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집주(10권)

선문염송집 권7 제207칙(본문 한글)

태화당 2021. 10. 18. 07:28

남천이 어느 날 동서당(東西堂; 동당과 서당)이 고양이(猫兒; 는 조사)를 다툼으로 인해 스님이 드디어 들어 일으키고 이르되 대중이여, 말함을 얻는다면 곧 구취(救取; 는 조사)하려니와 말함을 얻지 못하면 곧 베어버리겠다. 대중이 대답이 없었다. 법진일(法眞一)이 대운(代云)하되 도적이 도적의 물건을 훔쳤구나, 1()을 주었다. 스님이 베어 두 조각으로 만들었다. 다시 앞의 화()를 들어 조주에게 물었다. 조주가 곧 짚신을 벗어 머리 위에 이고 나갔다. 스님이 이르되 자네가 만약 있었더라면 마침 고양이를 구득(救得; 구제)했으리라.

 

설두현(雪竇顯)이 송하되 양당(*兩堂)이 모두 이 두선화(*杜禪和)/ 연진(煙塵)을 발동(撥動)하매 어찌하지 못하네/ 다행히 남천이 능히 거령(擧令)함을 얻어/ 일도로 양단하여 편파(*偏頗)에 맡겼다

 

또 송하되 공안을 원만히 해 조주에게 물으며/ 장안성(*長安) 안에 마음껏 한가히 노닐었다/ 짚신을 머리에 임을 아는 사람 없으니/ 가산(*家山)으로 귀도(歸到)하여 곧 바로 쉰다.

 

대각련(大覺璉)이 송하되 양당(兩堂)5()이 노고하며 상쟁(相爭)하매/ 왕로(王老)가 일도로 두 조각(*兩截)을 이루었다/ 조주가 이음을 얻어 다시 살아났을 때/ 아조(牙爪)가 사나움()을 내어 빙설(氷雪)과 같으리라.

 

투자청(投子靑)이 송하되 임험(臨險)하여 남에게 미루는 일을 요지(要知)할지니/ 구재(求材)하려면 먼저 스스로 침추(針錐)를 드러내어야 한다/ 조어(釣魚)하면서 다 말하기를 풍세(風勢)를 안다 하지만/ 바람이 옴에 이르러선(及至) 파로(波路)를 미()한다/ 요도(潦倒) 조주가 비록 호수(好手)지만/ 종 울려 재()한 후에 다다름이 더뎠다/ 대상의 가주로(*大像*嘉州)를 알고자 한다면/ 철우가 섬관의 서쪽을 진단했다(*䥫牛鎭斷*陝關西)

 

자수첩(資壽捷)이 송하되 남천이 벤 후 조주가 구제하니/ 사자굴 속엔 다른 짐승이 없다/ 서건(西乾; 西天)의 범어 아미타는/ 동진(東震)의 당언(唐言)으로 무량수(無量壽). 차록(此錄)에 이르되 남천이 상당하자 어떤 고양이가 법좌로 뛰어올랐다. 남천이 들어 일으켜 대중에게 보이며 이르되 어떤 사람이 말함을 얻으면 베지 않으려니와 말함을 얻지 못하면 곧 베리라. 수좌가 고양이의 울음을 지었다. 남천이 곧 베었다.

 

천동각(天童覺)이 송하되 양당의 운수(*雲水)가 모두 분라(分拏; 一作紛拏)하매/ 왕노사가 능히 정사(正邪)를 시험했다/ 이도(利刀)로 참단(斬斷)하니 모두 망상(亡象; 죽은 形象. 一作亡像)이라/ 천고(千古)에 사람으로 하여금 작가를 사랑하게 한다/ 이 도가 죽지() 않아/ 지음(知音)이 가히 가상(嘉尙)하나니/ 착산(鑿山)하고 투해(透海)함은 오직 대우(*大禹)를 존중하고/ 연석(鍊石)하여 보천(補天)함은 오직() 여왜(*女媧)를 현명하게 여긴다/ 조주로(趙州老)가 생애가 있어/ 짚신을 머리에 이니() 조금(些些)은 상당하다/ 이중(異中; 異類中)에서 왔으니 도리어 명감(明鑒)하라/ 다만 이 진금은 모래에 섞이지 않는다.

 

보녕용(保寧勇)이 송하되 설인(*雪刃)이 함광(含光)하여 우두(斗牛; 북두성과 견우성)를 쏘나니/ 천지의 귀신이 수심할 뿐만이 아니다/ 명근(命根)이 남천의 손에 떨어져 있나니/ 직하(直下; 즉시)에 간간(看看)하라 두 조각 나자 그쳤다.

