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역해무문관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 제29칙 비풍비번(非風非幡)

태화당 2019. 8. 12. 08:45

非風非幡

六祖因風颺刹幡 有二僧對論 一云幡動 一云風動 往復曾未契理 祖云 不是風動不是幡動 仁者心動 二僧悚然

無門曰 不是風動 不是幡動 不是心動 甚處見祖師 若向者裏見得親切 方知二僧買鐵得金 祖師忍俊不禁一場漏逗

頌曰 風幡心動 一狀領過 只知開口 不覺話墮

非風非幡; 祖庭事苑四 風幡競辨 老盧自傳衣之後 至儀鳳初 屆南海 遇印宗法師於法性寺講涅槃 盧寓止廊廡間 暮夜 風颺刹幡 聞二僧對論 一云風動 一云幡動 往復醻對 曾未契理 盧曰 可容俗士預高論否 曰 願聞子說 曰 不是風動 不是幡動 仁者心動 印宗竊聆此語 悚然異之

刹幡; 刹竿之幡

仁者; 尊稱對方 亦作人者 又單稱仁 孟子盡心章 孟子曰 仁也者人也 合而言之道也

忍俊不禁; 俊 英俊 俊傑 謂欲忍英俊而不禁也 禪林寶訓順硃三 才勝萬人曰英 智過千人曰俊

漏逗; 逗 透也 露也 漏逗 泄露 泄漏 禪錄用例常指泄露禪法玄旨 按禪旨强不可言說 然高手宗師本分示人 自可直指心地 泄露禪旨的說法 帶有詼諧意味 或云老衰雜亂之義

一狀領過; 以一通令狀 領衆人之罪 領 受也 接受 過 助詞

話墮; 自吐語而自分墮負也 卽失言 失策 又泛指禪家機用不合禪法

 

비풍비번(非風非幡)

육조(六祖), 바람이 찰번(刹幡)을 날리자 두 중이 있어 대론(對論)하는데 하나는 이르되 깃발()이 움직임이라 하고 하나는 이르되 바람()이 움직임이라 하면서 왕복(往復)하며 일찍이 이치에 계합(契合)하지 못함으로 인해 육조가 이르되 이 바람의 움직임이 아니며 이 깃발의 움직임이 아니라 인자(仁者)의 마음이 움직임입니다. 두 중이 송연(悚然. 은 두려울 송)했다.

무문(無門)이 가로되 이 바람의 움직임이 아니며 이 깃발의 움직임이 아니며 이 마음의 움직임이 아니니 어느 곳에서 조사(祖師)를 보겠는가. 만약 이 속을 향해 친절(親切)을 보아 얻는다면 비로소 두 중이 철()을 사서 금()을 얻었는 줄 알리라. 조사가 인준을 금하지 못했으니(忍俊不禁) 한바탕 누두(漏逗)로다.

송왈(頌曰) 바람ㆍ깃발ㆍ마음의 움직임을/ 일장으로 영과(一狀領過)하노라/ 다만 입을 열 줄만 알고/ 화타(話墮)한 줄 깨닫지 못하는구나.

비풍비번(非風非幡); 조정사원사(祖庭事苑四). 풍번경변(風幡競辨) 노로(老盧. 慧能盧氏)가 옷을 전수(傳受)한 후로부터 의봉초(儀鳳初. 676)에 이르러 남해(南海)에 이르렀는데 인종법사(印宗法師)가 법성사(法性寺)에서 열반경을 강설함을 만났다. ()낭무(廊廡) 사이에 우지(寓止. . 곧 거처)했는데 늦은 밤에 바람이 찰간(刹竿)의 깃발을 날렸다. 두 중의 대론(對論)을 들었는데 하나는 이르되 바람의 움직임이라 했고 하나는 이르되 깃발의 움직임이라 했다. 왕복하며 수대(醻對)하면서 일찍이 이치에 계합(契合)치 못했다. ()가 가로되 가히 속사(俗士)가 고론(高論)에 끼어듦을 용서하겠습니까. 가로되 자네()의 설함을 듣기를 원하네. 가로되 이 바람의 움직임이 아니며 이 깃발의 움직임이 아니라 인자(仁者)의 마음이 움직임입니다. 인종(印宗)이 가만히 이 말을 듣고 송연(悚然)하며 그를 이상히 여겼다.

찰번(刹幡); 찰간(刹竿)의 깃발.

인자(仁者); 상대방에 대한 존칭임. 또한 인자(人者)로 지으며 또 단칭(單稱)이 인(). 맹자(孟子) 진심장(盡心章). 맹자(孟子)가 가로되 인()이란 것은 인()이니 합해 말하면 도().

인준불금(忍俊不禁); () 영준(英俊). 준걸(俊傑). 이르자면 영준(英俊)을 참으려고 하나 금()하지 못함임. 선림보훈순주삼(禪林寶訓順硃三). 재능(才能)이 만인(萬人)을 이김을 가로되 영()이며 지혜가 천인(千人)을 초과함을 가로되 준()이다.

누두(漏逗); () (). (). 누두(漏逗)는 설로(泄露. 누설하여 노출함). 설루(泄漏. 漏泄). 선록(禪錄)의 용례(用例)는 늘 선법(禪法)의 현지(玄旨)를 설로(泄露)함을 가리킴. 안험(按驗)컨대 선지(禪旨)는 강력히 언설을 옳지 않다 함. 그리하여 고수종사(高手宗師)는 본분(本分)을 사람에게 보이므로 심지(心地)를 직지(直指)하여 선지(禪旨)를 설로(泄露)하는 설법을 스스로 옳다 함. 회해(詼諧. 조롱하며 농담함)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 혹은 이르기를 노쇠(老衰)하여 잡란(雜亂)하다 란 뜻이라 함.

일장영과(一狀領過); 한 통의 영장(令狀)으로 중인(衆人)의 죄를 영수(領收). ()은 수(). 접수(接受). ()는 조사(助詞).

화타(話墮); 스스로 말을 뱉고는 자분(自分)이 타부(墮負)함이니 곧 실언(失言). 실책(失策). 또 널리 선가(禪家)의 기용(機用)이 선법(禪法)에 합당하지 않음을 가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