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역해무문관

선종무문관(禪宗無門關) 제31칙 조주감파(趙州勘婆)

태화당 2019. 8. 12. 08:46

趙州勘婆

趙州因僧問婆子 臺山路向甚處去 婆云 驀直去 僧纔行三五步 婆云 好箇師僧又恁麽去 後有僧擧似州 州云 待我去與爾勘過這婆子 明日便去亦如是問 婆亦如是答 州歸謂衆曰 臺山婆子我與爾勘破了也

無門曰 婆子只解坐籌帷幄 要且著賊 不知趙州老人善用偸營劫塞之機 又且無大人相 撿點將來二俱有過 且道 那裏是趙州勘破婆子處

頌曰 問旣一般 答亦相似 飯裏有砂 泥中有刺

婆子; 卽婆 子 泛指人 又助詞

臺山; 五臺山 位於山西五臺縣東北 與峨眉山 普陀山 九華山 合稱爲中國佛敎四大靈山 以東西南北中五峰聳立 山頂無林木 壘土如臺 故稱五臺山 又以五巒巍然 拔乎群山 盛夏仍不知炎暑 故別號淸涼山 爲古來文殊菩薩示現之道場

驀直; 一直 直捷 多隱含直截領悟 當下契入之義

師僧; 堪爲人師之僧 又爲僧人之敬稱

勘過; 謂禪人之間試驗對方悟道之深淺 勘 察看 過 助詞

坐籌帷幄; 祖庭事苑七曰 漢高帝封功臣 或謂張良未嘗有戰鬪功 高帝曰 運籌策帷帳中 決勝千里外 子房功也

大人相; 在這裏對長輩師長的稱呼 大人相 具名三十二大人相 此三十二相 不限於佛總爲大人之相也 具此相者 在家爲輪王 出家則開無上覺 是爲天竺國人相說 智度論八十八曰 隨此間閻浮提中天竺國人所好 則爲現三十二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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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감파(趙州勘婆)

조주(趙州), 중이 파자(婆子)에게 묻되 대산(臺山)의 길은 어느 곳을 향해 가야 합니까. 노파가 이르되 바로 곧장(驀直) 가십시오. 중이 겨우 삼오보(三五步)를 행하자 노파가 이르되 좋은 사승(師僧)이 또 이러히 가시는구나. 뒤에 어떤 중이 조주에게 들어 보임으로 인해 조주가 이르되 내가 가서 너를 위해() 이 파자(婆子)감과(勘過)함을 기다려라. 다음 날 바로 가서 또한 이와 같이 물었고 노파도 또한 이와 같이 답했다. 조주가 돌아와 대중에게 일러 가로되 대산의 파자를 내가 너희를 위해 감파(勘破)했노라.

무문(無門)이 가로되 파자(婆子)는 다만 유악에 앉아 셈하면서(坐籌帷幄) 도적을 만나기를 바랄() 줄만 알았지 조주노인(趙州老人)이 병영(兵營)을 훔치고 요새(要塞)를 겁탈(劫奪)하는 기()를 잘 쓰면서 또 대인상(大人相)이 없는 줄 알지 못했도다. 검점(撿點. 點檢)하여 가져오매 둘 다 허물이 있다. 그래 말하라, 어느 속이 이 조주가 파자를 감파한 곳인가.

송왈(頌曰) 물음이 이미 일반(一般)인지라/ 답도 또한 상사(相似)하도다/ 밥 속에 모래가 있고/ 진흙 속에 가시가 있도다.

파자(婆子); 곧 파(. 노파). ()는 널리 사람을 가리킴. 또 조사(助詞).

대산(臺山); 오대산(五臺山)이니 산서(山西) 오대현(五臺縣) 동북에 위치하며 아미산(峨眉山)ㆍ보타산(普陀山)ㆍ구화산(九華山)과 더불어 합칭(合稱)하여 중국불교(中國佛敎)의 사대영산(四大靈山). 동서남북중(東西南北中)의 다섯 봉우리가 높이 솟아 섰으며 산정(山頂)에 임목(林木)이 없고 흙이 쌓인 게 대()와 같음으로 인해 고로 명칭이 오대산(五臺山). 또 다섯 봉우리가 높아서 뭇 산에서 뛰어나고 성하(盛夏)에도 곧 염서(炎暑)를 알지 못하는지라 고로 별호(別號)가 청량산(淸涼山). 고래(古來)로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시현(示現)하는 도량(道場)이 됨.

맥직(驀直); 일직(一直). 직첩(直捷. 곧고 빠름). 다분히 직절(直截)하여 영오(領悟)하고 당하(當下)에 계입(契入)함의 뜻을 은밀히 함유하였음.

사승(師僧); 사람의 스승이 됨을 감당(勘當)할 만한 승려임. 또 승인(僧人)의 경칭(敬稱)이 됨.

감과(勘過); 이르자면 선인(禪人)들 사이에 상대방의 오도(悟道)의 심천(深淺)을 시험함임. ()은 살펴봄(察看)이며 과()는 조사(助詞).

좌주유악(坐籌帷幄); 조정사원칠(祖庭事苑七)에 가로되 한() 고제(高帝)가 공신(功臣)을 봉()하자 혹 이르기를 장량(張良)은 일찍이 전투(戰鬪)의 공이 있지 않다 하자 고제가 가로되 유장(帷帳) 속에서 주책(籌策)을 운행하여 천 리 밖에서 결승(決勝)한 것은 자방(子房)의 공이다.

대인상(大人相); 이 속에 있어선 장배(長輩)와 사장(師長)에 대한 칭호(稱呼). 대인상(大人相) 갖춘 이름은 삼십이대인상(三十二大人相)이니 이 삼십이상(三十二相)은 부처에 국한(局限)되지 않고 모두 대인(大人)의 상()이 됨. 이 상을 갖춘 자는 재가(在家)해서는 윤왕(輪王)이 되고 출가해서는 곧 무상각(無上覺)을 엶. 이는 천축국(天竺國)의 인상설(人相說)이 됨. 지도론팔십팔(智度論八十八)에 가로되 이 세간(世間)의 염부제(閻浮提) 중의 천축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바를 따라 곧 삼십이상(三十二相)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