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 세존이 영산에 있으면서 설법하시자 하늘에서 4화를 비 내렸다(*天雨四花). 세존이 드디어 꽃을 집어(拈花) 시중(示衆)하시매 가섭이 미소했다. 세존이 이르시되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이 있어 마하가섭에게 부촉한다. 일본(一本; 어떤 책)에 세존이 청련목(*靑蓮目)으로써 가섭을 돌아보시매 가섭이 미소했다.
대홍은(大洪恩)이 송하되 적면(*覿面; 당면)하여 상정(相呈; 보여주다)하거늘 무엇을 헤아릴 바(*所擬)냐/ 번개가 번쩍이고 별이 흘러 천 만 리다/ 향풍이 땅에 맴돌며 시도 때도 없이 부니/ 우담화(*優曇花)가 인간 세상에 나타났다. 냄새 맡는다면 곧 두뇌가 찢어지리라.
남명천(*南明泉)이 송하되 상풍(霜風)이 땅을 긁으며 고해(枯荄; 마른 풀뿌리)를 쓰는데/ 누가 동군(*東君)의 영(令)이 이미 돌아온 줄 아는가/ 오직 영매(嶺梅)가 먼저 누설(漏洩)함이 있어/ 한 가지가 홀로 설중(雪中)을 향해 피었다.
운거원(*雲居元)이 송하되 세존이 염화(拈花)하매 가섭이 미소함이여/ 물 밑에는 물고기며 하늘 위는 새다/ 잘못하여 미륵을 가지고 관음(*觀音)을 지으니/ 다림질(*慰斗)하거나 차를 끓이매 냄비(銚; 냄비 요)가 같지 않다.
천복일(*薦福逸)이 송하되 세존이 자기 손으로 염화하매/ 가섭이 파안(破顔; 얼굴을 활짝 폄)하여 미소하니/ 두 노인이 한 쌍의 고추(*古錐)로되/ 향상의 일규(向上一竅)를 알지 못했다.
또 송하되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일이 가장 기이하나니/ 도라면(*兜羅綿)의 손으로 꽃을 들 때다/ 회중(會中)에서 계봉로(*雞峰老)를 얻지 못했다면/ 무한한 청향(淸香)을 누구에게 부여했을까.
정혜신(定慧信)이 송하되 난기(暖氣)가 바야흐로 돌아오매/ 지맥(地脉)이 먼저 아나니/ 영매(嶺梅)는 이미 설중(雪中)을 향해 터졌거늘/ 백화는 아직 스스로 춘휘(春輝; 봄빛)를 기다린다/ 가섭파(迦葉波) 가섭파여, 아느냐 알지 못하느냐/ 또한 편의(便*冝)에 떨어짐과 흡사하다.
동림총(*東林惣)이 송하되 교외(敎外)에 전제(*全提)하여 비로소 별전(別傳)하니/ 음광이 눈을 감고 웃으며 말이 없다/ 가련하다 십 만의 영산의 대중이여/ 당두(*當頭; 당면)의 1착(着)의 현(玄)을 깨닫지 못하네(*不薦). 돌(*咄).
법진일(法眞一)이 송하되 연모(*蓮眸; 연꽃 눈)를 한 번 깜작이매 누가 능히 당하는가/ 백 만의 대중 중에 오직 음광이로다/ 법안(*法眼)이 지금토록 전하여 단절되지 않음이여/ 면면(綿綿)히 땅은 오래(久)고 더불어 하늘은 멀다(長).
보녕용(保寧勇)이 송하되 우리 부처가 영산에 있으면서 염화(拈花)하매/ 가섭 두타(*頭陁)가 홀연히 파안(破顔)했다/ 금구(*金口)의 밀언(密言)으로 친히 부촉(*付囑)하니/ 오직 천상과 인간(人閒) 뿐만이 아니다.
곤산원(崑山元)이 송하되 가섭이 조금 미소함이 외롭지 않고/ 세존이 애오라지 성현의 무리에게 곁눈질했다(眄)/ 만약 말하되 목격(*目擊)으로 심요(*心要)를 전하다 하면/ 음식을 말하매 도리어 일찍이 배부른가 또는 아닌가.
삽계익(霅溪益)이 송하되 영취(靈鷲)에서 염화하여 상기(上機)에게 보이니/ 어찌(肯) 부목이 눈 먼 거북을 접인(*浮木接盲龜)함과 같으랴/ 음광이 이 조금 미소하지 않았다면/ 무한한 청향(淸香)을 누구에게 부여했을까.
