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록

전등록 권4 법융선사(法融禪師) 02

태화당 2023. 1. 31. 08:03

唐永徽中 徒衆乏糧 師往丹陽緣化 去山八十里 躬負米一石八斗 朝往暮還供僧三百 二時不闕三年 邑宰蕭元善 請於建初寺講大般若經 聽者雲集 至滅靜品地爲之震動 講罷歸山 博陵王問師曰 境緣色發時 不言緣色起 云何得知緣 乃欲息其起 師答曰 境色初發時 色境二性空 本無知緣者 心量與知同 照本發非發 爾時起自息 抱暗生覺緣 心時緣不逐 至如未生前 色心非養育 從空本無念 想受言念生 起法未曾起 豈用佛敎令 問曰閉目不見色 境慮乃便多 色旣不關心 境從何處發 師曰 閉目不見色 內心動慮多 幻識假成用 起名終不過 知色不關心 心亦不關人 隨行有相轉 鳥去空中眞 問曰 境發無處所 緣覺了知生 境謝覺還轉 覺乃變爲境 若以心曳心 還爲覺所覺 從之隨隨去 不離生滅際 師曰 色心前後中 實無緣起境 一念自凝忘 誰能計動靜 此知自無知 知知緣不會 當自檢本形 何須求域外 前境不變謝 後念不來今 求月執玄影 討迹逐飛禽 欲知心本性 還如視夢裏 譬之六月氷 處處皆相似 避空終不脫 求空復不成 借問鏡中像 心從何處生 問曰 恰恰用心時 若爲安隱好 師曰 恰恰用心時 恰恰無心用 曲譚名相勞 直說無繁重 無心恰恰用 常用恰恰無 今說無心處 不與有心殊 問曰 智者引妙言 與心相會當 言與心路別 合則萬倍乖 師曰 方便說妙言 破病大乘道 非關本性譚 還從空化造 無念爲眞常 終當絕心路 離念性不動 生滅無乖誤 谷響旣有聲 鏡像能迴顧 問曰 行者體境有 因覺知境亡 前覺及後覺 幷境有三心 師曰 境用非體覺 覺罷不應思 因覺知境亡 覺時境不起 前覺及後覺 幷境有三遲 問曰 住定俱不轉 將爲正三昧 諸業不能牽 不知細無明 徐徐躡其後 師曰 復聞別有人 虛執起心量 三中事不成 不轉還虛妄 心爲正受縛 爲之淨業障 心塵萬分一 不了說無明 細細習因起 徐徐名相生 風來波浪轉 欲靜水還平 更欲前途說 恐畏後心驚 無念大獸吼 性空下霜雹 星散穢草摧 縱橫飛鳥落 五道定紛綸 四魔不前却 旣如猛火燎 還如利劍斫 問曰 賴覺知萬法 萬法本來然 若假照用心 只得照用心 不應心裏事 師曰 賴覺知萬法 萬法終無賴 若假照用心 應不在心外 問曰 隨隨無簡擇 明心不現前 復慮心闇昧 在心用功行 智障復難除 師曰 有此不可有 尋此不可尋 無簡卽眞擇 得闇出明心 慮者心冥昧 存心託功行 何論智障難 至佛方爲病 問曰 折中消息間 實亦難安帖 自非用行人 此難終難見 師曰 折中欲消息 消息非難易 先觀心處心 次推智中智 第三照推者 第四通無記 第五解脫名 第六等眞僞 第七知法本 第八慈無爲 第九遍空陰 第十雲雨被 最盡彼無覺 無明生本智 鏡像現三業 幻人化四衢 不住空邊盡 當照有中無 不出空有內 未將空有俱 號之名折中 折中非言說 安帖無處安 用行何能決 問曰 別有一種人 善解空無相 口言定亂一 復道有中無 同證用常寂 知覺寂常用 用心會眞理 後言用無用 智慧方便多 言辭與理合 如如理自如 不由識心會 旣知心會非 心心復相泯 如是難知法 永劫不能知 同此用心人 法所不能化 師曰 別有證空者 還如前偈論 行空守寂滅 識見暫時翻 會眞是心量 終知未了原 又說息心用 多智疑相似 良由性不明 求空且勞己 永劫住幽識 抱相都不知 放光便動地 於彼欲何爲 問曰 前件看心者 復有羅縠難 師曰 看心有羅縠 幻心何待看 況無幻心者 從容下口難 問曰 久有大基業 心路差互間 得覺微細障 卽達於眞際 自非善巧師 無能決此理 仰惟我大師 當爲開要門 引導用心者 不令失正道 師曰 法性本基業 夢境成差互 實相微細身 色心常不悟 忽逢混沌士 哀怨愍群生 託疑廣設問 抱理內常明 生死幽徑徹 毀譽心不驚 野老顯分答 法相媿來儀 蒙發群生藥 還如色性爲

