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개입로(好箇入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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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벽문차성(隔壁聞釵聲)
율중명파계(律中名破戒)
현도중사녀(見覩衆士女)
호개입로개(好箇入路開)
감소도안견묘총(堪笑道顔見妙總)
무안이퇴식참괴(無顔而退識慙愧)
괴괴(愧愧)
한산습득소해해(寒山拾得笑咍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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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너머에서 비녀 소리를 듣더라도
율중(律中)에선 파계라고 이름하거니와
현재 뭇 사녀(士女)를 보매
호개(好開)의 입로(入路)가 열렸도다.
가히 우습구나 도안(道顔)이 묘총(妙總)을 보매
무안(無顔)하여 물러나며 부끄러움을 알았도다
부끄럽고 부끄러움이여
한산과 습득이 해해(咍咍) 웃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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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행 다른 날에 사중(四衆. 四部大衆)의 사녀(士女. 信士信女)가 입원(入院. 入寺)함으로 인해 법안(法眼. 文益)이 스님(永明道潛이니 법안의 法嗣)에게 물어 가로되 율중(律中)에 말하기를 벽 너머에서 비녀와 팔찌 소리를 듣더라도 곧 이름이 파계라 하였거늘 금은(金銀)이 합잡(合雜)하고 주자(朱紫. 朱紫色 옷을 입은 사람들)가 변전(騈闐. 騈은 羅列. 闐은 가득할 전이니 곧 많이 모인 모양)함을 현재 보나니 이 파계인가 이 파계가 아닌가. 스님이 가로되 호개(好箇)의 입로(入路)입니다 (好箇入路) [五燈會元卷十 永明道潛章]. 차(釵)는 비녀 차.
5~6행 무착(無著. 妙總이니 大慧宗杲의 法嗣)이 승인이 되지 아니한 전에 대혜(大慧)가 방장(方丈)에서 접대(接待. 館)하였는데 스님(東林道顔이니 대혜의 法嗣)이 늘 그것을 꾸짖었다. 대혜가 가로되 그가 비록 부인(婦人)이긴 하지만 매우 장처(長處)가 있다 했지만 스님이 허락(許諾)하지 않자 대혜가 억지로 상견케 하였다. 스님이 불획이(不獲已. 不得已)하여 통보(通報)하자 무착이 가로되 수좌(首座. 道顔이 徑山의 수좌였음)가 불법으로 상견함을 지을 것입니까 세법(世法)으로 상견하겠습니까. 수좌가 이르되 불법으로 상견하겠노라. 무착이 이르되 좌우(左右)를 물리치고 청컨대 스님만 들어오십시오. 스님이 장막(帳幕) 앞에 이르니 촌사(寸絲)도 걸치지 않고 상(床)에 앙와(仰臥)한 무착을 보았다. 스님이 가리키며 가로되 이 속은 이 어디로 가는 곳인가. 무착이 가로되 삼세제불(三世諸佛) 육대조사(六代祖師)와 천하노화상(天下老和尙)이 다 이 가운데로부터 나옵니다. 스님이 가로되 도리어 노승의 들어감을 허락하겠는가. 무착이 가로되 이 속엔 나귀를 건네거나 말을 건네주지 않습니다. 스님이 말이 없자 무착이 가로되 수좌와 더불어 상견해 마쳤습니다. 드디어 몸을 돌려 속을 보이매 스님이 부끄러워하면서 나왔다. 대혜가 가로되 도리어 이 늙은 축생(畜生)이 견식(見識)이 없음이 아닌가. 스님이 부끄러움이 있었다 [五家正宗贊卷二 卍庵顔禪師章].
8행 해(咍)는 비웃을 해. 해해는 기뻐서 웃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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