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하(阿呵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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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유재차실각아(僧猶在此失却我)
막장골계위한화(莫將滑稽爲閒話)
처파괴뢰이두인(覰破傀儡裏頭人)
미면포복소하하(未免抱腹笑呵呵)
아하하견야미(阿呵呵見也未)
쟁나탑양피차하(爭奈塔樣被借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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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은 오히려 여기에 있는데 나를 잃어버렸다 하니
골계(滑稽)를 가지고 한화(閒話)로 삼지 말아라
괴뢰(傀儡)의 안쪽 사람을 보아 깨뜨리면
배를 안고 하하 웃음을 면하지 못하리라.
아하하(阿呵呵) 보느냐 또는 아니냐
탑양(塔樣)을 빌림을 입음을 어찌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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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阿)는 조자. 하(呵)는 깔깔 웃을 가. 원음(原音)이 하.
1행 옛적에 두 사람이 한 중을 방송(防送. 護送. 押送)하여 고향에 돌아가는데 한 사람은 자물쇠를 지녔고 한 사람은 곤봉(棍棒)을 가졌다. 그(중)를 따르는 두 사람은 본디 잠을 탐하되 거의 죽은 사람과 같았다. 주막에서 야숙(夜宿)하는데 곤봉을 가진 자는 당문(當門)의 협도(夾道. 좁은 길) 가운데 누웠고 자물쇠를 가진 자는 밤이 깊어지자 푹 잤다. 중이 본디 익살스러웠는데 자물쇠를 끊고 떠나려다가 다시 돌아와 패도(佩刀)로써 그(자물쇠를 지닌 자)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협도(夾道)의 사람을 밟고 빗장을 열고 떠났다. 이미 새벽이 밝자 협도자(夾道者)가 새벽을 놓친 것을 깨닫고서 바쁘게 자물쇠를 지닌 자를 부르며 가로되 빨리 일어나라 빨리 일어나라. 화상(和尙)이 있는가 아닌가. 자물쇠를 지닌 자가 바쁜 중에 새벽 창문을 향해 그림자를 보다가 손으로 머리를 어루만지며 가로되 화상은 곧 있거니와 나는 보이지 않네 [請益錄卷下 八十二則].
2행 골(滑)은 익살 골. 계(稽)는 익살 계. 골계는 익살. 해학(諧謔).
3행 무엇이 이 제삼구(第三句)입니까. 임제가 이르되 다만 붕두(棚頭. 棚은 누각 붕. 사다리 붕)의 괴뢰 놀림을 보아라 잡아 당김이 모두 이두인(裏頭人)에 의뢰(依賴)하느니라 (但看棚頭弄傀儡 抽牽全賴裏頭人) [碧巖錄卷四 三十八則]. 처(覰)는 엿볼 처. 괴(傀)는 꼭두각시 괴. 뢰(儡)는 꼭두각시 뢰. 괴뢰(傀儡)는 꼭두각시. 허수아비. 이두인(裏頭人)은 안쪽에서 꼭두각시를 조종(操縱)하는 사람.
6행 숙종황제(肅宗皇帝. 代宗皇帝의 誤)가 혜충국사(慧忠國師. 六祖의 法嗣)에게 묻되 백년후(百年後. 죽은 후)에 수요(須要)하는 바가 어떤 물건입니까. 국사가 이르되 노승(老僧)에게 저 무봉탑(無縫塔. 꿰맨 자국이 없는 탑)을 만들어 주십시오. 황제가 가로되 스님께 탑양(塔樣. 탑의 모양. 탑의 양식)을 청합니다. 국사가 양구(良久. 잠시 말 없이 있는 것)하고는 이르되 아시겠습니까. 황제가 이르되 알지 못합니다. 국사가 이르되 나에게 부법제자(付法弟子. 법을 전한 제자)인 탐원(耽源)이 있어 도리어 이 일을 압니다. 청컨대 조칙(詔勅. 임금의 勅令)으로 그에게 물으십시오. 국사가 천화(遷化)한 후에 황제가 탐원에게 조칙(詔勅)해 묻되 이 뜻이 무엇입니까. 탐원이 이르되 상(湘)의 남쪽이며 담(潭)의 북쪽이니/ 가운데 황금이 있어 일국(一國)을 채우도다/ 그림자 없는 나무 아래 배를 합동(合同)하니/ 유리 궁전 위에 지식(知識)이 없도다 (湘之南潭之北 中有黃金充一國 無影樹下合同船 琉璃殿上無知識) [碧巖錄卷二 十八則]. 중이 묻되 무엇이 이 무봉탑(無縫塔)입니까. 현사(玄沙)가 이르되 이 일봉(一縫)은 큰가 (大小. 句末에 두어서 의문을 표시함 多ㆍ大에 상당함) [請益錄卷下 七十五則]. 두 암주(庵主)가 산거(山居)했다. 상암주(上庵主)가 하암주(下庵主)에게 물어 가로되 며칠 보이지 않았는데 마땅히 무엇에 힘쓴 것인가. 하암주가 가로되 암중(菴中)을 향해 가서 저 무봉탑(無縫塔)을 조성(造成)했다네. 상암주가 가로되 나도 또한 한 곳을 조성하고 싶으니 잠시 탑양(塔樣)을 빌려주어 보게. 하암주가 가로되 왜 일찍 말하지 않았나 마침 타인이 빌려감을 입었네 [請益錄卷下 七十五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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