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집주(5권)

선문염송집 권2 제62칙(본문 한글)

태화당 2021. 9. 16. 08:22

六二유마회상(維摩會上)에서 32보살이 각자 불이법문(不二法門)을 설했다. 말후에 문수가 이르되 나는 일체법에 무언무설(無言無說)하고 무시무식(無示無識)하여 모든 문답을 여의었으니 이것이 보살의 입불이법문(入不二法門)이 됩니다. 도리어 유마힐(*維摩詰)에게 묻되 아등(我等)은 각자 설해 마쳤으니 인자(仁者; 상대의 敬稱)가 마땅히 설하십시오. 무엇 등이 이 보살의 입불이법문(入不二法門)입니까. 때에 유마힐이 묵연하였다. 문수가 감탄하며 이르되 내지 문자어언이 있지 않음이 이 보살의 참다운 입불이법문입니다.

 

설두현(雪竇顯)이 송하되 돌() 이 유마로(維摩老)/ ()를 내어 공연히 오뇌(懊惱)한다/ 비야리(*毗耶離)에서 와질(臥疾)하니/ 전신이 매우 고고(枯槁)하다/ 칠불조사(*七佛祖師)가 오매/ 1()을 다만 자주 쓸었다/ 불이문(不二門)을 청문(請問)하니/ 당시에 바로 고도(*靠倒; 밀어 거꾸러뜨림)했다/ 고도(靠倒)하지 않으면/ 금모사자일지라도 찾을 곳이 없다(*金毛師子無處討).

 

대홍은(大洪恩)이 송하되 비야리성에서 머리 다투어 달리며/ 부질없이(; 과 통함) 이르기를 남성(南星)이 참다운 북두(北斗)라 한다/ 도리어 방휼 둘이 서로 버티다가(*蚌鷸兩相持)/ 수유(須臾)에 모두 어인(漁人)의 손에 떨어짐과 같다.

 

천복일(薦福逸)이 송하되 비야성 속의 유마힐이여/ 그가 필경에 철()했으나 불철(不徹)한 줄 안다/ 금모사자가 이르지 않았을 때/ 1()을 거제(去除)하면서 먼저 누설했다/ 불이문을 회문(廻問)함에 이르자/ 한 덩이()의 무공철(*無孔鐵)을 밀어내었다/ 다만(*) 문수의 한 쐐기 내림을 입어/ 천년만재(千年萬載)에 요철(凹凸)을 이루었다.

 

운거원(雲居元)이 송하되 문수는 백()이며 유마는 흑()이니/ 도적을 잡으려면 종래로 꼭 이 도적이라야 한다/ 가련하다 팔만사천인(*八萬四千)이여/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찾음을 얻지 못했다.

 

천동각(天童覺)이 송하되 만수(*曼殊)가 노유마(老維摩)에게 문질(問疾)하니/ 불이문을 열어 작가를 간()한다/ 옥돌 표면의 정수(精粹) 중에 누가 상감하는가(*珉表粹中誰賞鑑)/ 망전실후를 자차(咨嗟; 한숨을 쉬며 한탄함)하지 말아라(忘前失後莫咨嗟)./ 구구(區區)히 포박(*抱璞)함은 초정(楚庭)의 빈사()/ 찬찬(璨璨)히 보주(報珠)함은 수성의 단사(*隋城斷蛇)/ 점파(點破)를 쉬어라, 자하(疵瑕; 하자)가 끊겼나니/ 속기(俗氣)가 온통 없어야 도리어 조금 상당하다.

 

승천회(承天懷)가 송하되 변재(辯才)가 무애한 노유마여/ 오축(*五竺)의 삼현(*三賢)도 어찌하지 못한다/ 한 번 만수(曼殊)를 보자 두구(杜口; 침묵)를 달게 여기니/ 평생의 기우(器宇; 器量)가 문득 소마(銷磨)하였다/ 아아아(阿阿阿; 歎辭) 바둑은 적수를 만나면 사양(辭讓; *)을 행하기 어렵고/ 거문고는 지음을 만나면 격조가 더욱 높아진다.