승천회(承天懷)가 송하되 선서(*善逝)가 염화하여 묘용(妙用)을 베풀매/ 음광이 미소하여 천기(*天機)를 누설했다/ 이로 좇아 동서의 국토에 유락(流落)하니/ 평인(平人)을 인득(引得; 得은 조사)하여 시비에 빠뜨렸다.
불안원(*佛眼遠)이 송하되 백 만의 인천(人天)이 거양(擧揚)을 바라보매/ 염화하고 미소하니 매우 괴장(*乖張; 어긋나다)하였다/ 업식(*業識)이 망망(茫茫)한 자가 얼마나 많던가 / 노생(*勞生)에게 문착(*問着)하매 열탕 같이 들끓는다.
불감근(*佛鑑勤)이 송하되 광명의 윤수(*輪手)로 꽃을 들 때/ 금색의 두타(*金色頭陁)가 홀로 눈썹을 폈다/ 가히 우습구나(*堪笑) 영산의 천만 무리여/ 홍향(紅香)이 얼굴을 때리매 몇 사람이나 아는가/ 몇 사람이 아는가, 도리어 그(伊; 가섭)에게 허락하노니/ 계봉(*雞峯)의 노고추(*老古錐; 세존)를 감파(*勘破)했다 하노라.
장령탁(長靈卓)이 송하되 세존이 염화하매/ 가섭이 미소했다/ 궁상(*宮商 )에 떨어지지 않으니/ 이 무슨 곡조인가/ 옛 골엔 바람이 맑고/ 찬 못엔 달이 밝다/ 그대에게 알려 알게 하리니 꼭 깨달아 마쳐라/ 융봉(*融峯)에 가장 아름다운 음성의 새니라.
불적기(*佛跡琪)가 송하되 석주(*釋主)가 영산에서 시중(示衆)할 때/ 이화(異花; 기이한 꽃)를 드는 곳에 웃으며 눈썹을 열었다/ 웃음 속의 참 소식을 누가 아느냐/ 무한한 풍광(風光)을 모두 그(가섭)에게 부촉(付囑)했다.
숭승공(*崇勝珙)이 송하되 대각(大覺)이 염화함은 작복의 헛소리(*杓卜虛聲)며/ 음광이 미소함은 평지가 쟁영(崢嶸; 가파르고 높은 모양)함이다/ 정법안장이라 함은 쉰 밥 남은 국이며/ 가섭에게 분부한다 함은 다리 부러진 새는 솥이다.
운문고(*雲門杲)가 송하되 한 가지의 꽃을 들어 일으키니/ 풍류가 당가(當家)에서 나온다/ 만약 말하되 심법(心法)을 부촉했다 한다면/ 천하의 일이 삼과 같으리라.
죽암규(竹庵珪)가 송하되 해수(海水)가 허공에 번뜩이며 바닥까지 콸콸 흐르고(*衮底流)/ 어룡(魚龍)과 하해(蝦蠏; 새우와 게)는 부침하는 대로 맡긴다(*信沈浮)/ 가련하다 금색의 두타자(頭陁子; 子는 조사)여/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웃음을 쉬지 않네.
목암충(*牧庵忠)이 송하되 염화하고 미소하여 진기(眞機)를 나타내니/ 몰래 계합하여 단전(單傳)함은 작자(*作者)라야 알리라/ 갈고리(鈎頭; 頭는 조사)의 단적(*端的; 진실)한 뜻을 영취(*領取; 領會)한다면/ 정반성상(定盤星上)에 다시 무엇을 의심하리오.
육왕심(*育王諶)이 송하되 상효(霜曉; 서리가 내리는 아침)의 장공(長空)에 기러기가 이미 오고/ 천림(千林)의 황엽(黃葉)은 이끼(莓苔)에게 맡겼다/ 동리(東籬; 동쪽 울타리)의 적막한 한 가지의 국화는/ 왕손(王孫)의 취후(醉後)의 술잔(盃)에 들지 않는다.
백운병(白雲昺)이 송하되 꽃을 들어 시중하매 누가 상위(*相委; 확실히 알다)하는가/ 가섭 두타가 홀로 파안(破顔)했다/ 무한한 백운을 감춤을 얻지 못해/ 또 유수(流水)를 따르며 인간에 떨어진다.
