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불사(不似)

태화당 2019. 8. 3. 08:35

불사(不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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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황률금세락(去歲黃栗今歲落)

거년소촉금년촉(去年宵燭今年燭)

추색상사인불사(秋色相似人不似)

일거고인무소식(一去故人無消息)

우주광활인무수(宇宙廣闊人無數)

상식환여불상식(相識還如不相識)

쟁여독좌명창하(爭如獨坐明窓下)

등한간타엽비락(等閒看他葉飛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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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去歲)의 누런 밤이 금세(今歲)에도 떨어지고

거년(去年)의 반딧불이 금년에도 밝나니

추색(秋色)은 서로 비슷하나 사람은 같지를 않아

한 번 떠난 고인(故人)은 소식이 없구려.

우주가 광활하고 사람이 무수하지만

서로 앎이 도리어 서로 알지 못함과 같나니

어찌 홀로 밝은 창 아래 앉아

등한히 저 이파리 흩날려 떨어짐을 봄만 같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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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행 소촉(宵燭)은 반딧불. ()는 밤 소. ()은 밝을 촉. 고인(故人)은 죽은 사람. 오래 사귄 벗.

   5~8행 평생토록 간담(肝膽)을 남을 향해 기울였거만 서로 아는 것이 도리어 서로 알지 못함과 같더라 (平生肝膽向人傾 相識還如不相識) [宏智錄卷四]. 이 원가(寃家. 怨讐)가 아니면 머리를 맞대지 않느니라 (不是寃家不聚頭) [大慧錄卷三]. 서로 아는 이는 천하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알아주는 이 능히 몇 사람이더뇨 (相識滿天下 知心能幾人) [宏智錄卷四] 등등의 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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