟道 慧南偈】
한 번 桃花를 보고 다시 의심하지 않노라 하매/ 총림에서 사무치지 못했다며 옳느니 또 그르느니 하는구나/ 모름지기 알지니 一氣의 사사로움 없는 힘이/ 능히 고목으로 하여금 다시 가지를 돋게 하는 줄을.
영우스님(祐師. 潙山靈祐)이 偈(靈雲의 見桃花悟道頌)를 보고는 그 깨친 바를 詰問(詰은 물을 힐. 따질 힐)하매 그것과 더불어 符契한지라 영우가 가로되 인연을 좇아 悟達하면 영원히 退失함이 없으니(從緣悟達永無退失) 잘 스스로 護持하라 했는데 玄沙(雪峯의 法嗣. 南嶽下六世)가 가로되 諦當(諦는 진실 체. 곧 매우 합당함)하고 매우 체당하지만 감히 보증하노니 老兄(靈雲)이 오히려 사무치지 못하여 있다 하노라(諦當甚諦當 敢保老兄猶未徹在) [傳燈錄卷第十一 靈雲章].
傳燈錄엔 靈雲을 潙山靈祐(百丈懷海의 法嗣)의 法嗣(법제자)로 記述했으나 뒤에 長慶大安(百丈懷海의 法嗣)의 法嗣로 밝혀져 諸書에 大安의 法嗣로 編入함. 靈雲의 見桃花悟道頌은 아래에 나옴.
一見明星夢便回 千年桃核長靑梅
雖然不是調羹味 曾與將軍止渴來 【拈頌一 三則 見明星悟道話 翠巖宗頌】
한 번 明星을 보고 꿈을 바로 돌이키니/ 千年 묵은 복숭아씨에 靑梅가 자라도다/ 비록 그러히 이 調理된 국맛은 아니지만/ 일찍이 장군에게 주어 갈증을 그치게 했도다.
明星은 샛별이니 金星. 啓明星. 便은 곧 편. 빠를 편.
明星이 나올 때 확연히 대오했다(明星出時廓然大悟) [普曜經卷第六].
세존이 명성을 보고 오도하셨다(世尊見明星悟道) [禪門拈頌卷一 三則].
梅林止渴 魏武帝(曹操의 追贈諡號)가 軍士와 더불어 길을 잃었다. 매우 목말랐으나 물이 없었다. 드디어 명령해 가로되 앞에 梅林이 있는데 結子(열매. 子는 助字)가 달고 시어서 可以 갈증을 멈추리라. 士卒이 이를 듣고 口中에 물이 나와 드디어 앞의 水源에 미침을 얻었다 [祖庭事苑卷第五].
一曲啼烏寄遠情 海棠飄盡月空明
錦川迢遞湘江闊 惆悵無人會此聲 【拈頌二 六六則 文殊云 若正了知云云話 心聞賁頌】
한 곡조 啼烏에 먼 정을 맡기노니/ 해당화는 흩날려 다 지고 달만 허공에 밝았도다/ 錦川은 아득히 멀고 湘江은 광활한데/ 이 소리를 아는 사람 없음을 슬퍼하노라.
湘江은 中國 湖南省에 있는 강 이름. 迢는 멀 초. 遞는 멀 체. 惆는 슬플 추. 悵은 슬플 창. 會는 알 회.
만약 바로 了知하면 중생의 번뇌가 곧 이 제불의 경계니라(若正了知 衆生煩惱 卽是諸佛境界) [文殊師利所說不思議佛境界經卷上].
一撾塗毒聞皆喪 身在其中總不知
八十翁翁入場屋 眞誠不是小兒嬉 【大慧普覺錄十 德山托鉢話 大慧頌】
한 번 도독고를 치매 듣는 자가 다 죽거늘/ 몸이 그 속에 있지만 다 알지 못하도다/ 八十의 아주 늙은이가 場屋에 들어가니/ 眞誠인지라 이 소아의 장난이 아니로다.