 

장령탁(長靈卓)이 송하되 동문(洞門)을 늘 열어 두었으나 객의 내방은 드물고/ 벽초(碧草)의 떨기 가에 야궐(野蕨; 들 고사리)이 비대하다/ 가히 우습구나 유년(*流年; 세월)에 공연히 노대(*老大)하여/ 1()도 보은을 앎이 없음을 부끄러워한다.

 

개암붕(介庵朋)이 거()하되 유마의 묵연, 착어(着語)하여 이르되 틀렸다(). 문수의 찬선(讃善), 착어하여 이르되 틀렸다. 인하여 송을 이루었다. 이 착()이 어찌 일찍이 착이리오 / 대재(大哉)로다 진실로() 악하지 않다/ 철우(鐵牛)가 반야(半夜)에 중관(重關)을 여니/ 기린을 경기(驚起)하여 쌍각(雙角)이 부러졌다/ 착착(錯錯)이여 구담(瞿曇)의 정령(正令)이며 부자의 목탁이다(*夫子*木鐸).

 

지비자(知非子)가 송하되 유언(有言)과 무언을 묻지 않으매/ 세존이 나의 미운(迷雲)을 열었다/ 거수(擧手)하여 채찍을 날리매 그림자가 나타나자/ 양마(良馬)인 천리준(千里駿; 천리마)이 달렸다/ 비야(毗耶)에서 현현(顯玄)하고 불적(拂迹)하니/ 참다운 입불이법문(入不二法門)이다.

 

보복전(*保福展)이 염()하되 문수는 엄이투령(*掩耳偸鈴)과 흡사하더니 오강에서 힘이 다했고(*力盡烏江) 유마의 일묵(一默)은 화문(*化門)을 벗어나지 못했다. 또 이르되 대소(大小) 유마가 문수의 한 번 앉힘을 입자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일어남을 얻지 못했다.

 

설두현(雪竇顯)이 염()하되 유마가 무어라고 말하는가. 다시 이르되 감파(勘破)했다. 또 중이 묻되 무엇이 이 유마의 일묵(一默)입니까. 스님이 이르되 한산이 습득을 방문했다. 중이 이르되 이러하시댜면 곧 불이법문에 입()하였습니다. 스님이 이르되 허(; )하고 다시 송을 이루었으니 이르되 유마대사가 어디로 좇아 갔는가/ 천고(千古)에 사람으로 하여금 앙망해도 궁구하지 못하게 하네/ 불이법문을 다시 물음을 쉴지니/ 야래(夜來)에 명월이 고봉(高峯)에 올랐다.

 

낭야각(瑯瑘覺)이 염()하되 문수의 이러한 찬탄은 또한 이 작복하며 헛소리를 들음이거니와(*杓卜聽虛聲). 유마의 묵연은 너희 등 제인이 간절히 찬귀타와(*鑚龜打瓦)함을 얻지 말아라.

 

원오근(圜悟勤)이 거()했다. 문수가 유마에게 물어 이르되 아등은 각자 설해 마쳤으니 무엇이(云何) 이 인자(仁者)가 설한 바 불이법문입니까. 스님이 이르되 이 일전어(一轉語)를 총림에서 화회(話會)함이 적지 않다. 어떤 이는 말하되 묵연했다 하고 어떤 이는 말하되 양구(良久)했다 하고 어떤 이는 말하되 거좌(據坐)했다 하고 어떤 이는 말하되 부대(不對)했다 하거니와 요차(要且; 도리어. 終乃) 모삭(摸?; ?은 구할 삭이니 과 통함))함을 얻지 못하지만(不着) 바로 그 소리가 우레 같아 널리 경군(驚群)하여 진동함을 얻었다. 옛으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성후성(前聖後聖)이 설한 바 법문이 다만 유마의 편시지간(片時之閒; 잠시 사이)을 향해 일시에 현현(顯現)했다. 그래 말하라 바로 이런 때를 당하여 저() 무엇을 지어야 유마를 득견(得見)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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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염송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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