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집주(25권)

선문염송집 권23 제1015칙

태화당 2022. 2. 24. 08:41

一五雲門因僧問 *樹凋葉落時如何 師云 *體露金風

 

雪竇顯頌 問旣有宗 答亦攸同 *三句可辨 一鏃遼空 大野兮凉颷颯颯 長天兮踈雨濛濛 *君不見 小林久坐未歸客 靜依熊耳一叢叢

法眞一頌 皮膚脫落盡 唯有眞實在 全體露金風 迢然三句外

霅溪益頌 體露堂堂葉已凋 一番踈雨轉蕭蕭 來年更有新條在 惱亂春風卒未休

佛鑑勤頌 樹凋葉落何時節 體露金風九月天 滿目眞如人不會 一川風月正蕭然

育王諶頌 鐵樹花開不等閑 金風吹落遍人閒 不知一片是誰得 跛脚雲門膽似山

心聞賁頌 葉落樹凋風露體 衲僧何處見韶陽 長亭月色人千里 後夜砧聲鴈兩行

又頌 樹凋葉落金風露 不是苦心人不知 踏着雲門關捩子 目前安得有闍梨

知非子頌 *白帝令嚴 葉黃林素 霜威風力 迤邐凝冱 倚天七星 鋒鍔全露 下視蔡州 下地無數

天童覺上堂擧此話云 雪峯之子 德山之孫 葛藤牽轉難窮根 截斷衆流見源底 相應凾盖同乾坤 *長長短短*節奏 綿綿密密忒*鶻侖 隨波逐浪恁麽去 上舩便到家前門

靈源淸上堂擧此話云 問標答旨 答徹問宗 樹凋葉落 體露金風 如今要識雲門老 秋後霜林盡變紅

黃龍新上堂擧此話云 大小雲門 境上縛殺 雲嵓卽不然 樹凋葉落時如何 珊瑚技技撑着月

長靈卓上堂擧此話云 諸禪德 還會麽 乃云 因行不妨掉臂 求他不如求己 面前山子若存 處處無風浪起 一聲鴻鴈忽聞時 盡在愁人窠窟裏

蔣山勤拈 雲門善巧方便 可謂卽事卽理 卽隱卽現 三句可辨 一鏃遼空 雖然猶是黏皮着骨 若有問蔣山 樹凋葉落時如何 只對他道 撑天拄地 且道 是三句 是一鏃 試玉須經火 求珠不離泥

又上堂擧此話云 雲門眼似流星 機如掣電 拈得將來 不妨奇特 如今忽有人問山僧 樹凋葉落時如何 只向伊道 千山雲霧卷 一望見前村

佛鑑勤上堂云 大凡一問一答 須是應時應節始得 不見僧問雲門 樹凋金風 又有三轉語 第一凾盖乾坤 第二截斷衆流 第三隨波逐浪 雲門此語 却備三轉語 且道 那裏是備具處 要知麽 如何是凾盖乾坤句 體露金風 如何是截斷衆流句 體露金風 如何是隨波逐浪句 體露金風 諸禪德 還辨得緇素麽 若也辨得 許你叅學事畢 其或未然 蔣山亦有三轉語 第一有句無句 第二不有不無句 第三亦有亦無句 此三轉語 亦能凾盖乾坤 若也會得 許你截斷衆流 其或未然 也且隨波逐浪

又上堂云 金風應候 玉露迎時 桐凋一葉之秋 桂冷滿輪之魄 祖師心印 滿目新鮮 古佛家風 隨時顯現 所以僧問雲門金風 奇恠 諸禪德 體露金風 不隔鍼鋒 如水洗水 似空納空 趂得老鼠 打破油筒 周流諸國雖爲樂 爭似歸家見主翁 叅堂去

育王諶拈 雲門得人半斤 還他八兩 未免錯認定盤星 育王今日 又且如何 桐樹葉踈秋月白 石蓮花落水香淸

牧庵忠上堂擧此話云 大衆 好箇公案 叢林盛傳 提唱者極多 解會者不一 或云指物明心 或云卽事現理 或云就體點出 如斯解會 大似隔靴拏痒 未能*倜儻分明 試聽牧庵一頌 樹凋葉落亂飄零 體露金風徹骨淸 悟取百骸俱潰散 須知一物鎭長靈