 

또 송하되 이노(*狸奴)의 두상에 뿔이 거듭 생겨나서/ 왕로(王老)의 문 앞에 홀로 야행한다/ 천효(天曉; 하늘이 밝을 즈음)에도 어느 곳으로 갈지 알지 못하는데/ 초산(楚山)만 무한히 어지럽게(; 繁多) 쟁영(崢嶸)하다.

 

동림총(東林惣)이 송하되 일도(一刀)에 양단(兩段)인 남천의 영()이며/ 당두(當頭; 당면)에 높은(高着) 조주관(趙州關)이다/ 얼굴에(劈面) 만약 종지(宗旨)의 정안(正眼)이 없다면/ 또 유수 따라 인간에 떨어지리라.

 

삽계익(霅溪益)이 송하되 동서의 양반(兩畔)에 전주(田疇; 밭 두둑)가 다하여/ 입미(粒米; 낟알)를 던졌으나 다 거두지 못했다/ 가석하다 고양이를 경솔히 베어 버려/ 지금토록 늙은 쥐가 시끄럽게 찍찍거리네.

 

또 송하되 회서(*淮西)를 타파하고 맨발로 돌아오니/ 일천(一天)의 한설(寒雪)의 조광(炤光)이 빛난다/ 개가(凱歌)가 호병(胡兵)의 귀에 이르지 않은지라/ 오히려 군대 앞을 향해 신기(*信旗)를 지킨다.

 

취암종(翠嵓宗)이 송하되 돌 속에 금을 감췄으니 누가 변별(辨別)하는가/ 유인(游人; 遊人)이 단지 가득한 흔반(*蘇痕斑)만 본다/ 도리어 석인(石人)의 엿보아(窺得) 깨뜨림을 입어/ 철선(䥫舩)에 싣고서 동정산(*洞庭山)에 들었다.

 

숭승공(崇勝珙)이 송하되 탈쇄(脫灑)한 기봉(機鋒)의 왕노사거늘/ 양당이 하필이면 고양이를 다투느냐/ 과연 문처(問處)에 도무지 말이 없어/ 한 번 벰에 어찌하여 의심을 쉬지 않는가/ 조주가 이미 애험(崖險)한 일을 보였거늘/ 고추(古錐; 남천)는 의구히 화라추(*和羅槌)/ 기와를 쳐서 다하고 거북을 뚫어 다했다.

 

불안원(佛眼遠)이 송하되 오색의 이노(狸奴; 고양이)를 힘을 다해 다투다가/ 검을 어루만짐에 이르자(及乎) 모두 생맹(*生盲)이었다/ 두 곳으로 몸이 나뉘어 거듭 상위(相爲)하니/ 바로 비풍(悲風)이 땅을 진동하며 생겨남을 얻었다.

 

또 송하되 안국안가(安國安家)는 전쟁()에 있지 않나니/ 노련(*魯連)의 한 화살이 또한 다정하다/ 삼천검객(*三千劒客)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오직 장주(莊周)에게 태평에 이르게 함을 허락한다.

 

백운병(白雲昺)이 송하되 왕로(王老)는 능히 무공적(無孔笛; 無孔笛子)을 불고/ 조주는 잘 몰현금(沒絃琴)을 두드렸다/ 훤굉(諠轟; 떠들썩함)의 곡조를 누구의 청취(聽取)에 의빙(依憑)하는가/ 노주와 등롱의 웃음이 더욱 깊다.

 

무진거사(無盡居士)가 송하되 남천이 늠름히 기권(*機權)을 쥐고/ 일물(一物)을 온통 들어 양변으로 물었다/ 심자(*諗子)가 신을 벗어 두상에 이니/ 고양이의 생사가 다시 망연하다.

 

본연거사(本然居士)가 송하되 이미 편지라 오그리지 못해 곧 베어버렸으나/ 부자(父子)가 상봉하매 구제해 살림을 얻었다/ 가련하다, 문 밖에 유인(遊人)이 있어/ 다만 모본(模本)에 의해 그림을 온통 탈출한다/ 일종의 혼정(魂精; 精魂)을 희롱함이니/ 촉루(髑髏)의 성난 눈동자다.

