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견조계종조논쟁이소음(見曹溪宗祖論爭而笑吟)

태화당 2019. 8. 3. 08:42

견조계종조논쟁이소음(見曹溪宗祖論爭而笑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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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대감시(名從大鑑始)

삼척동자지(三尺童子知)

괘명조계종(掛名曹溪宗)

부지아야휘(不知阿爺諱)

박씨혁거세(朴氏赫居世)

김씨김수로(金氏金首露)

유신유대공(庾信有大功)

종불김시조(終不金始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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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대감(大鑑)으로부터 비롯하였음을

삼척동자(三尺童子)도 알거늘

조계종이란 이름을 걸어놓고

아버지의 이름도 알지 못하는구나.

박씨는 혁거세(赫居世)

김씨는 김수로(金首露)

유신(庾信)이 큰 공이 있었지만

마침내 김씨의 시조가 아니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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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해석 조계종조(曹溪宗祖)의 논쟁을 보고서 웃으며 읊다. 조계(曹溪)는 혜능대사(慧能大師)의 별호(別號). 대사가 소주부조계(韶州府曹溪)에서 주로 법을 폈으며 조계에서 입적. 탑도 조계에 있음.

   1~4행 대감(大鑑)은 육조혜능대사(六祖慧能大師)의 시호(諡號). ()1 꺼릴 휘. 2 자기의 제왕(帝王)이나 존장(尊長)의 이름. 3 생왈명(生曰名) 사왈휘(死曰諱). 그러나 생전에도 사람의 이름을 가리켜 가로되 휘()라 하였음. 아야(阿爺)는 아버지니 아()는 조자(助字). ()는 아버지 야.

   5~7행 혁거세(赫居世)는 밀양박씨(密陽朴氏)의 시조(始祖). 김수로(金首露)는 수로왕(首露王)이니 김해김씨(金海金氏)의 시조. 유신(庾信)은 김유신(金庾信). 도의(道義. 新羅人. 西堂智藏法嗣. 南嶽下三世)나 보조지눌(普照知訥) 혹은 태고보우(太古普愚. 石屋淸珙法嗣. 楊岐方會下十二世)가 조계종의 종조(宗祖)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기타 다른 학설도 있어 쟁론이 분운(紛紜)하지만 조계란 단어는 육조혜능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혜능대사를 당연히 종조로 모셔야 한다는 뜻. 중국인이라서 꺼린다면 종명(宗名)을 바꿈이 합당함. 도의(道義)는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인 가지산파(迦智山派)의 개산조(開山祖)며 태고(太古)는 임제종의 중흥조(中興祖)며 보조(普照)는 고려의 명승(名僧)일 뿐이다. 중국인들이 달마를 동토(東土)의 초조(初祖)로 삼아 총림(叢林)에서 조사당(祖師堂)의 중앙에 안치하고 해마다 기재(忌齋)를 지내왔음을 상기(想起)하라. 처음엔 천하의 조당중(祖堂中)에 각기 개산전차자(開山傳次者)로써 그 조()를 삼았으나 백운수단(白雲守端. 楊岐方會法嗣. 臨濟下八世)이 그 그릇됨을 바로 잡아 달마(達磨)와 백장(百丈)을 그 위를 바로 하고 개산전차자(開山傳次者)로써 그를 모시게 했으며 백장을 달마에 배향(配享)했다 [禪苑蒙求拾遺]. 백운단선사(白雲端禪師)가 가로되 천하의 총림이 흥()함은 대지선사(大智禪師. 百丈懷海諡號)의 힘이니 조당(祖堂)에 마땅히 달마초조(達磨初祖)의 상()을 그 중앙에 시설(施設)하고 대지선사상(大智禪師像)은 서향(西向) 개산존숙상(開山尊宿像)은 동향(東向)이라야 그 마땅함을 얻나니 단지 개산존숙만 시설하여 그 조종(祖宗)을 생략함은 부당(不當)하다 [林間錄卷上]. 또 천태종(天台宗)은 중국에서 자생(自生)한 교파(敎派)지만 엄연히 초조(初祖)를 용수보살(龍樹菩薩. 禪宗十四祖)로 삼았음을 어찌하랴. 또 자은삼조(慈恩三祖)의 초조(初祖)는 서천계현법사(西天戒賢法師)며 율종구조(律宗九祖)의 시조(始祖)는 담무덕존자(曇無德尊者)며 유가오조(瑜伽五祖)의 초조(初祖)는 금강지(金剛智)니 팔십팔조도영전찬권이(八十八祖道影傳贊卷二)를 왕간(往看)하라. 그 뿌리가 튼튼하지 못하면 가지와 잎이 무성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고인(古人)들이 어찌 일찍이 간과(看過)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