竹庵珪上堂擧此話云 韶陽老人 失却一隻眼 才問樹凋葉落 便言體露金風 雖然失却一隻眼 大勝三日雙耳聾 驀拈拄杖卓一下云 忙中背手抽金鏃 鬧裏飜身控角弓 覿面萬人齊指處 迴頭一鴈落寒空 遂擲下拂子云 嗄

慈航朴上堂擧此話云 雲門拔貧作富 有甚風流 雪竇道 三句可辨 一鏃遼空 也是爲虵畫足 今日或有人問山僧 樹凋葉落時如何 只向道 天共白雲曉 水和明月秋

松源上堂擧此話 拈柱杖云 雲門可謂騎賊馬趕賊 奪賊刀殺賊 只是諸人不得與麽會 何也 命若懸絲

介庵朋擧此話 連擧妙喜云 事上也合 理上也合 師云 一轉合頭語 萬劫繫驢橛 子細檢點將來 管取二老漢命根未斷在 若是天寧卽不然 忽有人問 樹凋葉落時如何 只向他道 脫却草鞋赤脚走 事上也不合 理上也不合 於斯會得 許你具叅學眼 其或未然 更聽一頌 脫却草鞋赤脚走 決定不落時人後 等閑透出萬重關 刹刹塵塵師子吼

 

第一一五則; 此話出雲門錄上

體露; 事物全然顯出

樹凋葉落; 拈頌說話曰 樹凋葉落云云者 皮膚脫落盡 唯有一眞實也 碧巖錄第二十七則 且道樹凋葉落是什麽人境界 十八問中 此謂之辨主問 亦謂之借事問 雲門不移易一絲毫 只向他道 體露金風 答得甚妙 亦不敢辜負他問頭 蓋爲他問處有眼 答處亦端的 古人道 欲得親切 莫將問來問 若是知音底 擧著便知落處 爾若向雲門語脈裏討 便錯了也 只是雲門句中 多愛惹人情解 若作情解會 未免喪我兒孫 雲門愛恁麽騎賊馬趁賊 不見僧問 如何是非思量處 門云 識情難測 這僧問 樹凋葉落時如何 門云 體露金風 句中不妨把斷要津不通凡聖 須會他擧一明三 擧三明一 爾若去他三句中求 則腦後拔箭 他一句中須具三句 函蓋乾坤句 隨波逐浪句 截斷衆流句 自然恰好 雲門三句中 且道用那句接人 試辨看

三句可辨; 碧巖錄第二十七則云 雲門尋常以三句接人 此是極則也 雪竇頌這公案 與頌大龍公案(第八十二則)相類 三句可辨 一句中具三句 若辨得則透出三句外 一鏃遼空 鏃乃箭鏃也 射得太遠 須是急著眼看始得

君不見下; 碧巖錄第二十七則云 君不見少林久坐未歸客 達磨未歸西天時 九年面壁 靜悄悄地 且道是樹凋葉落 且道是體露金風 若向這裏 盡古今凡聖 乾坤大地 打成一片 方見雲門雪竇的的爲人處 靜依熊耳一叢叢 熊耳卽西京嵩山少林也 前山也千叢萬叢 後山也千叢萬叢 諸人向什麽處見 還見雪竇爲人處麽 也是靈龜曳尾

白帝; 五方天帝之一 西方庚辛金 其色白爲白帝 華嚴經隨疏演義鈔十九 疏 卽東方靑帝等類者 此主五方有五帝 東方甲乙木 其色靑故 東方爲靑帝 南方丙丁火 其色赤爲赤帝 西方庚辛金 其色白爲白帝 北方壬癸水 其色黑爲黑帝 中央戊已土 其色黃爲黃帝 若十二神 卽一方有三故 故成十二 大集經說十二獸 皆是大菩薩示迹爲之 廣如彼說

長長短短; 指各種不同的事物方法等

節奏; 音樂中交替出現的有規律的强弱

鶻侖; 又作渾崙 渾淪 混淪 渾圇 囫圇 崑崙 原指天地未形成前 陰陽未分 暗黑不明 一團迷濛混濁之狀態 禪林中 轉指不分明 渾然一片 或物之不可分 又指無差別而平等之眞性

倜儻; 根機卓異 二徹底領會 明悟 此指一

 

一五운문이, 중이 묻되 나무가 시들고 잎이 떨어졌을(*樹凋葉落) 때는 어떻습니까 함으로 인해 스님이 이르되 금풍(金風; 추풍)이 체로(*體露金風)했다.

