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

총림성사권하(叢林盛事卷下) 혹암의 시중(或菴示衆)

태화당 2026. 4. 17. 07:43

或菴示衆云 紹興初 山野色力强壯 所至撥艸瞻風 見善知識 懸囊挂盋 擊節扣關 莫不忘飡廢𥨊 寅夜不輟 又得偉人哲匠朝暮不倦 苦口點化錐劄 尙收拾舊貨不得上手 況當今之際 在處叢林據位禪師者 但占名字 陞堂入室 聊表不空 師家見學者 學者見師家 邪正不分 互相淈𣸩 更說甚麽一言半句 超脫常情 到大不疑安樂田地 拈斷貫索 穿天下人鼻孔 大道相將滅也 間有負笈擔簦 寄人烟焰之下 多是求飽暖溫和 游泳外典 圖資談柄而已 正宗下事杜口不講 加之尸席望刹 有福緣趍陪上位 結識貴人以爲外護 得其自便之計 遂致習以成風 遞相倣傚 鮮有知非者 衆中本色黃面老衲雖證道果 密追古風 退步潛藏守分 不能親近權貴 無力救弊 冷處危坐 袖手想見 點頭咨嗟其荒寒薄伎紛紜耳 願得具眼正因有力量上人 努力猛省 圖遠不圖近 於己躬下了辨西來不傳之玅 施設凡聖不測之機 異日他時 爲後輩作則 免有竛竮道路千里之嘆耶 明眼人前吐露胸臆 亦望痛念祖道下衰 踊躍高擧六合之外 貴得英靈衲子光明於世 千古萬古之下 金剛王寶劍凜凜不墜矣

山野; 猶云山野僧 謙辭也

撥艸瞻風; 又曰撥草參玄 撥無明之荒草 瞻望佛祖之玄風也 又涉險路 瞻仰知識之德風也

點化; 指示敎化敎導之意

錐劄; 與針錐同義 喩指思量卜度分辨是非

淈𣸩; 又作淈腯 卽糊塗

外典; 又作外書 世典 因佛敎本身之典籍稱內典 故佛敎以外之典籍稱外典 如外道世間之典籍等

袖手; 藏手於袖 表示閑逸的神態

薄伎; 微小的技能 與薄技同義

竛竮; 又作伶俜 步行踉蹌之謂

 

