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집주(10권)

선문염송집 권7 제208칙(한글)

태화당 2021. 10. 19. 07:04

남천이 귀종(*歸宗)ㆍ마곡(*麻谷)과 더불어 함께 가서 충국사에게 예배(*禮拜忠國師)하려 했다. 중로에 이르러 스님이 땅 위에 1원상을 그리고 이르되 도득(道得)하면 곧 가겠다. 귀종이 원상 가운데 앉았다. 마곡이 바로 여인배(*女人拜)를 지었다. 스님이 이르되 이러하다면(*漝麽) 곧 가지 않겠다. 귀종이 이르되 이 무슨 심행(心行)인가. 스님이 이에 상환(相喚)하며 돌아왔다.

 

설두현(雪竇顯)이 송하되 유기가 원숭이를 화살로 쏘매(*由基箭射猿)/ 나무를 돌되 어찌하여 태직(太直; 매우 곧음)한가/ 천 개와 만 개에/ 이 누가 일찍이 표적을 맞혔는가/ 상호상환(相呼相喚)하면서 귀거래(歸去來; 는 조사)하고/ 조계로상(曹溪路上)에서 등척(登陟; 오르다. 은 오르다)함을 그쳐라/ 다시 이르되 조계로가 탄평(坦平; 평탄)하거늘 무엇 때문에 등척함을 그칠 것인가.

 

대각련(大覺璉)이 송하되 국사가 고좌(孤坐)하여 매우 당당(堂堂)하거늘/ 사해(四海)에서 첨풍(瞻風)하며 각자 스스로 바쁘다/ 세 개가 중도에서 서로 만난 다음/ 장안에 다시 가더라도 심히 무방(無妨)하다.

 

해인신(海印信)이 송하되 3개가 동인(同人; 同行人)이라 가서 선관(選官; 관리에 뽑힘)하는데/ 우연히 청풍명월의 밤을 만났다/ 혹음혹영(或吟或詠)하고 혹 탄금(彈琴)하면서/ 밤은 고요하고 경(; 밤 시각)이 늦었거늘 오히려 놓지를 않네/ 홀연히 천명(天明; 날이 새다)을 깨달아 귀거래하나니/ 다른 때 저절로 지음자(知音者)가 있으리라.

 

보녕용(保寧勇)이 송하되 만만(漫漫; 멀고 아득한 모양)한 대지에 척설(尺雪)이 가득하니/ 강호가 한 조각이라 분별하기 어렵다/ 어부(漁父)가 도롱이를 입고 달 아래 돌아가나니/ 누가 말하느냐 야행에 인로(人路)가 끊겼다고.

 

불안원(佛眼遠)이 송하되 동기상구(*同氣相求)의 일은 가히 논할 만하나니/ 1회 얼굴을 보면 한 번의 기쁜 정이다/ 양행(兩行)의 어느 곳이 한가한 문자인가/ 일대(一隊; 한 무리)에 어느 집이 좋은 제형(弟兄)인가.

 

현각(玄覺)이 징()하되 지여(只如) 남천의 이러한 말은 이는 긍정하는 말인가 긍정하지 않는 말인가.

 

운거석(雲居錫)이 징()하되 비래(*比來; 근래)에 가서 국사에게 예배하려 하다가 남천이 무엇 때문에 도리어 서로 부르며 돌아왔는가. 그래 말하라 고인의 뜻이 무엇인가.

 

불인원(佛印元)이 염하되 귀종과 마곡은 기우(氣宇; 氣槪風度)가 왕과 같았지만 남천의 올가미() 속에 떨어졌다. 당시에 그가 원상을 그리는 것을 보고 소매를 떨치고 곧 갔더라면 직요(直饒; 縱然) 남천이 다시 신통이 있다 하더라도 또한 3천 리 어긋났으리라.

 

취암지(翠嵓芝)가 염하되 당시에 만약 보았다면 매인(每人)1()을 주어 다만 천하태평을 도모했겠다.