무위자(*無爲子)가 송하되 세존이 거화(擧花)하매/ 가섭이 미소하니/ 재앙이 자손에게 미침은/ 상조(*上祖)가 마치지(了) 못해서이다.
무진거사(無盡居士)가 송하되 세존과 가섭이 서로 알지 못해/ 함호(陷虎; 범을 함정에 빠뜨림)의 기관(*機關)을 각자 스스로 베풀었다/ 정안(正眼; 정법안장)과 묘심(妙心; 열반묘심)의 진실한 상(*相)을/ 영산의 회리(會裏)에서 저 누구에게 부촉했던가.
열재거사(悅齋居士)가 송하되 저 조부의 대가(大家)의 잔치(筵)를 포기하고/ 꽃가지를 염출(拈出)하여 정전(正傳)을 지었다/ 누를 아손에게 끼쳐 가난이 뼈에 이른지라/ 할미의 치마를 빌려 파년(婆年; 할미)에 예배한다.
천복일(薦福逸)이 상당하여 차화(此話)를 들고 이르되 비록 곧 사자(*師資; 師徒)가 회우(會遇)하여 침개가 상투했으나(*針芥相投) 도리어(要且) 출신할 길(出身之路)이 있지 않다. 왜냐 하면 문 속에서 몸을 나오게 함은 쉽지만 몸 속에서 문을 나오게 함은 어려워서이다. 지금 이 회중(會中)에 몸 속에서 문을 나오게 할 납승이 있지 않느냐. 양구(良久)하고 이르되 하마터면(幾乎) 도적으로 하여금 집을 파산하게 할 뻔했다. 할(喝)로 한 번 할했다.
정혜신(定慧信)이 소참(*小參)에 차화(此話)를 들고 이르되 서천으로부터 차토(此土)에 이르기까지(洎) 조사(*祖師天)와 천하 노화상(老*和尙)이 이(此箇) 공안을 시단(示斷; 끊음을 보이다)하였다. 산승도 금일 밤에 눈썹을 아끼지 않고(*不惜眉毛) 제인을 위해 끊어버리겠다. 세존은 8하며 가섭은 13이다(*世尊八下迦葉十三; 세존은 8棒 때리고 가섭은 13방 때리다)이다. 너희가 그래 말하라, 허물이 어느 곳에 있느냐. 구안자(具眼者)이거든 시험해 보아라.
황룡심(*黃龍心)이 염(拈)하되 납승의 촉루(髑髏; 해골)를 뚫어 지나고 납승의 안정(眼睛; 눈동자)을 바꾸어버렸다. 위험에 임함은 두려워하는 사람(悚人)에게 있지 않나니 어느 곳을 향해 석가노자를 보느냐.
해회단(*海會端)이 염(拈)하되 가섭이 잘 바람을 관찰하고 기색(氣色)을 분별했지만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으나 도리어 정문(頂門; 정수리)이 무거운 줄을 깨닫느냐. 또 차화(此話)를 들고 이르되 차제(次第)로 유전(流傳)하여 단절되지 않게 하여 금일에 이르렀거니와 대중이여, 만약 이 정법안장일진대 석가노자도 스스로 분한(分限; 分)이 없거늘 이(箇) 무엇을 가져 분부하며 이 무엇을 가져 유전(流傳)하느냐. 어찌하여 이와 같이 이르느냐 하면 제인의 분상(*分上)에 비유할진대(況) 각각 스스로 정법안장이 있어 매일 일어나서 시시비비(是是非非)하고 분남분북(分南分北)하는 갖가지 시위(施爲)가 다 이 정법안장의 광영(*光影)이다. 차안(此眼; 正法眼)이 열렸을 때 건곤대지와 일월성신과 삼라만상이 다만 면전에 있으되 호리(毫釐)만큼의 상(相)도 보이지 않으려니와 차안(此眼) 이 열리지 않았을 때는 다 제인의 눈동자 속에 있다. 금일 이미 열린 자는 이에 한정되어 있지 않으려니와 열리지 않은 자가 있다면 산승이 손을 아끼지 않고 제인을 위해 이 정법안장을 열겠다. 보아라, 곧 손을 들어 두 손가락을 세우고 이르되 보아라 보아라. 만약 견득(見得; 得은 조사)해 간다면 사(事)가 일가(一家)와 같겠지만 만약에 그렇지 못하다면 산승이 거듭 게언(偈言)을 설함을 면치 못한다. 제인의 법안장(法眼藏)은/ 천성(千聖)일지라도 능히 당하지 못한다/ 그대를 위해 일선을 통하나니(*通一線)/ 광휘(光輝)가 대당(大唐)에 가득하다/ 수미(*須彌)가 달려가 바다에 들어가고/ 6월에 엄상(嚴霜)이 내린다(降)/ 법화(*法華; 守端)가 비록 이렇게 말하지만/ 상량(商量)하여 얻을 구(句)가 없다. 대중이여 이미 입 가득히 말했거늘 무엇 때문에 도리어 상량해 얻을 구가 없다고 했는가. 이에 할(喝)하고 이르되 몸을 나누어 양처(兩處)에서 보아라.