혹암(或菴; 師體)이 시중(示衆)해 이르되 소흥(紹興; 1131-1162) 초 산야(山野)가 색력이 강장(强壯)하여 이르는 바(所至)에 발초첨풍(撥艸瞻風)하며 선지식을 참견(參見; )했다. 현낭괘발(懸囊挂盋; 주머니를 매달고 발우를 걸다)하고 격절구관(擊節扣關; 扣關擊節과 같음)하면서 망찬폐침(忘飡廢𥨊)하지 않음이 없었고 인야(寅夜; 夤夜와 같음. 深夜)에도 그치지() 않았다. 또 위인철장(偉人哲匠)을 얻으면 조모(朝暮)에 게으르지 않고 고구(苦口; 거듭 간곡하게 권함)로 점화(點化)하고 추차(錐劄)했지만 오히려() 구화(舊貨)를 수습(收拾)하고 상수(上手; 高手)를 얻지 못했다. 하물며 당금(當今)의 즈음()엔 재처(在處)의 총림에서 거위(據位)하는 선사란 자가 단지 명자(名字)만 점유(占有; )하고 승당입실(陞堂入室)하면서 애오라지 불공(不空)을 표()하나니 사가(師家)가 학자를 보거나 학자가 사가를 보면서 사정(邪正)을 나누지 못하고 호상(互相) 굴돌(淈𣸩; 糊塗)하거늘 다시 무슨(甚麽) 일언반구(一言半句)를 설해 상정(常情)을 초탈(超脫)하고 크게 의심하지 않는 안락한 전지(田地; 境地)에 이르러() 관삭(貫索)을 염단(拈斷)하여 천하인의 콧구멍을 꿰겠는가. 대도(大道)가 상장(相將; 相隨相伴) 멸하리라. 중간에 부급담등(負笈擔簦; 책 상자와 우산을 지다)하고 타인의 연염지하(烟焰之下)에 기탁함이 있더라도 다분히 이는 포난온화(飽暖溫和)를 구함이며 외전(外典)에 유영(游泳)하면서 담병(談柄)을 도움()을 도모할 따름이며 정종하사(正宗下事)는 입을 닫고(杜口) ()하지 못한다. 더하여(加之) 시석망찰(尸席望刹; 법석을 주관하고 名刹을 바람)하며 복연(福緣)이 있으면 상위(上位)를 추배(趍陪; 달려가 모심)하여 귀인(貴人)과 결식(結識)하여 외호(外護)로 삼아 그 자편지계(自便之計)를 얻나니 드디어 습관을 이루고(致習) 풍속을 이루어(成風) 체상(遞相) 방효(倣傚)하면서 지비자(知非者)가 드물게 있다(鮮有). 중중(衆中)에 본색(本色)의 황면노납(黃面老衲)이 비록 도과(道果)를 증()해 비밀로 고풍(古風)을 따르지만() 퇴보(退步)하여 잠장(潛藏)하면서 수분(守分)하며 능히 권귀(權貴)를 친근하지 못하고 구폐(救弊)할 힘이 없으며 냉처(冷處)에서 위좌(危坐; 端坐)하며 수수(袖手)하고 상견(想見)하나니 그 황한(荒寒)하고 박기(薄伎)로 분운(紛紜)함을 점두(點頭)하며 자차(咨嗟; 歎息)할 따름이다(). 원하건대 구안(具眼)한 정인(正因)을 얻은 역량이 있는 상인(上人)이 있다면 노력(努力)하고 맹성(猛省)하여 도원(圖遠)하고 도근(圖近)하지 말며 기궁하(己躬下)에 서래(西來) 부전지묘(不傳之玅)를 요변(了辨)하여 범성(凡聖)이 불측(不測)하는 기()를 시설(施設)할지니 이일타시(異日他時)에 후배를 위해 작칙(作則)하여 도로(道路) 천 리에서 영병(竛竮)하는 탄식이 있음을 면하게 하라. 명안인(明眼人) 앞에서 흉억(胸臆)를 토로(吐露)한다. 또한 바라건대() 조도(祖道)가 하쇠(下衰)함을 통념(痛念)하여 육합(六合; 天地四方)의 밖에 용약(踊躍)하며 고거(高擧)하고 영령납자(英靈衲子)를 얻어 세상에 광명(光明)을 도모(圖謀; )한다면 천고만고지하(千古萬古之下)에 금강왕보검이 늠름(凜凜)하여 추락하지 않을 것이다.

山野; 산야승(山野僧)이라고 말함과 같음. 겸사(謙辭).

撥艸瞻風; 또 가로되 발초참현(撥草參玄)이니 무명의 거친 잡초를 헤치고 불조의 현풍(玄風)을 첨망(瞻望). 또 험로를 건너면서 지식의 덕풍을 첨앙함.

點化; 지시하며 교화하고 교도함의 뜻.

錐劄; 침추(針錐)와 같은 뜻. 사량하고 복탁(卜度)하면서 시비를 분변함을 비유로 가리킴.

淈𣸩; 또 굴돌(淈腯)로 지음. 즉 호도(糊塗).

外典; 또 외서(外書), 세전(世典)으로 지음. 불교 본신(本身)의 전적을 일컬어 내전(內典)이라 함으로 인해 고로 불교 이외의 전적을 일컬어 외전(外典)이라 함. 예컨대() 외도와 세간의 전적 등.

袖手; 손을 소매에 감춤. 한일(閑逸; 한가하고 편안)한 정신과 태도를 표시.

薄伎; 미소한 기능. 박기(薄技)와 동의(同義).

竛竮; 또 영빙(伶俜)으로 지음. 보행이 양창(踉蹌; 비틀거림)함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