 

설두현(雪竇顯)이 송하되 물음이 이미 종(; 宗旨)이 있는지라/ 답도 또한 이에() 한가지다/ 3구를 가히 분변해야(*三句可辨)/ 1(; 화살촉)이 요공(遼空; 摩天)하리라/ 대야(大野)엔 양표(涼飈; 서늘한 회리바람)가 삽삽(颯颯; 바람 소리)하고/ 장천(長天)엔 소우(疏雨; 성기게 뚝뚝 오는 비)가 몽몽(濛濛; 안개나 비 따위가 자욱한 모양)하다/ 그대가 보지 못하는가(*君不見), 소림(少林)에 오래 앉아 돌아가지 않는 나그네여/ 웅이(熊耳)의 일총총(一叢叢; 빽빽한 모양)에 고요히 의지했다.

 

법진일(法眞一)이 송하되 피부가 탈락하여 없어지고/ 오직 진실만 있다/ 전체로 금풍을 드러내니/ 초연(迢然)하여 3구 밖이다.

 

삽계익(霅溪益)이 송하되 당당(堂堂)히 체로(體露)하여 잎이 이미 시들었나니/ 한 번의 소우(踈雨)에 더욱 소소(蕭蕭)하다/ 내년에 다시 새로운 가지가 있어/ 춘풍에 뇌란(惱亂)하며 마침내 쉬지 않으리라.

 

불감근(佛鑑勤)이 송하되 나무가 시들고 잎이 떨어지니 어떤 시절인가/ 금풍이 체로한 9월의 하늘이다/ 눈에 가득한 진여(眞如)를 사람이 알지 못하니/ 일천(一川)의 풍월이 바로 소연(蕭然)하다.

 

육왕심(育王諶)이 송하되 철수(鐵樹)에 꽃이 피어 등한(等閑)하지 않더니/ 금풍이 불어 떨어져 인간에 두루하다/ 일편(一片)을 이 누가 얻는지 알지 못하나니/ 절름발이(跛脚) 운문의 담()이 산과 같다.

 

심문분(心聞賁)이 송하되 잎 떨어지고 나무는 시들고 바람이 체를 드러냈나니/ 납승이 어느 곳에서 소양(韶陽; 운문)을 보느냐/ 장정(長亭)의 월색에 사람은 천 리며/ 후야(後夜)의 다듬잇돌 소리(砧聲)에 기러기는 두 줄(兩行)이다.

 

또 송하되 나무가 시들고 잎은 떨어져 금풍이 드러났나니/ 이 고심(苦心)한 사람이 아니면 알지 못한다/ 운문의 관려자(關捩子)를 답착(踏着)한다면/ 목전에 어찌 사리(闍梨)가 있음을 얻겠는가.

 

지비자(知非子)가 송하되 백제(*白帝)의 영()이 엄해/ 잎은 누렇고 숲은 희다()/ 서리의 위엄과 풍력으로/ 이리(迤邐; 구불구불 이어진 모양)하며 응호(凝冱; 얼다)했다/ 의천(倚天)한 칠성(七星; 劍名)/ 봉악(鋒鍔; 칼날)을 전부 드러냈다/ 아래로 채주(蔡州)를 보매/ 땅에 떨어진 게(下地) 무수하다.

 

천동각(天童覺)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설봉지자(雪峯之子)며 덕산지손(德山之孫)이 갈등을 견전(牽轉)하니 궁근(窮根)하기 어렵다. 중류(衆流)를 절단하여 원저(源底)를 보이고 함개(凾盖)에 상응하여 건곤과 한가지다. 장장단단(*長長短短)하여 절주(*節奏)가 없고 면면밀밀(綿綿密密)하여 매우() 골륜(*鶻侖)이다. 수파축랑(隨波逐浪)하며 이렇게 가나니 배에 올라 문득 집 앞의 문에 이른다.