緣化; 與勸化同 勸化有緣者 使行布施也

邑宰; 縣邑之長 卽縣令

心量; 謂心起妄想 對外境起種種度量 此爲凡夫之心量 如來眞證之心量 則遠離一切所緣能緣 而住於無心 [楞伽經三]

借問; 敬辭 用於向別人詢問事情

恰恰; 正好 適當之詞

繁重; 指工作任務又多又重

會當; 應當 該當

習因; 新譯之同類因 舊譯云習因 新譯之等流果 舊譯曰習果 智度論謂之習因習果 習者習續之義 習續前念之善而起後念之善 乃至習續前念之無記而起後念之無記 前爲習因 後爲習果 通於一切之色心 通於善惡無記之三性 [止觀八]

五道; 地獄道 餓鬼道 畜生道 人道 天道

四魔; 三藏法數十二 四魔[出瑜伽師地論] 魔 梵語具云魔羅 華言能奪命 又云殺者 謂能奪智慧之命 而殺害出世善根故也 一蘊魔 蘊猶積聚也 謂色受想行識等 積聚而成生死苦果 此生死法 能奪智慧之命 故云蘊魔 二煩惱魔 謂三界中一切煩惱妄惑也 修行之人 爲此妄惑惱亂心神 不能成就菩提 是名煩惱魔 三死魔 死者謂四大分散 天喪殞沒也 修行之人 爲此天喪 不能續延慧命 是名死魔 四天魔 此魔卽欲界第六天也 若人勤修勝善 欲超越三界生死 而此天魔 爲作障礙 發起種種擾亂之事 令修行人不得成就出世善根 是名天魔

折中; 謂事理有不同者 執其兩端而折其中也 [大慧書栲栳珠]

消息; 涅槃玄義發源機要一 報示消息者 此以音信爲消息 梵網經心地品菩薩戒義疏發隱三 消息者 猶酌量也 祖庭事苑四 消息 消 盡也 息 生也 謂可加卽加 可減卽減 禪林寶訓音義 消息 陰死爲消 陽死爲息

安帖; 又作安貼 安定 平靜

無記; 一切法可分爲善不善無記等三性 無記卽非善非不善者 因其不能記爲善或惡 故稱無記 或謂無記者因不能招感異熟果(善惡之果報) 不能記異熟果 是故稱爲無記 [唯識論五 百法問答抄三]

羅縠難; 羅縠 布之稀簿輕妙者 天衆之衣 續華嚴略疏刊定記九云 涅槃經說 第十地菩薩猶未了見於佛性 如隔羅縠 林間錄上 只如十地聖人說法 如雲如雨 猶被佛呵見性如隔羅縠

從容; 逍遙 安靜 悠悠自適

眞際; 卽眞如實際之略稱 斷絶相對差別之相 呈現平等一如的眞如法性之理體

混沌; 莊子應帝王 南海之帝爲儵 北海之帝爲忽 中央之帝爲混沌 儵與忽時相與遇於混沌之地 混沌待之甚善 儵與忽謀報混沌之德曰 人皆有七竅 以視聽食息 此獨無有 嘗試鑿之 日鑿一竅 七日而混沌死

