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무무(無無)

태화당 2019. 8. 3. 08:37

무무(無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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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취추엽수수(風吹秋葉颼颼)

공재체하추추(蛩在砌下啾啾)

물물각유추어(物物各有秋語)

오유일자무무(吾有一字無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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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가을잎에 불어 수수(颼颼)하고

귀뚜리가 섬돌 아래 있으면서 추추(啾啾)하도다

물건마다 각기 추어(秋語)가 있나니

나에게는 한 글자 무무(無無)가 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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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행 수()는 바람 소리 수. 수수(颼颼)는 바람 소리의 형용. 빗소리. 썰렁한 모양. 추워하는 모양. ()은 귀뚜라미 공. ()는 섬돌 체. ()는 찍찍거릴 추. 추추(啾啾)는 벌레 우는 소리. 새 우는 소리. 말 우는 소리. 원숭이 소리. 방울 소리. 피리 소리. 망령(亡靈)이 우는 소리.

   4행 중이 묻되 개도 도리어 불성(佛性)이 있습니까 또는 없습니까. 스님(趙州)이 이르되 무()니라. 중이 이르되 위로 제불(諸佛)에 이르고 아래론 누의(螻蟻. 땅강아지와 개미)에 미치기까지 다 불성이 있거늘 개는 무엇 때문에 도리어 없습니까. 스님이 이르되 그는 업식(業識)이 있기 때문이니라 (爲伊有業識在) [聯燈會要卷六 趙州章]. 위산(潙山)은 시중(示衆)해 가로되 일체중생이 다 불성이 없다 했고 염관(鹽官. 馬祖法嗣)은 시중(示衆)해 가로되 일체중생이 다 불성이 있다 했는데 염관에 두 중이 있어 가서 탐문(探問)하려 했다. 이미 위산에 이르러서는 위산의 거양(擧揚)을 들으매 그 애제(涯際)를 헤아리지 못해 이에 경만(輕慢)을 내었다. 인해 어느 날 스님(仰山)과 언화(言話)하던 차에 이에 권해 가로되 사형(師兄. 당시엔 同輩間에 가끔 사형이라고 호칭했음)은 모름지기 곧 불법을 부지런히 배우고 용이(容易)하다 함을 얻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스님이 이에 이 모양을 만들어 손으로써 밀어주고는 도리어 등 뒤를 향해 던지고 드디어 두 손을 펴 두 중으로부터 찾으니 두 중이 망조(罔措. 罔知所措니 어찌할 바를 모름)하였다. 스님이 가로되 오형(吾兄. 二僧을 가리킴)은 바로 모름지기 불법을 부지런히 배우고 용이하다 함을 얻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고는 곧 일어나 떠났다. 때에 두 중이 도리어 염관으로 돌아가는데 삼십 리를 가다가 한 중이 홀연히 성찰(省察)함이 있어 이에 가로되 마땅히 알지라 위산이 말씀하되 일체중생이 다 불성이 없다 하시더니 이를 믿어야 틀리지 않음이로다 하고는 곧 위산으로 돌아왔고 한 중은 다시 앞으로 몇 리를 가다가 물 건넘을 인해 홀연히 성찰함이 있어 스스로 탄식해 가로되 위산이 말씀하시되 일체중생이 다 불성이 없다 하더니 그의 이러히 말씀하심이 있음이 작연(灼然. 분명한 모양)하도다 하고는 또한 위산으로 돌아와 오랫동안 법석(法席)에 의지(依止)하였다 [五燈全書卷十七 仰山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