 

지해일(智海逸)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가위(可謂) 간목(竿木; 주장자)이 수신(隨身)하여 장소를 만나매 희롱을 지음이다.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지만 또한 한 어미가 생성(生成)한 것과 흡사하다.

 

천동각(天童覺)이 염하되 내가 당시에 만약 보았다면 문득 원상(圓相)을 발각(撥却; 지우다)해 주었으리니 남천의 과굴(窠窟)를 타파할 뿐만 아니라 또한 곧 귀종이 몸 둘 곳이 없고 마곡이 기량(伎倆; 技倆)을 보임을 얻지 못하게 했으리라. 남천이 이르되 이러하다면 곧 가지 않겠다 했으니 과연(果然) 과연이다.

 

법진일(法眞一)이 염하되 세 사람이 동행하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三人同行 必有我師). 그들의 호환(互換)하는 기봉(機鋒)을 보매 심안(心眼)이 상사(相似)하여 가위(可謂) 백규(*白圭)에 옥티()가 없고 정금(精金)은 간택이 끊어졌음이다. 곧 좋이 1총림을 나와 1총림에 들면서 함께 도반이 되었다. 만약 이러하지 못한다면 모두 대오(隊伍)를 따라 밥만 먹는 자이다.

 

늑담영(泐潭英)이 시중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반야를 배우는 보살은 모름지기 이(這个) 전지(田地; 경계)에 이르러야 비로소 옳다 하리니 금반(金盤) 속에 가득한 구슬이 건드리지 않아도 절로 돎과 같다. 그러하여 비록 이와 같지만 지여(秪如) 남천이 말하되 이러하다면 곧 가지 않다 했는데 이해(利害)가 어느 곳에 있느냐. 도리어 도득(道得; 말하다)할 사람이 있느냐, 시험삼아 나와서 말해 보아라. 없을 것 같으면 산승이 너희에게 저() 주각(注脚)를 내려 주리라. 양구하고 이르되 큰 파도 속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어찌 농조인(弄潮人)임을 나타내겠는가.

 

백운병(白雲昺)이 염하되 줄을 움직이매 곡조를 분별함은 도리어 저 마곡과 귀종이며 북을 낚아채고 깃발을 뺏음은 오직() 의당 남천노한이라야 하나니 바로 동행하되 동보(同步)가 아니며 당리하고 당친하지 않음(*黨理不黨親)을 얻었다. 백운이 다한 곳이 이 청산이더니 행인이 다사 청산 밖에 있더라.

 

第二八則; 차화는 연등회요4, 선림유취7, 벽암록 제67칙에 나옴.

歸宗; 귀종지상(歸宗智常)이니 마조도일을 이었음. 아래 제255칙을 보라.

麻谷; 마곡보철(麻谷寶徹)이니 당대승. 마조도일을 이었으며 포주(蒲州; 山西) 마곡산에 거주했음. 위에 이미 나왔음.

禮拜忠國師; 벽암록 제69칙에 가로되 당시에 마조는 강서(江西)에서 성화(盛化; 왕성하게 교화)하고 석두는 호상(湖湘)에서 도행(道行; 도를 행함)하고 충국사는 장안에서 도화(道化; 도로써 교화)했는데 그(; 충국사)6조를 친견하고 왔으며 이때 남방의 경두대각(擎頭帶角)한 자는 그(국사)의 당()에 올라 그의 실()에 들어가고 싶어 하지 않는 이가 있지 않았다. 만약 그렇지 못할진대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바가 되었다.

女人拜; 즉 여자가 행하는 바의 예배 의식임. 그 방식에 여러 가지의 이설이 있음. 고래로 여자는 다분히 서서 절하고 무릎을 굽힘. 혹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놓고 약간 몸을 굽힘. 혹은 두 무릎을 동시에 땅에 꿇고 머리는 아래로 낮추지 않음.