 

영원청(靈源淸)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질문은 답지(答旨)를 표()하고 답은 문종(問宗)에 사무쳤다. 나무가 시들고 잎이 떨어져 금풍이 체로했나니 여금에 운문로(雲門老)를 알고자 하느냐. 추후(秋後)에 상림(霜林)이 모두 홍색으로 변했다.

 

황룡신(黃龍新)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대소(大小) 운문이 경상(境上)에 너무 묶였다. 운암(雲嵓; 黃龍新)은 곧 그렇지 않다. 나무가 시들고 잎이 떨어졌을 때 어떠한가. 산호의 가지마다 달을 탱착(撑着)했다.

장령탁(長靈卓)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제선덕(諸禪德)이여, 도리어 아느냐. 이에 이르되 다님으로 인해 팔을 흔듦이 방애되지 않고 남에게서 구함이 자기에게서 구함만 같지 못하다. 면전의 산자(山子; 는 조사)가 존재하는 것 같나니 처처에 바람 없이 파랑이 일어난다. 한 소리 홍안(鴻鴈)을 홀연히 들을 때 모두 수인(愁人)의 과굴(窠窟) 속에 있다.

 

장산근(蔣山勤)이 염하되 운문의 선교(善巧)한 방편은 가위(可謂) 즉사즉리(卽事卽理)며 즉은즉현(卽隱卽現)이다. 3구를 가히 분변하고 1()이 요공(遼空; 摩空)했다. 비록 그러하나 아직 이는 점피착골(黏皮着骨)했다. 만약 어떤 이가 장산(蔣山)에게 묻되 수조엽락(樹凋葉落)했을 때 어떠한가. 다만 그에게 대답해 말하되 탱천주지(撑天拄地)한다. 그래 말하라, 3구인가 이 1()인가. 옥을 시험하려면 꼭 불을 겪어야 하고 구슬을 구하려고 하면 진흙을 여의지 않는다.

 

또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운문은 눈이 유성(流星)과 같고 기()가 체전(掣電; 번쩍하는 번개)과 같나니 집어서(拈得) 가져오매 기특함에 방애되지 않는다. 여금에 홀연히 어떤 사람이 산승에게 묻되 수조엽락(樹凋葉落)했을 때 어떠한가. 다만 그를 향해 말하되 천산(千山)에 운무가 걷히니 일망(一望)하매 전촌(前村)이 보인다.

 

불감근(佛鑑勤)이 상당하여 이르되 대범(大凡) 일문일답하매 모름지기 이 응시응절(應時應節)해야 비로소 옳다. 보지 못하는가, 중이 운문에게 묻되 수조(樹凋) 금풍(金風). 또 삼전어(三轉語)가 있으니 첫째는 함개건곤(凾盖乾坤)이며 둘째는 절단중류(截斷衆流)며 셋째는 수파축랑(隨波逐浪)이다. 운문의 차어(此語)는 도리어 삼전어를 갖추었다. 그래 말하라, 어느 속이 이 비구(備具)한 곳인가. 알고자 하느냐, 무엇이 이 함개건곤구 인가, 금풍이 체로(體露金風)했다. 무엇이 이 절단중류구인가, 금풍이 체로(體露金風)했다. 무엇이 수파축랑구인가, 금풍이 체로(體露金風)했다. 제선덕(諸禪德)이여, 도리어 치소(緇素)를 변득(辨得)하겠는가. 만약에 변득한다면 너에게 참학사(叅學事)를 마쳤다고 허락하리라. 그 혹 그렇지 못할진대 장산(蔣山)이 또한 삼전어가 있다. 첫째는 유구무구(有句無句)며 둘째는 불유불무구(不有不無句)며 셋째는 역유역무구(亦有亦無句). 이 삼전어가 또한 능히 함개건곤(凾盖乾坤)한다. 만약에 회득(會得)한다면 너에게 절단중류(截斷衆流)를 허락하려니와 그 혹 그렇지 못할진대 또한 다만 수파축랑(隨波逐浪)하거라.