來儀; 一鳳凰感德來舞而有容儀 是一種祥瑞的徵兆 二傑出人物的到來

 

() 영휘(永徽; 650-655) 중 도중(徒衆)이 양식이 모자라자 스님이 단양(丹陽)으로 가서 연화(緣化)했는데 산과의 거리()80리였다. 몸소 쌀 18(一石八斗)를 지고 아침에 가서 저녁에 돌아와 승려 3백에게 공급했는데 2(二時; 두 때의 粥飯)에 궐()하지 않기가 3년이었다. 읍재(邑宰) 소원선(蕭元善)이 청하여 건초사(建初寺)에서 대반야경(大般若經; 大般若波羅蜜多經)을 강설했는데 청자(聽者)가 운집(雲集)했고 멸정품(滅靜品)에 이르자 땅이 진동(震動)했다. (; 저본에 로 지었음)을 마치자 귀산(歸山)했다. 박릉왕(博陵王)이 스님에게 물어 가로되 경()이 색을 연(; 攀緣)하여 발()할 때 연색(緣色)이 일어난다()고 말하지 않으니 어찌해야 연()을 득지(得知)하며 이에 그 일어남()을 쉬기를 바라겠습니까(). 스님이 답해 가로되 경색(境色)이 처음 발할 때 색과 경(), 두 자성(自性)이 공()한지라 본래 연()을 아는 자가 없으며 심량(心量)이 지()와 더불어 한가지다. 근본을 비추매 발()이 발이 아니며 이때 일어남()이 저절로 쉬어지나니 포암(抱暗)하고 각연(覺緣)을 내면 심()이 때에 연()하여 쫓지() 않아서 생하지 아니한 전과 같음에 이르나니 색심(色心)은 양육(養育)함이 아니다. ()을 좇는지라 본래 염()이 없지만 상수(想受)하여 염()이 생한다고 말하나니 법을 일으켜도 일찍이 일어나지 않거늘 어찌 부처의 교령(敎令)을 쓰겠는가. 문왈(問曰) 폐목(閉目)하면 색이 보이지 않으며 경려(境慮)가 이에 바로 많습니다. 색이 이미 마음에 상관하지 않거늘 경()이 어느 곳으로 좇아 발()합니까. 사왈 폐목(閉目)하면 색이 보이지 않지만 내심(內心)은 동려(動慮)가 많고 환식(幻識)이 거짓으로 용()을 이루니 명()을 일으켜도 마침내 허물()이 아니다. 색이 마음에 상관하지 않음을 알아서 마음도 또한 사람에 상관하지 않나니 행()을 따라 상()의 전()함이 있지만 새가 가니 공중(空中)의 진()이다. 문왈 경()이 발()하매 처소가 없고 각()을 연()하여 생()을 요지(了知)합니다. ()이 물러나면() ()이 도리어 전()하고 각이 이에 변해 경이 되나니 만약 심()으로써 심을 예인(曳引)하면 도리어 각()과 소각(所覺)이 됩니다. 이를 좇아 수수거(隨隨去; 자꾸 따라가다)하면 생멸제(生滅際)를 여의지 못합니다. 사왈 색심(色心)의 전후(前後) 중에 실로 연()이 경()을 일으킴이 없나니 1념이 스스로 응망(凝忘)하면 누가 능히 동정(動靜)을 헤아리겠는가(). 이 지()는 스스로 지가 없나니 지지(知知)하는 연()을 알지() 못하거든 마땅히 스스로 본형(本形)을 점검(點檢)해야 하거늘 어찌 역외(域外)에서 구함을 쓰는가(). 전경(前境)은 변사(變謝; 변해 물러나다)하지 않고 후념(後念)은 현금(現今)에 오지 않나니 달을 구하느라 현영(玄影)을 집착(執捉)하고 자취를 찾느라 나는 새를 쫓는다. 마음의 본성을 알고자 한다면 도리어 꿈 속을 봄과 같고 6월의 얼음에 비유하나니 처처에 모두 상사(相似)하다. 허공을 피하려면 마침내 벗어나지 못하고 허공을 구함도 다시 이루지 못하나니 거울 속의 형상(形像)을 차문(借問)하나니 마음이 어느 곳으로 좇아 생하느냐. 문왈(問曰) 흡흡(恰恰) 용심(用心)할 때 어떻게 해야(若爲) 안은(安隱; 安穩과 같음)하게 좋습니까(). 사왈 흡흡(恰恰) 용심할 때 흡흡 무심(無心)을 쓸지니 곡담(曲譚; 曲說)은 명상(名相)이 노고롭고 직설(直說)은 번중(繁重)이 없다. 