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주해

벽암록 제36칙 송 평창

태화당 2021. 8. 26. 08:21

大地絕纖埃豁開戶牖當軒者誰 盡少這箇不得 天下太平 何人眼不開頂門上放大光明始得 撒土撒沙作什麽 始隨芳草去漏逗不少 不是一回落草 賴値前頭已道了 又逐落花回處處全眞 且喜歸來 脚下泥深三尺 羸鶴翹寒木*左之右之 添一句更有許多閑事在 狂猿嘯古臺却因親著力 添一句也不得 減一句也不得 長沙無限意便打 末後一句道什麽 一坑埋却 墮在鬼窟裏 草裏漢 賊過後張弓 更不可放過

 

左之右之; 要向左則就向左 要向右則就向右

 

대지가 가는 티끌마저 끊어졌거늘 호유(戶牖; 는 들창)를 활짝 여니 처마()에 당한 자가 누구냐. 이것(這箇)을 없애거나 줄임()을 얻지 못한다. 천하가 태평하다. 어떤 사람인들 눈을 뜨지 않으리오 정문상(頂門上)에 대광명을 놓아야 비로소 옳거늘 흙을 뿌리고 모래를 뿌려 무엇하려느냐. 처음 방초(芳草)를 따라갔다가 누두(漏逗; 泄漏)가 적지 않다. 1회 낙초(落草)한 게 아니다. 다행히 전두(前頭)에 이미 말했음을 만났다. 또 낙화를 쫓아 돌아왔다 곳곳이 전진(全眞)이라서 다만() 돌아온 것을 기뻐한다. 발 아래 진흙의 깊이가 3척이다. 여윈(; ) 학은 한목(寒木)에 우뚝하고(; ) 좌지우지(*左之右之)하면서 1구를 첨가하는지라 다시 허다한 한사(閑事)가 있다(는 조사) 미친 원숭이는 고대(古臺)에서 울부짖는다() 도리어 친히(; 저본에 으로 지어졌음. 他本에 의해 고쳤음) 착력(著力)함을 인했다. 1구를 더함도 또한 얻지 못하고 1구를 감함도 또한 얻지 못한다. 장사(長沙)의 무한한 뜻이여 문득 때려주리라. 말후의 1구는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 한 구덩이에 묻어버리겠다. 귀굴(鬼窟) 속에 떨어져 있따. () 초리한(草裏漢)이다. 도적이 지나간 후 활을 당기는구나. 다시 방과(; 방기)함은 옳지 못하다.

 

左之右之; 좌로 향하려면 곧 바로 좌를 향하고 우로 향하려면 곧 바로 우를 향함.

 

且道這公案 與仰山問僧 近離甚處 僧云 廬山 仰云 曾到五老峰麽 僧云 不曾到 仰云 闍黎不曾遊山 辨緇素看 是同是別 到這裏 須是機關盡意識忘 山河大地 草芥人畜 無些子滲漏 若不如此 古人謂之猶在勝妙境界 不見雲門道 直得山河大地 無纖毫過患 猶爲*轉句 不見一切色 始是*半提 更須知有全提時節*向上一竅 始解穩坐 若透得 依舊山是山水是水 各住自位 各當本體 如大拍盲人相似 趙州道 鷄鳴丑 愁見起來還漏逗 *裙子*褊衫箇也無 袈裟形相些些有 裩無襠袴無口 頭上靑灰三五斗 本爲修行利濟人 誰知翻成不唧? 若得眞實到這境界 何人眼不開 一任七顚八倒 一切處都是這境界 都是這時節 十方無*壁落 四面亦無門 所以道 始隨芳草去 又逐落花回 雪竇不妨巧 只去他左邊貼一句 右邊貼一句 一似一首詩相似 羸鶴翹寒木 狂猿嘯古臺 雪竇引到這裏 自覺漏逗 驀云 長沙無限意 咄 如作夢却醒相似 雪竇雖下一喝 未得勦絕 若是山僧卽不然 長沙無限意 掘地更深埋

 

; 底本作轉物 諸禪錄皆作轉句 依他本改轉句

半提; 非完全徹底的禪法提示 相對于全提而言

向上一竅; 與向上一著 向上一路同義 指言絶意斷之正眞大道 是千聖不傳之妙道 乃釋迦所不說 達摩所不傳底

裙子; 與單言裙者同 子者助字 釋名 裙 下裳也 裙 羣也 聯接羣幅也

褊衫; 又作偏衫 徧衫 南山舊律家之說 三衣之下覆於左肩之片衣云祇支 覆於右肩之片衣云覆肩衣(義淨新律家謂 祇支覆肩 爲梵漢兩語而一物也) 魏代縫合此二物名之爲偏衫 截領開裾 猶存本相也 [比丘六物圖 僧史略上 釋氏要覽上 百丈淸規五]

壁落; 壁籬也 說文 杝 落也

 

