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본자현성(本自現成)

태화당 2019. 8. 3. 09:03

본자현성(本自現成)

 

참학유여급정륜(參學猶如汲井輪)

홀지삭단인통난(忽地索斷忍痛難)

문착개구답화이(問著開口答話易)

설사정통취광란(設使精通就狂亂)

문재답처답재문(問在答處答在問)

답득역호부답친(答得亦好不答親)

야조자제화자소(野鳥自啼花自笑)

불간암하좌선인(不干巖下坐禪人)

 

참학(參學)은 오히려 우물 긷는 두레박 같나니

홀지(忽地)에 줄이 끊어지면 아픔을 참기 어려우리라

물어보매 입 열어 화두에 답하기는 쉽지만

설사(設使) 정통(精通)했더라도 광란(狂亂)을 이루느니라.

물음이 답하는 곳에 있고 답이 물음에 있나니

답해 얻더라도 또한 좋고 답하지 않더라도 친절하니라

들새는 스스로 울고 꽃은 스스로 미소하므로

바위 아래 좌선하는 사람에 상간(相干)하지 않느니라.

 

   제목 해석 본래 스스로 현전성취(現前成就)하였다.

   1행 참학(參學)은 참선학도(參禪學道)의 준말. ()는 오히려 유. ()은 물 길을 급. 정륜(井輪)은 우물의 두레박.

   2행 홀지(忽地)의 지()는 조자(助字). ()은 노 삭. 새끼 삭. 여기에선 두레박줄. 만고(萬古)에 푸른 못물의 공계(空界)의 달을 두 번 세 번 건져 보고서야 비로소 응당 알려나 (萬古碧潭空界月 再三撈摝始應知) [禪門拈頌卷一 二則]. 향상(向上)의 일로(一路)는 천성(千聖)도 전하지 못하거늘 학자의 노고하는 모습이 원숭이가 그림자를 잡으려고 함과 같도다 (向上一路 千聖不傳 學者勞形 如猿捉影) [傳燈錄卷七 盤山寶積章 盤山語]. 우물의 두레박줄이 끊어져 달아나면 인통(忍痛. 아픔을 참음)을 금하기 어렵느니라 (迸斷井索 忍痛難禁) [無明慧經錄卷三 慧經語] 등등의 말이 있음.

   3행 착()은 조자(助字). 화두(話頭)는 공안(公案)과 같은 말.

   4행 취()는 이룰 취. 오등전서권이십이 풍혈연소상당어(五燈全書卷二十二 風穴延沼上堂語) 중에 이르되 설사 말하기 전에 천득(薦得)하더라도 오히려 이 체각미봉(滯殼迷封. 껍질에 막히고 封疆)이요 비록 그렇게 구절 아래 정통하더라도 촉도광견(觸途狂見. 길에 부딪치는 대로 미친 견해)을 면하지 못하리라 (設使言前薦得 猶是滯殼迷封 縱然句下精通 未免觸途狂見).

   5행 오등전서권십칠 파초계철상당어(五燈全書卷十七 芭蕉繼徹上堂語. 繼徹仰山下三世) 중에 이르되 물음을 가지고 오지 말아라 나도 또한 답이 없느니라. 아느냐. 물음이 답하는 곳에 있고 답이 묻는 곳에 있느니라 (問在答處 答在問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