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하착(放下著)
위화불소구(謂火不燒口)
위수불해갈(謂水不解渴)
목격심향성(目擊尋香城)
부득사인헐(不得使人歇)
만법원무근(萬法元無根)
여하궁득철(如何窮得徹)
일원본무적(一源本無滴)
욕음자유갈(欲飮者愈渴)
불을 말해도 입을 태우지 못하고
물을 말해도 갈증을 풀지 못하고
심향성(尋香城)을 목격하더라도
사람으로 하여금 쉼을 얻게 하지 못하느니라.
만법(萬法)이 원래 뿌리가 없거늘
어찌 궁구(窮究)하여 사무침을 얻으랴
일원(一源)은 본래 물방울도 없는지라
마시고자 하는 자는 갈증만 더하느니라.
제목 세존이 흑씨범지(黑氏梵志)가 신력(神力)을 운용(運用)하여 좌우수(左右手)로 합환(合歡)과 오동화(梧桐花) 두 그루를 받들고 와서 공양함으로 인해 부처님이 이르시되 선인(仙人)아. 범지가 예 하며 응답하자 부처님이 이르시되 방하착(放下著)하라. 범지가 드디어 왼손의 한 그루 꽃을 내려놓았다. 부처님이 또 선인을 부르고는 방하착하라 하매 범지가 또 오른손의 한 그루 꽃을 내려놓았다. 부처님이 또 이르시되 선인아 방하착하라. 범지가 이르되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빈 몸으로 머물거늘 다시 이 무엇을 방하(放下)하라고 하십니까. 부처님이 이르시되 내가 너로 하여금 그 꽃을 놓아버려라고 함이 아니니라. 너는 마땅히 외육진(外六塵) 내육근(內六根) 중육식(中六識)을 놓아버려서 일시에 버려버리고 가히 버릴 곳이 없어야 이 너의 생사를 면하는 곳이니라. 범지가 언하(言下)에 무생인(無生忍)을 깨달았다 [禪門拈頌卷一 十九則]. 엄양선신선사(嚴陽善信禪師. 趙州의 法嗣)가 처음 조주를 참견(參見)해 묻되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은 때는 어떠합니까. 조주가 가로되 방하착(放下著)하라. 스님이 가로되 이미 이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거늘 이 무엇을 방하하라 하십니까. 조주가 가로되 놓아 내리지 못하겠거든 짊어지고 가거라. 스님이 언하에 대오했다 [五燈全書卷八 嚴陽章]. 방하착(放下著)이란 내려 놓아라. 놓아버려라. 착(著)은 조자(助字).
2~4행 심향성(尋香城)은 신기루(蜃氣樓). 건달바성(乾闥婆城).
5~8행 만법은 근본이 없으므로 궁구(窮究)하려고 하는 자는 어긋나고 일원(一源)은 자취가 끊겼으므로 반원(返源)하려고 하는 자는 미(迷)하느니라 (萬法無根 欲窮者錯 一源絶迹 欲返者迷) [五燈全書卷三十九 薦福道英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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