撾는 칠 과. 嬉는 아름다울 희. 희롱 희 장난 희.
비여(譬如) 어떤 사람이 잡독약(雜毒藥)으로써 써 큰 북에 발라 대중 가운데에서 그것을 쳐 소리를 내면 비록 듣고자 하는 마음이 없더라도 그것을 들으면 다 죽느니라 [涅槃經卷第九].
塗毒鼓 泥洹經(大般泥洹經 六卷 東晉 法顯譯. 卷第六)에 이르기를 불타가 가섭에게 고하시되 譬如 良毉(毉는 醫와 같음)가 여러 약을 合和하여 써 그 북에 바르면 만약 무리가 있어 鬪戰하다가 다침을 입었더라도 그 북소리를 들으면 일체가 다 낫거니와 오직 命이 다했거나 및 응당 죽을 자는 除하느니라. 이 摩訶衍(여기에선 이르되 大乘임)의 法鼓의 音聲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일체중생이 그 음성을 들으면 婬怒癡의 화살로 菩提를 좋아하지 않거나 뜻을 發하지 않는 자와 四墮法(婬盜殺妄의 四波羅夷罪니 三藏法數卷第二十三에 이르되 梵語로 波羅夷는 華言으론 極惡이며 三義가 있다. 一者는 退沒이니 이 죄를 범함으로 말미암아 道果에 分限이 없어 惡道에 沒溺한다. 二者는 不共住니 이르자면 다만 도를 잃음 만이 아니라 說戒와 羯磨하는 僧中에 共住함을 얻지 못한다. 三者는 墮落이니 이 몸을 버린 다음 阿鼻地獄에 떨어져 있다)을 犯한 이와 및 無間罪(無間地獄에 떨어질 죄)가 일체 제거되어 낫거니와 오직 一闡提輩(涅槃經卷第五에 이르되 一闡提란 것은 一切諸善의 根本을 斷滅하여 마음에 一切善法을 攀緣하지 않으며 내지 一念의 善도 내지 않음이다)만 除하느니라 [祖庭事苑卷第三].
어느 날 밥이 늦자 德山(龍潭崇信의 法嗣 慧能下五世)이 발우를 받들고 법당에 내려갔다. 雪峯(德山의 法嗣)이 飯巾을 말리던 차에 덕산을 보고는 이에 가로되 종도 울리지 않았고 북도 치지 않았거늘 老和尙이 어느 곳으로 향해 가십니까. 덕산이 도리어 방장으로 돌아갔는데 스님(巖頭니 德山의 法嗣)이 堂中에서 듣고는 손뼉을 치며 가로되 大小 덕산이 오히려 末後句를 알지 못했도다. 덕산이 擧話를 듣고는 시자를 시켜 스님을 부르러 가게 하였다. 묻되 네가 노승을 긍정치 않느냐. 스님이 그 뜻을 몰래 알렸는데 덕산이 다음 날 상당하여 說話함이 尋常과 달랐다. 스님이 僧堂에 이르러 손뼉을 치며 크게 웃고 이르되 또한 堂頭老漢(堂頭는 方丈의 異名. 據室)이 말후구를 알았음을 기뻐하노라. 他後론 천하인이 어찌하지 못하리라.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기는 하지만 또한 단지 三年을 얻을 것이다. 삼년 후에 과연 遷化(교화를 옮김. 죽음을 말함)했다 [傳燈錄卷第十六 巖頭全豁章].
一口呑盡三世佛 正是吾家客作兒
爭似璞禪無用處 一毛頭上便忘機 【雜毒海二 示徒 大慧杲】
한 입에 삼세의 부처를 삼켜 없앤다 하니/ 바로 이 吾家의 客作兒로다/ 어찌 璞禪이 쓸 곳이 없지만/ 한 터럭 끝 위에서 바로 機를 잊음만 같으랴.
客作兒는 客地에서 품팔이하는 사람. 璞은 가공하지 않은 옥돌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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