 

혼성자(混成子)가 송하되 풍력으로 굴리는 바라 한가지로 평출(*平出)하여/ 고양이를 참단(斬斷)하니 도리어 굴곡을 이루었다/ 조사가 금고(今古)에 표의(*標儀)를 지었고/ 부채 파는 노파가 손으로 해를 가렸다.

 

열재거사(悅齋居士)가 송하되 제기(提起)가 분명하고 벤 곳이 친절하나니/ 낙화가 솜을 날려 행인을 때린다/ 짚신을 머리에 이고 문을 나서서 떠나니/ 4월의 둥근 연꽃이 잎마다 새롭도다.

 

보복전(保福展)이 염하되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지만 또한 곧 이 해진 짚신이다.

 

취암지(翠嵓芝)가 염하되 대소(大小) 조주가 다만 가히 자기를 구제했다.

 

대홍은(大洪恩)이 염하되 고양이를 구득(救得; 은 조사)하여 어디에다 쓰겠는가. 도리어 모름지기 남천과 조주를 구취(救取; 는 조사)해야 하리라. 이에 손을 들어 누르는 자세를 짓고 이르되 남천과 조주의 성명(性命)이 모두 이 속에 있다. 만약 방과(放過; 放棄)한다면 곧 옳거나 옳지 않음이 없으려니와 만약 방과하지 못한다면 한 번 누름도 쓰이지 않는다. 두드려서 한 번 두드렸다.

 

진정문(眞淨文)이 상당하여 이르되 남천이 고양이를 벤 것과 더불어 귀종이 뱀을 벤 것(*歸宗斬虵)을 총림 중에서 상량(商量)하거니와 도리어 우열이 있느냐 또는 아니냐. 우열은 그만 두고 지여(只如) 조주가 삽혜(靸鞋; 신발)를 이고 나간 것은 또 어떠한가. 만약에 이에서 밝힘을 얻는다면 덕산이 가불매조(*德山呵佛罵祖)한 게 무슨 허물이 있으리오만 이에서 밝히지 못한다면 단하가 목불을 태우매(*丹霞燒木佛) 원주의 눈썹이 떨어진다. 소이로 화복(禍福)은 문이 없고 오직 사람이 스스로 부른다. 할로 한 번 할했다.

 

취암기(翠嵓璣)가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남천노인의 일기방편(一期方便)은 아이를 어여삐 여기다가 추하게 됨을 깨닫지 못함과 매우 흡사(大似)하다. 세정(世情)은 냉난(冷暖)을 살피고 인의(人意)는 고저(高低)를 쫓는다. 앞은 은산철벽(*銀山鐵壁)과 같아서 전진하려고 해도 문이 없고 후퇴하려고 해도 길이 없으며 배후(背後)는 합수화니(*合水和泥)하여 한바탕 낭자(*?藉). 천고지하(千古之下)에 후인에게 소단(笑端)을 지어 주는 줄 너무 알지 못한다. 만약 이 취암(翠嵓)이었다면 곧 그렇지 않다. 직요(直饒; 縱然) 두 짝의 신발을 두상에 이고 나갔더라도 또한 반드시 베어버렸겠다. 무슨 연고냐, 단절함에 당해서 단절하지 못하면(*當斷不斷) 도리어 그 난()을 초래하여서이다. 감히 제인에게 묻나니 지여(秪如) 금일의 일장공안(一場公案)을 어떻게 상량(商量)하느냐. 만약에 상량하여 냄을 얻는다면 석일(昔日)의 남천이 금조(今朝; 금일)에도 아직 있으려니와 만약 상량함을 얻지 못한따면 취암이 금일 조금 봉규(鋒規; 칼날의 법규)를 드러내리니 제인은 체청(諦聽; 자세히 듣다)하라. 양구하고 이르되 청산은 다만 금고(今古)를 갈 줄만 알거늘 유수가 어찌 일찍이 시비를 씻으리오.

 

취암종(翠嵓宗)이 염하되 남천의 활계(活計)를 알고자 하느냐, 다만 이 죽은 고양이가 이것이다. 조주의 활계를 알고자 하느냐, 다만 이 해진 짚신이 이것이다. 제인은 첫째로 손으로 집음을 얻지 말지니 만약에 집는다면 너희의 손을 더럽힐 것이다.

 

죽암규(竹庵珪)가 차화를 들어 드디어 베어버렸다. 스님이 이르되 급급하기가 율령과 같다(*急急如律令). 다시 들어 마침 고양이를 구득(救得)했으리라. 스님이 이르되 바로 이 보주인(普州人)이 도적을 압송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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