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3년 간각하(看脚下)

태화당 2019. 8. 7. 08:45

간각하(看脚下)

 

감로빈림불생아(甘露頻霖不生芽)

전소용왕쟁나하(田疏龍王爭奈何)

선권고인진누설(善權古人盡漏泄)

막대언구갱사화(莫待言句更奢華)

이설금설당래설(已說今說當來說)

미출당인일용사(未出當人日用事)

용맹정진성해태(勇猛精進成懈怠)

월락삼경간각하(月落三更看脚下)

 

감로로 자주 비 내려도 싹이 트지 않는다 하니

밭이 엉성하면 용왕인들 어찌하리오

선교(善巧)의 방편을 옛 사람이 다 누설하였으니

언구(言句)의 다시 사화(奢華)함을 기다리지 말아라.

이미 설했고 이제에 설하고 당래(當來)에 설함이

당인(當人)의 일용사(日用事)를 벗어나지 않도다

용맹스럽게 정진해도 해태(懈怠)를 이루나니

달 떨어진 삼경(三更)에 발 아래를 보아라.

 

1~2행 묻되 감로로 자주 비 내리건만 무엇 때문에 온갖 풀이 싹이 나지 않습니까. 스님(汾陽善昭)이 이르되 밭이 엉성해 물을 저장하지 못하면 용왕인들 어찌하랴 [汾陽善昭禪師語錄卷上]. ()은 장마 림. 단비 림. ()는 싹 아. ()는 성길 소.

3~6행 권()은 방편 권. ()은 샐 설. 발설할 설. ()는 사치(奢侈)할 사. ()는 빛날 화. 당래(當來)는 다가올 미래. 미래와 같은 뜻.

7~8행 지공(誌公)이 이르되 용맹스럽게 정진해도 해태(懈怠)를 이룬다 [汾陽善昭禪師語錄卷上]. ()는 게으를 해. ()는 게으를 태. 삼경(三更)은 하룻밤을 다섯으로 나눈 셋째의 시각.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의 동안. 한밤중. 병야(丙夜). ()은 다리 각. 발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