 

또 상당하여 이르되 금풍은 응후(應候; 에 응함)하고 옥로(玉露)는 영시(迎時)한다. 오동이 시드니 일엽지추(一葉之秋)며 계수(桂樹)가 차가우니 만륜지백(滿輪之魄)이다. 조사의 심인(心印)이 눈 가득히 신선(新鮮)하고 고불의 가풍이 수시(隨時)하여 현현(顯現)한다. 소이로 중이 운문에게 묻되 금풍(金風). 기괴하다 제선덕(諸禪德)이여, 금풍이 체로하여 침봉(鍼鋒)만큼도 막히지 않으니 물로 물을 씻음과 같고 허공이 허공을 납입함과 같다. 노서(老鼠)를 쫓았으나(趂得) 유통(油筒)을 타파했다. 제국(諸國)을 주류(周流)함이 비록 낙이 되지만 어찌 귀가하여 주옹(主翁)을 봄만 같으랴. 참당(叅堂)하거라.

 

육왕심(育王諶)이 염하되 운문은 사람에게서 반 근을 얻고는 그에게 8()을 돌려주었으니 정반성(定盤星)을 착인(錯認)함을 면하지 못했다. 육왕(育王)은 금일 우차(又且) 어떠한가. 동수(桐樹)의 잎이 성기니 추월(秋月)이 희고 석련(石蓮)의 꽃이 떨어지니 물이 향청(香淸)하다.

 

목암충(牧庵忠)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대중이여, 호개(好箇)의 공안이라 총림에서 성전(盛傳)하여 제창자(提唱者)가 극히 많고 해회자(解會者)가 하나가 아니다. 혹은 이르되 지물명심(指物明心; 사물을 가리켜 마음을 밝히다)이라 하고 혹은 이르되 즉사현리(卽事現理; 에 붙어 를 나타내다)라 하고 혹은 이르되 취체점출(就體點出; 체로 나아가 가리켜 내다)이라 하나니 이와 같은 해회(解會)는 신발을 격해 가려운 데를 잡음과 매우 흡사하여 능히 척당(*倜儻)하고 분명함이 아니다. 시험삼아 목암(牧庵)1송을 청취하라. 수조엽락(樹凋葉落)하여 어지럽게 표령(飄零; 흩날려 떨어짐)하면서/ 금풍이 체로하니 뼈에 사무치게 맑다/ 백해(百骸)가 다 궤산(潰散)함을 오취(悟取)하고/ 모름지기 한 물건이 늘 신령(神靈)함을 알아라.

 

죽암규(竹庵珪)가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소양(韶陽) 노인이 일척안(一隻眼)을 잃어버렸다. 겨우 수조엽락(樹凋葉落)을 묻자 곧 말하되 체로금풍(體露金風)이라 했다. 비록 그러히 일척안을 잃어버렸지만 3일 동안 쌍이(雙耳)가 먹은 것 보다 크게 낫다. 갑자기 주장자를 잡아 한 번 치고 이르되 망중(忙中)에 손을 돌려(背手) 금족(金鏃)을 뽑고/ 요리(鬧裏)에서 몸을 뒤집으며 각궁(角弓)을 당긴다/ 만인(萬人)을 적면(覿面)하여 일제히 가리키는 곳에/ 희두(迴頭)하니 한 기러기가 한공(寒空)에 떨어진다. 드디어 불자를 척하(擲下)하고 이르되 사().

 

자항박(慈航朴)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이르되 운문은 빈곤을 뽑고 부유함을 지었지만 무슨 풍류가 있겠는가. 설두는 말하되 3구를 가히 분변하고 1()이 요공(遼空)이라 했지만 또한 이는 위사화족(爲虵畫足)이다. 금일 혹 어떤 사람이 산승에게 묻되 수조엽락(樹凋葉落)했을 때 어떠한가. 다만 향해 말하되 하늘이 백운과 함께 밝고 물이 명월과 함께 가을이다.

 

송원(松源)이 상당하여 차화를 들고 주장자를 잡고 이르되 운문은 가위(可謂) 적마(賊馬)를 타고 도적을 쫓고 적도(賊刀)를 뺏아 도적을 죽였다. 다만 이 제인은 이렇게 이회함을 얻지 말야야 하나니 왜냐, 목숨이 현사(懸絲; 실에 매달림)와 같다.