무심(無心)을 흡흡 쓰면 상용(常用)해도 흡흡 없나니 지금 설하는 무심(無心)한 곳은 유심(有心)과 더불어 다르지() 않다. 문왈(問曰) 지자(智者)는 묘언(妙言)을 인용하는지라 마음과 더불어 서로 회당(會當)하고 언어와 심로(心路)는 다르나니 합하면 곧 만배(萬倍) 어긋납니다. 사왈 방편으로 묘언(妙言)을 설하고 파병(破病)함은 대승(大乘)의 도니 본성(本性)의 말씀()과 상관되지 않으면 도리어 허공으로 좇아 화조(化造)함이다. 무념(無念)이 진상(眞常)이 되나니 마침내 마땅히 심로(心路)가 끊어지고 이념(離念)해도 자성은 부동(不動)하나니 생멸(生滅)도 괴오(乖誤)가 없다. 곡향(谷響)은 이미 소리가 있으니 경상(鏡像)도 능히 회고(迴顧)하라. 문왈(問曰) 행자(行者; 수행자)가 경()이 있음을 체득했다가 각()으로 인해 경()이 없음()을 아나니 전각(前覺) 및 후각(後覺) 아울러 경(), 3()이 있습니다. 사왈 경()을 씀은 각()을 체득함이 아니니 각()해 마치면 응당 사념하지 말아라. 각으로 인해 경()이 없음()을 알고 각할 때 경이 일어나지 않나니 전각(前覺) 및 후각(後覺) 아울러 경(), 3()가 있다. 문왈 주()와 정()을 모두 굴리지() 않으니 이에() 정삼매(正三昧)가 되어 제업(諸業)이 능히 견인(牽引)하지 못하지만 미세한 무명(無明)이 서서히 그 뒤를 밟는() 줄 알지 못합니다. 사왈 다시 듣건대 달리 사람이 있어 헛되이 심량(心量)을 집기(執起)하여 셋 중의 일을 이루지 못하고 전()하지 못해 도리어 허망하다. ()이 정수(正受; 三昧)에 계박(繫縛)되면 정업장(淨業障)이라 하나니 심진(心塵)의 만분(萬分)의 일()이라도 깨닫지() 못하면 무명(無明)이라고 설한다. 세세(細細)한 습인(習因)이 일어나면 서서(徐徐)히 명상(名相)이 생하나니 바람이 오면 파랑(波浪)이 구르고() 고요하기()를 바라면() 물이 도리어 평온하거니와 다시 전도(前途)를 설하고자 하면 후심(後心)이 놀랄까 공외(恐畏)한다. 무념(無念)은 대수(大獸)가 울부짖음()이며 성공(性空)은 상박(霜雹; 서리와 雨雹)이 떨어짐이며 별이 흩어지면 예초(穢草)가 꺾이고() 종횡으로 비조(飛鳥)가 떨어진다. 5()가 결정코 분륜(紛綸; 雜亂한 모양)하고 4(四魔)를 미리() 물리치지() 못하나니 이미 맹화(猛火)의 불사름()과 같고 도리어 이검(利劍)의 쪼갬()과 같다. 문왈 각()에 의뢰하여 만법을 알며 만법이 본래 그러합니다. 만약 조용(照用)의 마음을 빌리면 다만 조용의 마음만 얻어서 심리(心裏)의 일에 응하지 못합니다. 사왈 각()에 의뢰해 만법을 알지만 만법은 마침내 의뢰함이 없고 만약 조용(照用)의 마음을 빌리면 응함이 심외(心外)에 있지 않다. 문왈 수수(隨隨)하며 간택(簡擇; 選擇)이 없으면 명심(明心)이 현전(現前)하지 않아 다시 마음의 암매(闇昧)를 염려하고 마음에 두어 공행(功行; 功力과 수행)을 쓰면 지장(智障)을 다시 제하기 어렵습니다. 사왈 이것이 있어도 가히 있음이 아니며 이것을 찾아도 가히 찾지 못하나니 간택(簡擇; )이 없음이 곧 진택(眞擇)이며 어둠()을 얻어야 명심(明心)을 낸다. 염려하는 자는 마음이 명매(冥昧)하고 마음에 두면 공행(功行)에 의탁(依託)하나니 어찌 지장(智障)의 난()을 논하겠는가, 부처에 이르더라도 바야흐로 병이 된다. 문왈 절중(折中)의 소식(消息) 사이에 실로 또한 안첩(安帖)하기 어렵나니 스스로 행()을 쓰는 사람이 아니면 이 난()을 마침내 보기 어렵습니다. 