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4년 장경포단(長慶蒲團)

태화당 2019. 8. 10. 11:30

장경포단(長慶蒲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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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개포단도좌파(七个蒲團徒坐破)

권기렴래견천하(捲起簾來見天下)

만상지중독로신(萬象之中獨露身)

불시맥구벽척타(不是驀口劈脊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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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포단(蒲團)을 도연(徒然)히 좌파(坐破)하고

발을 걷어올리다가 천하를 보았네

만상(萬象) 가운데 독로(獨露)한 몸이여

이 맥구(驀口)가 아니면 벽척(劈脊)에 때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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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경혜릉(長慶慧稜)은 설봉의존(雪峯義存)의 법사(法嗣). 남악하육세(南嶽下六世). 포단(蒲團)은 좌구(坐具)니 곧 방석(方席). 부들로 짜서 만들며 그 모양이 단원(團圓)하므로 포단(蒲團)이라 함.

1~4행 장경혜릉선사(長慶慧稜禪師)는 선원(禪苑)을 역참(歷參. 두루 參預)하였는데 뒤에 영운(靈雲. 志勤이니 大安法嗣. 百丈海懷下二世. 南嶽下四世)을 참()하여 묻되 무엇이 이 불법의 대의(大意)입니까. ()이 이르되 나귀의 일이 가지 않았는데 말의 일이 도래(到來)하느니라 (驢事未去馬事到來). 스님이 이와 같이 설봉과 현사(玄沙. 雪峯法嗣)를 왕래한 이십 년 간에 일곱 개의 포단을 좌파(坐破)하였으나 이 일을 밝히지 못했다. 어느 날 발을 걷다가 홀연히 대오하고 이에 송()이 있었으니 가로되 또한 기이하고 또한 기이하도다/ 발을 걷어올리다가 천하를 보았네/ 어떤 사람이 나에게 어떤 종()을 아느냐고 묻는다면/ 불자(拂子)를 잡아 일으켜 벽구(劈口)에 때리리라 (也大差也大差 捲起簾來見天下 有人問我解何宗 拈起拂子劈口打. 의 뜻). 설봉이 들어 현사에게 일러 가로되 차자(此子)가 사무쳐 갔다. 현사가 가로되 옳지 못합니다 이것은 이 의식(意識)으로 저술(著述)하였으니 다시 감과(勘過. 勘驗하여 봄)를 써야 비로소 옳을 것입니다. 저녁에 이르러 중승(衆僧)이 올라와 문신(問訊)하자 설봉이 스님에게 일러 이르되 비두타(備頭陀. 玄沙師備)가 너를 긍정하지 않고 있으니 네가 실로 정오(正悟)가 있다면 대중을 상대해 거사(擧似)하라. 스님이 또 송이 있어 가로되 만상 가운데 독로(獨露)하는 몸이여/ 오직 사람이 스스로 긍낙(肯諾)해야 이에 또한 친하리라/ 지난 시절에 잘못 도중(途中)을 향해 찾다가/ 금일(今日)에 보니 불 속의 얼음이로다 (萬象之中獨露身 惟人自肯乃方親 昔時謬向途中覓 今日看來火裏氷). 설봉이 이에 현사를 돌아보며 가로되 다시 이 의식(意識)으로 저술했다 함은 옳지 못하리라 [禪苑蒙求瑤林卷上]. ()는 공()의 뜻. 도연(徒然)은 공연(空然)과 같은 뜻. ()은 걷을 권. ()은 발 렴. ()은 갑자기 맥. 바로 맥. ()은 정대착(正對著)의 뜻. 맥구(驀口)는 바로 입에. 벽척(劈脊)은 바로 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