 

개암붕(介庵朋)이 차화를 들고 이어서 들되 묘희(妙喜; 대혜)가 이르되 사상(事上)에도 합하고 이상(理上)에도 합한다. 스님이 이르되 1(; 양사)의 합두어(合頭語)가 만겁에 계려궐(繫驢橛)이다. 자세히 검점하여 가지고 오매 두 노한의 명근(命根)이 끊어지지 않았음을 관취(管取; 보증)한다. 만약 이 천녕(天寧; 介庵朋)이라면 곧 그렇지 않다. 홀연히 어떤 사람이 묻되 수조엽락(樹凋葉落)했을 때 어떠한가. 다만 그를 향해 말하되 짚신을 벗어버리고 맨발로 달려라 하리니 사상(事上)에도 합하지 않고 이상(理上)에도 합하지 않는다. 이에서 회득(會得)하면 너에게 참학안(叅學眼)을 갖추었다고 허락하려니와 그 혹 그렇지 못할진대 다시 1송을 청취하라. 짚신을 벗어버리고 맨발로 달려야/ 결정코 시인(時人)의 뒤에 떨어지지 않는다/ 등한히 만중관(萬重關)을 투출(透出)하니/ 찰찰진진(刹刹塵塵)이 사자후다.

 

第一一五則; 차화는 운문록상에 나옴.

體露; 사물이 전연(全然; 완전)히 현출(顯出).

樹凋葉落; 염송설화에 가로되 수조엽락(樹凋葉落) 운운한 것은 피부가 탈락해 없어지고 오직 일진실(一眞實)만 있음이다. 벽암록 제27. 그래 말하라, 나무가 시들고 잎이 떨어졌음이 이 어떤 사람의 경계인가. 18() 중에 이를 변주문(辨主問)이라고 이르며 또한 차사문(借事問)이라고 이른다. 운문이 한 실터럭만큼도 이역(移易)하지 않고 다만 그를 향해 말하되 금풍이 체로(體露金風)했다 하니 답득(答得; 은 조사)함이 매우 묘()하므로 또한 그의 문두(問頭; 는 조사)를 감히 저버리지 않았다. 대개 그의 문처(問處)에 눈이 있기 때문에 답처(答處)도 또한 단적(端的; 확실, 진실)하나니 고인이 말하되 친절을 얻고자 한다면 물음을 가지고 와서 묻지 말아라 했다. 만약 이 지음(知音)하는 이라면 거착(擧著)하면 곧 낙처를 안다. 너희가 만약 운문의 어맥(語脈) 속을 향해 찾는다면 곧 틀렸다. 다만 이 운문의 구중(句中)에 다분히 사람의 정해(情解)를 일으키기를 좋아하거니와 만약 정해라는 이회를 짓는다면 나(원오 혹은 운문)의 아손(兒孫)을 죽임()을 면하지 못하리라. 운문이 이러히 도적의 말을 타고 도적을 쫓아가기(騎賊馬趁賊)를 좋아했다. 보지 못하는가, 중이 묻되 무엇이 이 사량하지 못할 곳입니까. 운문이 이르되 식정(*識情)으론 헤아리기 어렵다 하며 이 중이 묻되 나무가 시들고 입이 떨어졌을 땐 어떻습니까. 운문이 이르되 금풍이 체로했다 하니 구중(句中)에 요진(要津; 긴요처)을 파단(把斷)하여 범성(凡聖)을 불통(不通)케 함에 방애되지 않는다. 모름지기 그(운문), 하나를 들면 셋을 밝히고 셋을 들면 하나를 밝힘을 알아야() 하리니 너희가 만약 그의 3() 중으로 가서 구한다면 곧 뇌후발전(腦後拔箭)하리라. 그의 1구 중에 반드시 3구를 갖췄으니 함개건곤구(函蓋乾坤句)ㆍ수파축랑구(隨波逐浪句)ㆍ절단중류구(截斷衆流句)라 자연히 흡호(恰好; 아주 알맞음)하거니와 운문의 3구 중에 그래 말하라 어느 구를 써서 접인(接人)하는가, 시험삼아 분변해 보아라.

