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각인각색(各人各色)

태화당 2019. 8. 3. 08:36

각인각색(各人各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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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각불수(牛瘦角不瘦)

심수구역수(心邃句亦邃)

일색추도래(一色秋到來)

각인구상수(各人句相殊)

여공동상수(如共同床睡)

몽경각별수(夢境各別受)

공행산상로(共行山上路)

각유안차수(各有眼差殊)

여일대해수(如一大海水)

중어공동유(衆魚共同游)

각유일대해(各有一大海)

해무상아수(海無想我水)

약기분별심(若起分別心)

삼라현차수(森羅現差殊)

분별약불생(分別若不生)

만상하처수(萬象何處搜)

이변황국연(籬邊黃菊姸)

엽락풍랭추(葉落風冷秋)

토각오추어(吐却吾秋語)

각영간수구(各詠看數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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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수척(瘦瘠)해도 뿔은 수척하지 않지만

마음이 그윽하면 구절도 또한 그윽하나니

일색(一色)의 가을이 도래하매

각인(各人)의 구절이 서로 다르리라.

마치 함께 같은 침상에서 자지만

몽경(夢境)을 각자 다르게 받으며

함께 산 위의 길을 가지만

각자 눈의 차수(差殊)가 있음과 같느니라.

마치 한 대해수(大海水)

뭇 고기들이 공동으로 헤엄치매

각기 한 대해(大海)가 있지만

바다는 내가 물이라는 생각이 없음과 같도다.

만약 분별심을 일으킨다면

삼라(森羅)가 차수(差殊)를 나타내지만

분별이 만약 생하지 않으면

만상(萬象)을 어느 곳에서 찾을까.

울타리 가의 황국(黃菊)이 곱고

잎 지고 바람 차가운 가을에

나의 추어(秋語)를 토해 냈거니와

각자 몇 구절을 읊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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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행 수()는 파리할 수. ()는 깊고 멀 수.

   5~8행 차()는 어길 차. 차수(差殊)는 차이가 나서 다른 것.

   9~12행 한 바다에 뭇 고기가 노닐매/ 각기 한 대해가 있거니와/ 바다는 분별심이 없나니/ 모든 불법이 이와 같도다 (一海衆魚游 各有一大海 海無分別心 諸佛法如是) [靑梅集 靑梅印悟偈. 印悟朝鮮中葉名僧. 淸虛休靜法嗣. 楊岐下十九世].

   13~16행 삼라(森羅)는 숲의 나무처럼 많이 벌여서 있는 것. ()은 나무 빽빽할 삼. ()는 벌일 라. ()는 찾을 수.

   17~20행 각()은 조자(助字). ()은 읊을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