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론소기

기신론소기회본(起信論疏記會本) 1

태화당 2020. 9. 18. 13:34

원효대사의 대승기신론소기회본(大乘起信論疏記會本)의 한글 완역본(完譯本). 평심사 정원 역주. 


起信論疏記會本譯註序

 

我邦幸有元曉大師 芳名歷千載而不凋 珍本傳萬歲而不朽 古云聖人出現五百歲 蟠桃一熟三千年 優曇華易見 善知識難値 況此疏記 高出諸師之註疏 其法門也 永作指南爲津梁 彼法香也 普羃法界熏含識

檀紀四三五三秊 歲在庚子 月 平心寺主淨圓 謹識於泰華堂

 

아방(我邦; 우리나라)에 다행히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있어 방명(芳名)은 천재(千載; 천 년)를 지나도록 시들지 않았고 진본(珍本; 珍書)은 만세(萬歲)에 전하면서 썩지 않으리라. 고인(古人; )이 이르되 성인(聖人)이 출세(出世)함은 5백 세()반도(蟠桃)가 한 번 익는 데 3천 년이라 했거니와 우담화(優曇華)는 보기가 쉽지만 선지식(善知識)은 만나기() 어렵다. 하물며 이 소기(疏記)는 여러 스님의 주소(註疏)를 고출(高出)했음에랴. 그 법문(法門)은 길이() 지남(指南)이 되고 진량(津梁; 나루와 교량)이 되며 저 법향(法香)은 널리 법계(法界)를 덮어(; 덮을 멱) 함식(含識)을 훈()하리라.

단기 4353(; ) 세재경자(歲在庚子) 선월(; 7) 평심사주(平心寺主) 정원(淨圓)이 태화당(泰華堂)에서 삼가 쓴다(; 적을 지).

 

고인(古人; )이 이르되; 서암요혜어록상(西巖了慧語錄上)에 나오는 글임.

반도(蟠桃); 혜림음의11(慧琳音義十一). 반도(蟠桃) 방안반(傍安反; )이다. 산해경(山海經)에 이르되 동해 가운데 도도산(桃都山)이 있다. 산 위에 큰 복사나무가 있으니 이름해 가로되 도도(桃都). 그 뿌리는 5백여 리에 반결(盤結; 서리서리 얽힘)했다. 가지는 서로의 거리가 3천 리다. 나무 위에 금색 천계(天鷄)가 있는데 해가 처음 나올 때 빛이 이 나무에 비추면 천계가 곧 운다. 천하의 뭇 닭도 모두 따라서 운다.

우담화(優曇華); 현응음의21(玄應音義二十一) 오담발라화(烏曇跋羅花; udumbara) 구역(舊譯)에 말하되 우담바라화(優曇波羅花)며 혹은 하운바라화(何雲婆羅花)로 지었다. 이것의 잎은 배나무와 같고 열매는 크기가 주먹과 같으며 그 맛은 달다. 꽃이 없으면서 열매를 맺는다. 또한 꽃이 있음을 만나기 어려우므로 고로 경중에서 희유한 것에 비유한다. 합부금광명경(合部金光明經) 수량품(壽量品). 무량한 때 제불세존이 세상에 출현했으니 비유컨대 우담바라화(優曇婆羅華)가 무량한 때 세상에 출현함과 같다. 불본행집경31(佛本行集經三十一). 한 큰 나무가 있었으니 이름이 우담바라(優曇婆羅; 나라 말로 求願). 때에 그 나무에 한 마리의 큰 원숭이(獼猴)가 있어 나무 꼭대기에 있으면서 과자(果子; 열매)를 취해 먹었다. 대보적경109(大寶積經一百九). 비유컨대 니구타수자(尼拘陀樹子; 는 씨)나 혹 우담바라(優曇婆羅) 등 여러 수자(樹子)가 비록 다시 세소(細小)하지만 능히 극대(極大)의 수지(樹枝)를 냄과 같다.

지남(指南); 또 이르되 사남(司南)이며 또한 이르되 사방(司方). 장경음의수함록11(藏經音義隨函錄十一). 귀곡자(鬼谷子)에 이르되 정()나라 사람 숙신씨(肅愼氏)가 흰 꿩을 바치고 돌아가자 주공(周公)이 위하여 지남거(指南車)를 만들어 전송했다. 그가 미혹할까 염려했음이다. 제기(帝記)에 이르되 고신씨(高辛氏)가 지남거(指南車)를 만들었다. 종용록(從容錄) 53. 황제(黃帝)와 치우(蚩尤)가 탁록(涿鹿)에서 전투했는데 치우가 큰 안개를 만들어 사방을 혼미케 했다. 황제가 수레에 있으며 지휘하는데 지남(指南)하여 보이자 사졸(士卒)이 치우를 사로잡아 그를 베었다. 드디어 지남거(指南車)로 호했다. 전등록8(傳燈錄八) 남천보원(南泉普願). 중이 묻되 스님이 장실(丈室)에 돌아가면 무엇을 가지고 지남(指南)합니까. 스님이 이르되 작야(昨夜) 3()에 소를 잃었고 천명(天明)에 불을 잃었다.

함식(含識); 또 함령(含靈), 함생(含生)으로 지음. 곧 심식(心識)을 함유한 유정(有情)의 중생을 가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