漝麽; 여차(如此), 저양(這樣).

由基箭射猿; 벽암록 제69칙에 가로되 유기(由基)가 원숭이를 화살로 쏘매 나무를 돌되 어찌하여 태직(太直; 매우 곧음)한가 한 것은 유기(由基)는 곧 이 초()나라 때의 사람이니 성은 양()이요 이름은 숙()이며 자()는 유기(由基). 때에 초장왕(楚莊王)이 사냥 나갔다가 한 마리의 흰 원숭이를 보고 사람을 시켜 그것을 쏘게 하니 그 원숭이가 화살을 잡아 희롱하거늘 군신(群臣)에게 칙령하여 그것을 쏘게 하였는데도 맞히는 자가 있지 않으므로 왕이 드디어 군신에게 물으니 군신이 아뢰어 가로되 유기란 자가 잘 쏩니다 하매 드디어 그것을 쏘게 했다. 유기가 드디어 활을 당기매 원숭이가 곧 나무를 안고 슬피 울다가 화살을 쏠 때에 이르러선 원숭이가 나무를 돌아 그것을 피했으나 그 화살도 또한 나무를 돌아 맞혀 죽이니 이것은 곧 신전(神箭)이었다. 설두가 무슨 연고로 도리어 말하되 태직(太直)이라 했는가. 만약 이 태직일진대 곧 맞히지 못하며 이미 이 나무를 돌았거늘 무슨 연고로 도리어 이르되 태직이라 하였는가. 설두가 그 뜻을 가차(假借; )하니 용득(用得)이 훌륭함에 방애되지 않는다. 차사(此事)는 춘추(春秋)에 나온다(淮南子에 나옴). 어떤 자는 말하되 나무를 돎이 이 원상(圓相)이라 하나니 만약 진개(眞箇; 는 조사)로 이와 같다 한다면 대개 말씀의 종지(宗旨)를 알지 못하는지라 태직처(太直處)를 알지 못했다. 3개 노한이 길은 다르되 일규(*一揆)로 동귀(同歸)하므로 일제히 태직(太直)이니 만약 이 그들의 거처(去處)를 식득(識得)한다면 칠종팔횡(七縱八橫)함이 방촌(*方寸)을 여의지 않는지라 백천(百川)의 이류(異流)가 대해로 동귀(同歸)한다. 소이로 남천이 말하되 이러하다면 곧 가지 않으리라 하였으니 만약 이 납승의 정안(正眼)으로 처착(覷著)한다면 다만 이는 정혼(精魂)을 희롱함이지만 만약 정혼을 희롱함이라고 불러 지으면 도리어 이 정혼을 희롱함이 아니다.

同氣相求; 선림보훈음의. 호소용양(虎嘯龍驤) 역 건괘(乾卦) 구오(九五) 비룡이 하늘에 있으니(飛龍在天) 대인을 봄이 이롭다(利見大人). 무엇을 말함인가. 공자가 가로되 동성(同聲)으로 상응하고 동기(同氣)로 상구(相求)하나니 물은 습한 데로 흐르고 불은 건조한 데로 나아가고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범을 따른다. 성인이 일어나면 만물을 본다. 하늘을 근본으로 하는 자는 위와 친하고 땅을 근본으로 하는 자는 아래와 친하나니 곧 각기 그 무리를 따른다.

比來; 근래(近來), 최근. ()는 부사(副詞)니 근(), 근래(近來).

三人同行 必有我師; 논어 술이(述而). 공자가 가로되 세 사람이 행하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 그 선자(善者)를 택해서 그를 따르고 그 불선자(不善者)는 그를 고쳐 주어라.

白圭; 1. 또한 백규(白珪)로 지음. 고대에 백옥으로 제작한 예기(禮器). 2. 청백지신(淸白之身)에 비유함.

黨理不黨親; 도리와 벗을 삼고 친밀한 것과 벗을 삼지 않음. ()은 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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