사왈 절중(折中)에 소식(消息)을 바란다면() 소식은 난이(消息)가 아니다. 먼저 심처(心處)의 심()을 관()하고 차()는 지중(智中)의 지()를 추리(推理)하고 제3은 추자(推者)를 비추고() 4는 무기(無記)에 통하고 제5는 명()을 해탈하고 제6은 진위(眞僞)를 제등(齊等)히 하고 제7은 법본(法本)을 알고 제8은 무위(無爲)를 사랑하고() 9는 편공(遍空)의 음()이며 제10은 운우(雲雨)의 피(; 이불). 가장 그 무각(無覺)을 다하면 무명이 본지(本智)를 내나니 경상(鏡像)3()을 나타내고 환인(幻人)은 사구(四衢; 四通八達大路)를 교화한다. 공변(空邊)의 다함에 머물지 말고 마땅히 유중(有中)의 무()를 비추어라. 공유(空有)의 안을 벗어나지 말고 공유(空有)가 함께함을 가지지 말지니 이를 호()해 절중(折中)이라 하나니 절중은 언설이 아니다. 안첩(安帖)은 안첩할 곳이 없고 행()을 쓰매 어찌 능히 결단하겠는가. 문왈 달리 1종의 사람이 있어 공무상(空無相)을 잘 이해하나니 구언(口言)은 정란(定亂)이 하나며 다시 유중(有中)의 무()를 말한다. 동증(同證)하여 용()이 늘 고요하고() 지각(知覺)은 고요하면서 늘 쓰며() 용심(用心)하면서 진리를 알고() 후언(後言)은 용()해도 용이 없다. 지혜의 방편이 많고 언사(言辭)는 이치와 합하고 여여(如如)의 이치가 자여(自如)하고 식심(識心)을 말미암아 아는 게 아니다. 이미 마음으로 아는 것은 그른 줄 알아서 심심(心心)이 다시 서로 민멸(泯滅)하나니 이와 같이 알기 어려운 법은 영겁(永劫)토록 능히 알지 못한다. 이와 같이 용심(用心)하는 사람은 법으로 능히 교화하지 못할 바입니다. 사왈 달리 증공(證空)한 자가 있어 도리어 앞의 게론(偈論)과 같나니 공()을 행하며 적멸을 지키면서 식견(識見)이 잠시 번복(翻覆)한다. ()을 앎은 이 심량(心量)이라 마침내 알더라도 근원()을 깨친() 게 아니거늘 또 심용(心用)을 쉼을 설하니 다지(多智)의 의혹이 상사(相似)하다. 참으로() 성품이 불명(不明)함으로 말미암아 구공(求空)하고 또() 자기를 노고롭게 하나니 영겁토록 유식(幽識)에 머물면서 상()을 안고 도무지 알지 못한다. 방광하고 바로 동지(動地)하더라도 거기에서 무엇을 하려고 하느냐. 문왈 전건(前件)의 간심(看心)하는 자는 다시 나곡난(羅縠難)이 있습니다. 사왈 간심(看心)하면 나곡(羅縠)이 있지만 환심(幻心)이거늘 어찌 간()함을 기다리겠는가. 하물여 환심(幻心)이 없는 자는 종용(從容)히 하구(下口; 開口)하기 어렵다. 문왈 오래 대기업(大基業)이 있으며 심로(心路)가 차호(差互; 差錯)하는 사이 미세한 장애를 각지(覺知)함을 얻고 곧 진제(眞際)에 도달하려 합니다. 스스로 선교(善巧)한 스승이 아니면 능히 이 이치를 결단하지 못하리니 우리의 대사(大師)를 우러러 사유하나니 마땅히 위하여 요문(要門)을 여시고 용심자(用心者)를 인도(引導)해 정도(正道)를 잃지 않게 하십시오. 사왈 법성(法性)의 본기업(本基業)이 몽경(夢境)으로 차호(差互)를 이루고 실상(實相)의 미세신(微細身)은 색심(色心)으로 늘 불오(不悟)한다. 홀연히 혼돈사(混沌)를 만나매 애원(哀怨)하며 군생(群生)을 불쌍히 여기나니 의심에 의탁해 널리 설문(設問)하매 이치를 안고 안이 늘 밝다. 생사는 유경(幽徑)에 통하고() 훼예(毀譽)에 마음이 놀라지 않나니 야로(野老)가 환히 분별해 답하매 법상(法相)이 내의(來儀)에 부끄럽고 군생을 발()하는 약을 입으니() 도리어 색성(色性)이 함과 같다.

