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文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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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표심상(言語表心相)
문자형어성(文字形語聲)
인류발명중(人類發明中)
막과문자승(莫過文字勝)
달마불립자(達磨不立字)
지인심위종(只因心爲宗)
궐후학불인(厥後學佛人)
이차기논쟁(以此起論爭)
문자유심구(文字有甚咎)
덕산소강경(德山燒剛經)
욕식기유래(欲識其由來)
문취약산옹(問取藥山翁)
해우불선해(解牛不善解)
우도빈마형(牛刀頻磨硎)
간경불식경(看經不識經)
도로손안정(徒勞損眼睛)
부지안중예(不知眼中翳)
각혐공화생(却嫌空花生)
득토망제인(得兎忘蹄人)
자자방진광(字字放眞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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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마음 모양을 표현하고
문자는 말소리를 형상(形象)하나니
인류의 발명 가운데
문자의 수승(殊勝)함을 지날 게 없도다.
달마가 문자를 세우지 않음은
단지 마음으로 종(宗)을 삼기 때문이었는데
그 후 불법을 배우는 사람들이
이로써 논쟁을 일으키더라.
문자가 무슨 허물이 있으리오만
덕산(德山)은 금강경을 태웠나니
그 유래를 알고자 하거든
약산노옹(藥山老翁)에게 물어보아라.
소를 분해하면서 잘 분해하지 못하면
우도(牛刀)를 자주 숫돌에 갈아야 하고
경을 보면서 경을 알지 못하면
도로(徒勞) 눈동자를 손상하느니라.
눈 가운데의 가림을 알지 못하고서
도리어 허공꽃 생함을 혐의하나니
토끼를 잡아 올무를 잊은 사람은
글자마다 진광(眞光)을 놓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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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행 상(相)은 모양 상. 막(莫)은 없을 막.
5~8행 능가경(楞伽經)에 부처님 말씀은 마음으로 종(宗)을 삼고 문 없음으로 법문(法門)을 삼는다 했으므로 (楞伽經 以佛語心爲宗 無門爲法門) 무릇 구법자(求法者)는 응당 구하는 바가 없어야 하나니 마음 밖에 다른 부처가 없고 부처 외에 다른 마음이 없느니라 [聯燈會要卷三 馬祖章 馬祖語]. 궐(厥)은 그 궐.
9~12행 덕산(德山. 宣鑒이니 龍潭崇信의 法嗣)은 본디 이 강승(講僧)인지라 서촉(西蜀)에 있으면서 금강경을 강설했는데 용담을 참견(參見. 參問해 뵘)했다가 대오(大悟)한 후 법당 앞에서 금강경소초(金剛經疏鈔)를 태웠으니 벽암록권일 사칙(碧巖錄卷一 四則)을 왕간(往看)하라. 간경차(看經次)에 중이 묻되 화상께선 심상(尋常)에 사람들에게 간경(看經)함을 허락하지 않으시더니 무엇 때문에 도리어 스스로 보십니까. 스님(藥山惟儼이니 石頭希遷의 法嗣)이 가로되 나는 단지 눈을 가림을 도모함이니라(我祇圖遮眼). 가로되 모갑(某甲)도 화상을 배운다면 도리어 얻겠습니까 또는 아닙니까. 스님이 가로되 네가 만약 본다면 소가죽도 또한 뚫음을 쓰리라 [五燈全書卷九 藥山章]. 심(甚)은 무엇 심, 구(咎)는 허물 구. 취(取)는 조자(助字).
13~16행 해우(解牛)는 장자내편양생주(莊子內篇養生主) 포정해우(庖丁解牛)에 나오는 말로 포정은 칼놀림이 신기(神技)에 가까워 19년 동안 소를 잡았으나 한 번도 칼을 숫돌에 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방금 숫돌에 갈아 낸 것 같았다 함. 간경(看經)하면서 경을 알지 못하면/ 도로(徒勞) 눈동자를 손상하나니/ 눈을 손상하지 않음을 얻으려 하거든/ 분명히 경을 식취(識取. 取는 助字)하라 (看經不識經 徒勞損眼睛 欲得不損眼 分明識取經) [五燈全書卷二十 靈隱玄本偈]. 빈(頻)은 자주 빈. 형(硎)은 숫돌 형. 도로(徒勞)는 헛수고니 도(徒)는 공(空)의 뜻.
17~20행 예(翳)는 가릴 예니 예병(翳病). 혐(嫌)은 의심할 혐. 싫어할 혐. 안중(眼中)에 가림이 있는 줄 알지 못하고서 도리어 허공 속에 꽃이 생함을 원망한다 (不知眼中有翳 却怨空裏生花) [無明慧經錄卷三]. 제(蹄)는 토끼 올무 제. 고기를 잡으면 통발을 잊고 토끼를 잡으면 올무를 잊는다 (得魚忘筌 得兎忘蹄). 선덕(先德)이 이르되 집착한 즉 자자(字字)가 창우(瘡疣)지만 통달한 즉 문문(文文)이 묘약(妙藥)이니라 (執則字字瘡疣 通則文文妙藥) [禪源諸詮集都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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