三句可辨; 벽암록 제27칙에 이르되 운문이 심상(尋常)3구로써 접인(接人)했는데 이것이 이 극칙(極則)이다. 설두가 이 공안을 송한 것과 대룡공안(大龍公案; 82)을 송한 것이 서로 유사하다. 3구를 가히 분변할진대 1구 중에 3구를 갖추었거니와 만약 변득(辨得)한다면 곧 3구 밖을 투출(透出)하여 1()이 요공(遼空; 허공을 마찰하다)하리니 족()은 곧 전족(箭鏃)이며 매우 먼 데를 사득(射得; 은 조사)한다면 모름지기 이 급히 착안하여 보아야 비로소 옳다.

君不見下; 벽암록 제27칙에 이르되 그대가 보지 못하는가, 소림에 오래 앉아 돌아가지 않는 나그네여 라고 하니 달마가 서천으로 돌아가지 않았을 때 9년 면벽한지라 적정(寂靜)하여 초초지(悄悄地; 고요한 모양. 는 조사)니 그래 말하라, 이 수조엽락(樹凋葉落)인가, 그래 말하라 이 체로금풍(體露金風)인가. 만약 이 속을 향해 고금범성(古今凡聖)을 다하고 건곤대지(乾坤大地)를 타성일편(打成一片)하면 바야흐로 운문과 설두의 적적(的的; 확실. 진실)하게 사람을 위한 곳을 보리라. 웅이(熊耳)의 일총총(一叢叢)에 고요히 의지했다 하니 웅이는 곧 서경 숭산 소림이거니와 앞 산도 천총만총(千叢萬叢)이며 뒷산도 천총만총이니 제인이 어느 곳을 향해 보는가. 도리어 설두의, 사람을 위하는 곳을 보느냐. 또한 이 영귀(靈龜)가 꼬리를 당김이다.

白帝; 5방 천제(天帝)의 하나. 서방은 경신금(庚辛金)이니 그 색은 백인지라 백제(白帝)가 됨. 화엄경수소연의초19. () 곧 동방청제(東方靑帝) 등의 무리란 것은 이것은 5(五方)을 주재하며 5(五帝)가 있다. 동방은 갑을목이니 그 색이 청인 연고로 동방은 청제(靑帝)가 된다. 남방은 병정화니 그 색은 적인지라 적제(赤帝)가 된다. 서방은 경신금이니 그 색은 백인지라 백제(白帝)가 된다. 북방은 임계수니 그 색은 흑인지라 흑제(黑帝)가 된다. 중앙은 무기토니 그 색은 황인지라 황제(黃帝)가 된다. 만약 12()이면 곧 1()3이 있는 고로 연고로 12가 된다. 대집경에 12()를 설했는데 모두 이는 대보살이 자취를 보여 그것이 되었다. 광설은 거기의 설과 같다.

長長短短; 각종 부동(不同)의 사물과 방법 등을 가리킴.

節奏; 음악 중 교체하며 출현하는 규율이 있는 강약

鶻侖; 또 혼륜(渾崙)ㆍ혼륜(渾淪)ㆍ혼륜(混淪)ㆍ혼륜(渾圇)ㆍ혼륜(囫圇)ㆍ곤륜(崑崙)으로 지음. 원래는 천지가 형성되지 아니한 전의 음양이 나뉘지 아니하여 암흑이라 밝지 아니한 한 덩어리의 미몽(迷濛)과 혼탁의 상태를 가리킴. 선림 중에선 전()하여 불분명ㆍ혼연의 한 조각ㆍ혹은 사물의 불가분을 가리킴. 또 차별이 없는 평등한 진성(眞性)을 가리킴.

倜儻; 1. 근기가 뛰어나고 다름. 2. 철저히 영회(領會). 환희 깨침. 여기에선 1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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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문염송집주 5책 1질로 발간되었습니다

불교신문 광고 2022년 3월 발행. 150부. 5책 1질. 총 4,842쪽, 12.5pt. 4․6배판. 하드. 양장. 정가 60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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