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법문(心地法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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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편황전무인경(一片荒田無人耕)
유인경착후인쟁(有人耕著後人爭)
천년전유팔백주(千年田有八百主)
전무심어주빈경(田無心於主賓競)
심지법문역여시(心地法門亦如是)
임래천하대화상(任來天下大和尙)
횡타도예답착교(橫拖倒拽踏著咬)
지우금시증기광(至于今時增其光)
천천지지각완연(天天地地各宛然)
화개엽락고금동(花開葉落古今同)
인정호첨오손감(人情好添惡損減)
시고강위심화통(是故剛謂心花洞)
여정급수수불감(如井汲水水不減)
용지무궁불용장(用之無窮不用藏)
행운유수명명처(行雲流水明明處)
수지별유호상량(誰知別有好商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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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각의 황전(荒田)을 경작(耕作)하는 사람이 없더니
어떤 사람이 경착(耕著)하매 후인이 다투는구나
천년전(千年田)에 팔백의 주인이 있지만
전(田)은 주빈의 다툼에 무심하더라.
심지법문(心地法門)도 또한 이와 같아서
천하의 대화상(大和尙)에게 맡겨 왔나니
가로 끌고 거꾸로 당기고 밟고 씹어서
금시(今時)에 이르기까지 그 빛을 더하였네.
하늘은 하늘이요 땅은 땅인지라 각기 완연하며
꽃 피고 잎 짐이 고금에 한가지지만
인정이 첨가를 좋아하고 손감은 싫어하는지라
이런 고로 단지 심화(心花)의 밝음을 말했더라.
마치 우물의 물을 길으매 물은 감하지 않음과 같아
그것을 쓰매 무궁하고 쓰지 않으면 감추어지나니
가는 구름과 흐르는 물의 밝디밝은 곳에
누가 별달리 좋은 상량(商量)이 있는 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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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심(心)은 만법의 근본. 능히 일체의 제법(諸法)을 생하므로 심지(心地)라 하고 또한 수행자가 심(心)에 의해 행(行)에 근접하므로 심지(心地)라 함. 법문(法門)은 원효가 해석하기를 궤칙(軌則. 법칙, 본보기, 규범으로 여기고 배움)하여 참다운 앎을 내게 하나니 고로 이름이 법(法)이 되고 통하여 열반에 들어가나니 고로 이름이 문(門)이 된다 (軌生眞解故名爲法 通入涅槃故名爲門) [大乘起信論 元曉疎].
1~2행 황(荒)은 거칠 황. 경(耕)은 밭 갈 경. 어떤 사람이란 불조(佛祖)를 가리킴. 후인(後人)이란 불조의 제자들을 말함. 다툰다는 말은 치열하게 법문을 개발하고 연설함을 일컬음.
3행 밭은 한가지지만 주인이 많음을 말한 것.
6~16행 임래(任來)의 래는 조사(助詞). 타(拖)는 당길 타. 예(拽)는 당길 예. 답착(踏著)의 착은 조사(助詞). 교(咬)는 새 지저귈 교. 씹을 교. 깨물 교. 오(惡)는 미워할 오. 강(剛)은 굳셀 강. 다만(只) 강. 통(洞)은 밝을 통. 상량(商量)은 장삿꾼이 값을 흥정하듯 이리저리 헤아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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