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不知)
백부지혜백불회(百不知兮百不會)
사가주묘갱불구(乍可做貓更不求)
취모일휘마외최(吹毛一揮魔外摧)
갱유하물래출두(更有何物來出頭)
온갖 것을 알지 못하며 온갖 것을 알지 못함이여
차라리 가히 고양이를 지을지언정 다시는 구하지 않겠노라
취모검(吹毛劍)을 한 번 휘두르매 마외(魔外)가 꺾이거늘
다시 무슨 물건이 있어 와서 머리 내밀으리오.
1행 백(百)은 개수(槪數)니 많을 백. 회(會)는 해(解)와 같은 뜻.
2행 이노(黧奴. 黧는 검을 리. 狸奴와 같음. 고양이의 별명)와 백고(白牯. 흰 소)의 수행이 도리어 쾌활함은 이 선(禪)이 있거나 도가 있지 않아서이다. 너희와 같이 갖가지로 치구(馳求)하되 부처를 찾고 조사를 찾고 내지 보리열반(菩提涅槃)한다면(보리열반을 구한다면) 어느 때에나 휴헐(休歇)하여 성판(成辦)하겠는가. 다 이 생멸심(生滅心)이므로(부처를 찾고 조사를 찾고 보리열반을 구함은 다 이 생멸심이므로) 소이로 이노백고(黧奴白牯)의 올올무지(兀兀無知)함만 같지 못하나니 부처를 알지 못하고 조사도 알지 못하고 내지 보리열반과 그리고 선악인과(善惡因果)라. 다만 주리면 풀을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시느니라. 만약 능히 이러하다면 성판(成辦)치 못함을 근심하지 않으리니 말함을 보지 못하느냐, 계교(計較)를 이루지 않는다 하니라. 이런 까닭으로 지유(知有. 向上事가 있음을 아는 것)라야 이에 능히 피모대각(披毛戴角. 털짐승과 뿔짐승)하여 견리예뢰(牽犁拽耒. 보습을 끌고 쟁기를 당김)하나니 이 편의(便宜)를 얻어야 비로소 교사자(較些子. 조금은 상당함)니라 [曹山錄 曹山元證語]. 사(乍)는 차라리 사. 주(做)는 지을 주. 묘(貓)는 고양이 묘니 묘(猫)의 정자(正字).
3행 칼날 위에 털을 불어 시험하여서 그 털이 저절로 끊어져야 곧 이검(利劍)이니 이를 일러 취모(吹毛)라 한다 [碧巖錄卷十 百則]. 곧 취모(吹毛)는 이검(利劍)을 일컬음. 마외(魔外)는 마군(魔軍)과 외도(外道). 최(摧)는 꺾을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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