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노불로(老不老)

태화당 2019. 8. 2. 10:13

노불로(老不老)

 

노거상봉연로인(老去相逢年老人)

면준피열수각전(面皴皮裂手脚顫)

홍안옥수하처재(紅顔玉手何處在)

면전동자안중인(面前童子眼中人)

 

늙어가매 상봉하는 사람도 연로한 사람들이라

얼굴엔 주름살 피부는 갈라지고 손발을 떠는구나

홍안옥수(紅顔玉手)가 어느 곳에 있느냐

면전의 동자가 눈 가운데의 사람이니라.

 

   제목 해석 늙는가 늙지 않는가.

   1~3행 준()은 주름살 준. ()은 갈라질 렬. ()은 다리 각. 발 각. ()은 떨 전. 홍안(紅顔)은 젊고 아름다운 얼굴. 옥수(玉手)는 아름답고 고운 손.

  4행은 물 밑의 금오(金烏. 해의 다른 이름)가 천상(天上)의 해요 안중(眼中)의 동자(瞳子. 童子라고도 함. 은 눈동자 동. 는 어조사)가 면전(面前)의 사람이로다 (水底金烏天上日 眼中瞳子面前人) [續傳燈錄卷十 崇福德基章] 라는 말이 있는데 후구(後句)를 변형시킨 구절. 삼라만상이 다 찰나찰나 변하는지라 제 모습이 없으므로 거짓 현상이니 젊었다거나 늙었다는 것 역시 그러함. 마치 물 속의 달이 참다운 달이 아님과 같고 거울 속의 영상(影像)이 거울의 본체가 아님과 같음. 그래서 야보(冶父. 는 남자의 미칭 보)가 말하되 구름이 남산에 일어나니 북산에 비가 내리네/ 나귀라는 이름 말이라는 글자가 얼마나 다반(多般)이더냐/ 청컨대 호묘(浩渺. 는 클 호. 는 아득할 묘)한 무정수(無情水)를 보아라/ 몇 곳에서 모남을 따르고 몇 곳에서 둥글더냐 (雲起南山北山雨 驢名馬字幾多般 請看浩渺無情水 幾處隨方幾處圓) [金剛經五家解]. 그러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니 목전의 경계 밖에서 참 경계를 찾으려 하면 목을 베고 살기를 구함이므로 참학(參學)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