고목성(*枯木成)이 상당하여 차화(此話)를 들고 이르되 여러 선덕(*禪德)이여 그래 말하라, 분부(分付)가 있느냐 분부가 없느냐. 만약 분부가 있다고 말할진대 열반묘심(涅槃妙心)을 사람마다 구족했거늘 또 어찌 황면노자의 특지(*特地)의 신조(新條)를 빌리겠는가. 만약 말하되 분부가 없다 할진대 2천 여 년 동안 조조(祖祖)가 상전(相傳)하고 등등이 상속(*燈燈相續)함이 어찌 가히 도연(徒然; 空然)하겠는가. 산승이 금일 여러 해의 체화(滯貨)를 가져다 사람 앞을 향해 펼치리니(攤) 중중(衆中)에 승당(承當)함을 얻을 이가 있지 않느냐. 양구(良久)하고 이르되 누가 변벽(*卞璧)을 감정(鑑定; 鑑)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나, 나는 말하노니 이주(*驪珠)가 도처에서 빛난다(晶) 하노라.
조계명(*曹溪明)이 상당하여 이르되 세존이 염화하매 가섭이 미소하니 정법안장의 열반묘심을 이에 두 손으로 분부하여 바로 여금에 이르도록 천하가 분분(紛紛)하여 분남주북(犇南走北; 남북으로 달림)하면서 심선멱도(尋禪覔道)하는 수가 항사(*恒沙)와 같되 더욱 상응하지 못하거늘 무슨 마칠(了) 날이 있으리오. 산승이 심상(尋常; 평시)에 다만 그들로 하여금 휴거헐거(休去歇去)하라 하였거니와 직하(直下; 즉각)에 승당(承當)하여 가더라고 이러한 설화는 또한 이 그들을 매몰해버린 것이다.
불안원(佛眼遠)이 상당하여 이르되 세존이 염화하매 가섭이 미소함은 친절하고 친절하며 성요(省要; 간단하고 요긴함)며 성요다. 안목을 정동(*定動)하며 요료도도(*料料掉掉)하면서 선생에게 알리려 한다면 타지요(打之遶)하지 말아야 한다. 왜냐, 문불가점(文不加點; 문장이 썩 잘 되어서 한 점도 가필할 필요가 없음)이어서이다.
육왕심(育王諶)이 염하되 분부는 곧 분부해 마쳤으나 머리는 무겁고 꼬리는 가벼움을 어찌하리오. 무슨 연고냐, 계족봉(雞足峰) 앞에선 다만 갑수(瞌睡; 졸다)할 줄만 알았고 용화회상(*龍華會上)에선 헛도이 신통만 자랑하리라(*謾逞神通). 비록 그러히 찰간을 거꾸러뜨려버렸지만(*倒却刹竿) 도리어(要且) 눈썹(*眉頭)을 펴지 못한다 하리니 시험삼아 행각인(*行脚人)이 이 속을 향해 현녕(*顯寧; 육왕심)의 사람을 위하는 눈을 분변해 보아라.
선문염송집주 5책 1질로 발간되었습니다 (daum.net)
선문염송집주 5책 1질로 발간되었습니다
2022년 3월 발행. 150부. 5책 1질. 총 4,842쪽, 12.5pt. 4․6배판. 하드. 양장. 정가 60만 원. 한문주석 1만 여 개로 염송본문의 各則을 해석하고 전체를 한글로 번역. 주석의 쪽 수가 본문을 조금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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