緣化; 권화(勸化)와 같음. 인연이 있는 자에게 권화하여 보시를 행하게 함.

邑宰; 현읍(縣邑)의 장(). 곧 현령(縣令).

心量; 이르자면 마음이 망상을 일으켜 외경(外境)에 대해 갖가지 탁량(度量)을 일으킴이니 이것은 범부의 심량이 됨. 여래의 진증(眞證)의 심량은 곧 일체 소연(所緣)과 능연(能緣)을 멀리 여의고 무심에 머묾임 [릉가경3].

借問; 경사(敬辭)니 다른 사람을 향해 사정을 순문(詢問)함에 사용함.

恰恰; 정호(正好)니 적당(適當)의 말.

繁重; 공작(工作)의 임무가 또 많고 또 무거움을 가리킴.

會當; 응당(應當). 해당(該當).

習因; 신역의 동류인(同類因)을 구역에 이르되 습인(習因)이며 신역의 등류과(等流果)를 구역에 가로되 습과(習果). 지도론에 이를 일러 습인습과(習因習果)과 했음. ()이란 것은 습속(習續)의 뜻이니 전념(前念)의 선()을 습속하여 후념의 선을 일으키며 내지 전념의 무기(無記)를 습속하여 후념의 무기를 일으킴. ()은 습인이 되고 후()는 습과가 됨. 일체의 색심(色心)에 통하며 선ㆍ악ㆍ무기의 3()에 통함 [지관8].

五道; 지옥도ㆍ아귀도ㆍ축생도ㆍ인도ㆍ천도.