그래 말하라, 이 공안과 앙산이 중에게 묻되 최근에 어느 곳을 떠났느냐. 중이 이르되 여산(廬山)입니다. 앙산이 이르되 일찍이 오로봉(五老峰)에 이르렀는가. 중이 이르되 일찍이 이르지 못했습니다. 앙산이 이르되 사리(闍黎)는 일찍이 유산(遊山)하지 못했군 이라 한 것을 치소(緇素; 흑백)를 분변해 볼진대 이 같은가 이 다른가. 이 속(장사와 앙산의 遊山奧義處)에 이르러선 반드시 이 기관(機關)이 없어지고 의식(意識)도 망각()하여 산하대지(山河大地)와 초개인축(草芥人畜)에 조금(些子)의 삼루(滲漏)도 없어야 하리니 만약 이와 같지 않을진대 고인이 이를 일러 오히려 승묘경계(勝妙境界)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보지 못하느냐, 운문이 말하되 바로 산하대지에 가는 터럭만큼의 과환(過患)이 없음을 얻더라도 오히려 전구(*轉句)가 되며 일체의 색을 보지 않아야 비로소 이 반제(*半提)니 다시 모름지기 전제(全提)의 시절인 향상일규(*向上一竅)가 있는 줄 알아야 비로소 온좌(穩坐)할 줄 안다 하였다. 만약 투득(透得)하면 의구히 산은 이 산이요 물은 이 물인지라 각기 자위(自位)에 머물며 각기 본체(本體)에 당하므로 마치 대박맹인(大拍盲人; 심한 맹인. 해석은 위 제9칙을 보라)과 상사하다. 조주가 말하되 닭이 우는 축시여/ 근심스럽게 보며 일어나니 도리어 누두(漏逗; 泄漏)/ 군자(*裙子)와 편심(*褊衫)은 한 개도 없지만/ 가사와 형상은 아주 조금(些些) 있다/. (; 잠방이)에 당(; 잠방이. 등거리)이 없고 바지에 입구가 없나니/ 두상엔 푸른 재가 삼오 말(三五斗)이다/ 본래 수행하여 사람을 이제(利濟; 이익되게 하고 救濟)하려고 했는데/ 도리어 부즉류(不唧?)를 이루었음을 누가 알리오(이상은 조주화상 十二時歌의 하나). 만약 진실로 이 경계(조주가 말한 것과 같은 경계)에 이름을 얻으면 어떤 사람인들 눈이 열리지 않으리오. 칠전팔도(七顚八倒)하는 대로 일임하므로 일체처가 모두 곧 이 경계며 모두 곧 이 시절이라서 시방(十方)에 벽락(*壁落)이 없고 사면에 또한 문이 없다. 소이로 말하되 처음 방초를 따라갔다가 또 낙화를 쫓아 돌아왔다 하였다. 설두도 교묘함에 방애되지 않아 다만 그(장사의 答話) 좌변으로 가서 1구를 붙이고 우변에 1구를 붙이니 일사(一似) 1(; 量詞)의 시와 상사하다. 여윈 학은 한목(寒木)에 우뚝하고 미친 원숭이는 고대(古臺)에 울부짖는다 라고 하여 설두가 당겨 이 속에 이르러서는 누두(漏逗)를 자각하고 갑자기 이르되 장사의 무한한 뜻이여, ()이라 하니 마치 꿈을 꾸다가 도리어 깬 것과 상사하다. 설두가 비록 1(; )을 내렸지만 초절(勦絕; 斷絶. 는 끊다)을 얻지 못했다. 만약 이 산승이었다면 그렇지 않나니 장사의 무한한 뜻이여, 땅을 파서 다시 깊이 묻는다 하리라.

 

; 저본에 전물(轉物)로 지어졌으나 여러 선록에 모두 전구(轉句)로 지어졌음. 타본에 의해 전구(轉句)로 고쳤음.

半提; 완전하고 철저한 선법의 제시(提示)가 아님. 전제(全提)를 상대로 말함임.

向上一竅; 향상일착(向上一著)ㆍ향상일로(向上一路)와 같은 뜻. 말이 끊기고 뜻이 끊어진 정진(正眞)의 대도(大道)를 가리킴. 이것은 천성(千聖)이라도 전하지 못하는 묘도(妙道)니 곧 석가도 설하지 못하는 것이며 달마도 전하지 못하는 바의 것임.

裙子; 간단한 말로 군()이라 하는 것과 같음. 자는 조자(助字). 석명 군() 아래의 의상이다. ()은 군()이니 연접한 군폭(羣幅)이다.

褊衫; 또 편삼(偏衫)ㆍ편삼(徧衫)으로 지음. 남산구율가(南山舊律家)의 설은 3()의 아래 좌견(左肩)을 덮는 편의(片衣)를 일러 기지(祇支)라 하고 우견(右肩)을 덮는 편의(片衣)를 일러 부견의(覆肩衣)라 함(義淨新律家는 이르되 祇支는 어깨를 덮으며 梵漢 兩語가 되면서 一物이다). 위대(魏代) 이 두 물건을 봉합해 이름하여 편삼(偏衫)이라 했는데 옷깃을 자르고 자락()을 열었으나 오히려 본래의 형상을 존치했음 [비구육물도. 승사략상. 석씨요람상. 백장청규5].

壁落; 벽리(壁籬; 벽 울타리). 설문(說文) (; 울타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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