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지주(蜘蛛)

태화당 2019. 8. 3. 08:58

지주(蜘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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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천정허공중(床下天井虛空中)

무처불유지주망(無處不有蜘蛛網)

문예독봉태말충(蚊蚋毒蜂太末蟲)

일도접촉기명망(一度接觸其命亡)

세화촉수귀투복(歲華促壽鬼妬福)

일식불회즉내생(一息不回卽來生)

욕식명종일순식(欲識命終一瞬息)

청간지주탐충명(請看蜘蛛眈蟲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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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아래와 천정 허공 가운데에

거미의 그물이 있지 않는 곳이 없나니

모기나 독벌 파리가

한 차례 접촉하면 그 목숨이 망하느니라.

세화(歲華)가 수명을 재촉하고 귀신이 복을 투기(妬忌)하여

일식(一息)이 돌아오지 못하면 곧 내생이니

목숨 끝남이 한 순식간인 줄 알고자 하느냐

청컨대 거미가 벌레의 목숨을 노려봄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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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지()는 거미 지. ()는 거미 주.

   3행 문()은 모기 문. ()는 모기 예. 태말충(太末蟲)은 파리.

   5행 세화(歲華)는 세월. ()은 재촉할 촉. ()는 질투할 투.

   6행 부처님이 여러 사문(沙門. 出家修行人의 총칭)에게 물으시되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느냐. 대답해 가로되 며칠 사이에 있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자네는 도를 하지 못했다. 다시 한 사문에게 물으시되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느냐. 대답해 가로되 밥 먹는 사이에 있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자네도 또한 도를 하지 못했다. 다시 한 사문에게 물으시되 사람의 목숨이 얼마 사이에 있느냐. 대답해 가로되 호흡하는 사이입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시되 선재선재(善哉善哉)로다, 가히 도를 하는 자로다 [禪門拈頌卷一 十則]. 위의 문답은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의 글임. ()은 숨쉴 식. 일식(一息)이 돌아오지 못함이란 호흡이 끊김을 말함.

   7~8행 순()은 눈 깜작일 순이니 순식간(瞬息間)은 눈을 깜작이거나 숨을 내쉬는 짧은 시간. ()은 노려볼 탐. 즐길 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