四魔; 삼장법수12. 사마(四魔) [출유가사지론] ()는 범어를 갖추어 이르면 마라(魔羅; māra)니 화언으론 능탈명(能奪命)이며 또 이르되 살자(殺者). 이르자면 능히 지혜의 목숨을 뺏고 출세간의 선근을 살해하는 연고이다. 1. 온마(蘊魔) ()은 적취(積聚)와 같다. 이르자면 색ㆍ수ㆍ상ㆍ행ㆍ식 등이 적취하여 생사의 고과(苦果)를 이루나니 이 생사법이 능히 지혜의 목숨을 뺏으므로 고로 이르되 온마다. 2. 번뇌마(煩惱魔) 이르자면 3계 중의 일체 번뇌의 망혹(妄惑)이다. 수행하는 사람이 이 망혹 때문에 심신(心神)을 뇌란(惱亂)하여 능히 보리를 성취하지 못하나니 이 이름이 번뇌마다. 3. 사마(死魔) ()란 것은 이르자면 4()가 분산하여 천상(天喪; 은 운명 천. 곧 운명이 다해 죽음)으로 운몰(殞沒)함이다. 수행하는 사람이 이 천상 때문에 능히 혜명을 속연(續延)하지 못하나니 이 이름이 사마다. 4. 천마(天魔) 이 마는 곧 욕계의 제6천이다. 만약 사람이 승선(勝善)을 부지런히 닦아 3계의 생사를 초월하려고 하면 이 천마가 장애를 만들어 갖가지 요란(擾亂)의 일을 발기(發起)하여 수행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출세간의 선근을 성취하지 못하게 하나니 이 이름이 천마다.

折中; 이르자면 사리(事理)에 부동(不同)한 것이 있으면 그 양단을 잡아 그 중간을 자름임 [대혜서고로주].

消息; 열반현의발원기요1. 소식(消息)을 보시(報示)한다는 것은 이것은 음신(音信)으로 소식을 삼음이다. 범망경심지품보살계의소발은3. 소식(消息)이란 것은 작량(酌量)과 같다. 조정사원4. 소식(消息) ()는 진()이며 식()은 생()이니 이르자면 가()가 옳으면 곧 가()하고 감()이 옳으면 곧 감()함임. 선림보훈음의. 소식(消息) ()이 죽음을 소()라 하고 양()이 죽음을 식()이라 한다.

安帖; 또 안첩(安貼)으로 지음. 안정(安定). 평정(平靜).

無記; 일체법은 가히 선()ㆍ불선(不善)ㆍ무기(無記) 등의 3()으로 분류함. 무기는 곧 선도 아니고 불선도 아닌 것이니 그것은 능히 선 혹은 악이 됨을 기록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고로 명칭이 무기임. 혹 이르기를 무기란 것은 능히 이숙과(異熟果; 선악의 과보)를 초감(招感)하지 못함으로 인해 능히 이숙과를 기록하지 못하나니 이런 고로 일컬어 무기라 함 [유식론5. 백법문답초3].

羅縠難; 라곡(羅縠)은 베의 성기고 얇으면서 가볍고 묘한 것이니 천중(天衆)의 옷임. 속화엄약소간정기9에 이르되 열반경에 설하기를 제10() 보살이 오히려 아직 불성을 보지 못함이 나곡(羅縠)에 막힘과 같다. 임간록상 지여(只如) 십지성인의 설법이 구름과 같고 비와 같더라도 오히려 부처가 꾸짖으며 견성이 나곡(羅縠)에 격()함과 같다 함을 입었다.

從容; 소요(逍遙). 안정(安靜). 유유자적(悠悠自適).

眞際; 곧 진여실제(眞如實際)의 약칭임. 상대와 차별의 모양을 단절하고 평등한 일여의 진여의 법성의 이체(理體)를 나타냄.

混沌; 장자(莊子) 응제왕(應帝王). 남해(南海)의 제왕(帝王)은 숙()이라 했고 북해(北海)의 제왕은 홀()이라 했고 중앙(中央)의 제왕은 혼돈(混沌)이라 했다. ()과 홀()이 때로 서로 함께 혼돈의 땅에서 만났는데 혼돈의 대우(待遇)가 매우 좋았다. 숙과 홀이 모의(謀議)하여 혼돈의 덕을 갚으려 하면서 가로되 사람은 다 일곱 구멍이 있어 보고 듣고 먹고 숨쉰다. 이것은 홀로 있지 않다 하고는 일찍이 시험삼아 그것을 뚫었는데 하루에 한 구멍을 뚫었다. 7일 만에 혼돈이 죽었다.

來儀; 1. 봉황이 감덕(感德)하여 와서 춤추며 용의(容儀)가 있음이니 이는 일종의 상서(祥瑞)의 징조임. 2. 걸출한 인물의 도래(到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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