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 士將入滅 謂照曰 幻化無實 隨汝所緣 可出視日蚤晚 及午以報 照出戶 遽報曰 日已出矣 而有蝕焉 可試暫觀 士曰 有之乎 曰 有之 士避席臨窓 照卽登父座 合掌坐亡 士回見笑曰 我女鋒捷矣 乃拾薪營後事 于是更延七日 頔往問安 士以手藉頔之膝 流盻良久 曰 但願空諸所有 愼勿實諸所無 好住世間 皆如影響 又說偈曰 空華落影 陽?翻波 言訖異香滿室 端躬若思 頔亟追呼 已長往矣 頔乃如法茶毗 旋遣使人報諸妻子 龐婆曰 這愚痴女與無智老漢 不報而去 是可忍也 因往告子 見劚畬曰 龐公與靈照去也 子釋鋤應曰 嗄 良久亦立而亡 母曰 愚子癡一何甚也 亦以焚化 衆皆奇之 未幾 龐婆徧詣鄉閭 告別歸隱 自後沈跡杳然 莫有知其所歸者 〖居士分燈錄下 龐居士〗
거사(방거사)가 장차 입멸(入滅)하려 하매 영조(靈照; 방거사의 딸)에게 일러 가로되 환화(幻化)는 실다움이 없나니 너의 소연(所緣)을 따르라. 나가서 해의 조만(蚤晩. 蚤는 일찍 조)을 봄이 옳나니 오시(午時)에 이르거든 보고해라. 영조가 문을 나가더니 급히 보고해 가로되 해가 이미 나왔으나(日已出; 日已午로 의심됨) 일식(日食)이 있습니다. 시험삼아 잠시 봄이 옳습니다. 거사가 가로되 그것(해)이 있느냐. 가로되 그것이 있습니다. 거사가 자리를 피해 창문에 임(臨)하자 영조가 곧 아버지 좌상(座牀)에 올라 합장한 채 좌망(坐亡)했다. 거사가 돌아보고 웃으며 가로되 내 딸의 기봉(機鋒)이 민첩(敏捷)하구나. 곧 섶을 주워 후사(後事)를 영위(營爲)했다. 이에 다시 7일을 연기(延期)했는데 우적(于頔; 藥山惟儼의 法嗣)이 가서 문안(問安)하자 거사가 손으로써 우적의 무릎에 깔고 흘겨보더니 양구(良久)하고 가로되 단지 모든 소유(所有)가 공(空)하기를 원하고 삼가 모든 없는 바를 실(實)답다 하지말라(但願空諸所有 愼勿實諸所無). 세간에 좋이 머묾이 다 그림자와 메아리 같다. 또 게를 설해 가로되 허공꽃이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아지랑이가 물결을 번뜩이네(空花落影 陽燄翻波). 말을 마치자 이향(異香)이 방에 가득했으며 단정한 몸이 마치 사유(思惟)하는 것 같았다. 우적이 급히 쫓아 불렀으나 이미 장왕(長往)하였다. 우적이 이에 여법(如法)하게 다비(茶毘)하고 급히 사인(使人)을 보내어 모든 처자(妻子)에게 알렸다. 방파(龐婆; 방거사의 처)가 가로되 이 우치녀(愚癡女)와 무지노한(無智老漢)이 알리지도 않고 떠나니 이를 가히 참겠는가. 인해 가서 아들(석씨계고략3에 이름이 龐大라 했음)에게 알리는데 따비밭을 깎음을 보고 가로되 방공(龐公)과 영조(靈照)가 떠났다. 아들이 호미를 놓고 응대(應對)해 가로되 사(嗄; 목 갈랠 사). 양구(良久)하더니 또한 선 채로 화거(化去)했다. 어머니가 가로되 우자(愚子)의 어리석음이 한결같이 어찌 이렇게 심하냐. 또한 불질러 변화시키니 대중이 다 그것을 기이(奇異)하게 여겼다. 얼마되지 않아 방파(龐婆)가 두루 고향 마을에 나아가 고별하고 돌아와 은거했는데 이로부터 침적(沈跡)하여 묘연(杳然)한지라 그 소귀(所歸)를 아는 자가 있지 않았다.
'태화일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화일적(泰華一滴) 814 (0) | 2020.11.25 |
---|---|
태화일적(泰華一滴) 813 (0) | 2020.11.25 |
태화일적(泰華一滴) 811 (0) | 2020.11.25 |
태화일적(泰華一滴) 810 (0) | 2020.11.25 |
태화일적(泰華一滴) 809 (0) | 2020.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