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일적

태화일적(泰華一滴) 323

태화당 2020. 11. 10. 10:30

323*緣會逃名

幽谷蘭無人識 已被衆人呼**錐處囊中已多時 不勞遠於此賈 泰華堂隨歲錄. 2004年 作

 

연회도명(*緣會逃名)

유곡(幽谷)의 지란(芝蘭)은 아는 사람이 없지만/ 이미 뭇 사람들의 호가(*)가 높음을 입는다/ 송곳이 주머니 중에 처한 지(*錐處囊中) 이미 다시(多時)/ 노고롭게 멀리 가서 팔 게 아니라 여기에서 팔게나(; 팔 수).

 

*緣會逃名; 연회(緣會)가 명예(名譽)를 도피(逃避)하다.

1-4행 삼국유사5(三國遺事五) 고승연회(高僧緣會)는 일찍이 영취(靈鷲. 靈鷲寺 龍藏殿이니 이는 緣會舊居)에서 은거(隱居)하며 매일 연경(蓮經; 法華經)을 독송(讀誦)하며 보현관행(普賢觀行)을 닦았는데 뜨락의 연못에 늘 연화 몇 송이가 있어 사시(四時; 春夏秋冬)에 시들지 않았다. 국주(國主)인 원성왕(元聖王)이 그 서이(瑞異)를 듣고서 불러 벼슬을 주어 국사(國師)로 삼고자 했다. 스님이 그것을 듣고 곧 암자를 버리고 달아났는데 가다가 서령(西嶺) 바위 사이를 넘었다. 한 늙은이가 있어 막 밭을 갈다가 묻되 스님은 어디로 가십니까. 가로되 내가 들으니 방가(邦家; 은 나라 방. 국가)에서 뜬 말을 듣고 나를 벼슬로써 얽으려 하는지라 고로 그것을 피할 뿐입니다. 노인이 듣고 가로되 여기에서 파는 게 옳거늘 어찌 노고롭게 멀리 가서 팔려고 하는가(於此可賈何勞遠售). 스님의 말은 이름을 팔면서 만족이 없음인가 합니다(師之謂賣名無厭乎). 연회가 이르되 그가 자기를 업신여김이라 하고는 듣지 않았다. 드디어 몇 리가량을 가다가 시냇가에서 한 할미를 만났는데 물어 가로되 스님은 어디로 갑니까. 처음과 같이 답을 하자 할미가 가로되 앞에서 사람을 만났습니까. 가로되 한 늙은이가 있었는데 나를 모욕(侮辱)함이 심해 분을 내고 왔습니다. 할미가 가로되 문수대성(文殊大聖)이시거늘 말하는 데도 듣지 않음은 왜입니까. 연회가 듣고 바로 경송(驚悚)하여 급히 옹소(翁所)로 돌아와 이마를 찧으며 참회를 진술(陳述)하고 가로되 성자(聖者)의 말씀이거늘 감히 명령을 듣지 않겠습니까. 이제 다만 돌아가리이다. 시냇가의 할미는 그 어떤 사람입니까. 사수(斯須; 는 곧 사. 는 잠깐 수. 斯須는 잠깐. 잠깐만)에 가로되 변재천녀(辯才天女)입니다. 말을 마치자 드디어 은몰(隱沒)했다. 곧 암중(菴中)으로 돌아왔는데 잠깐 만에 천사(天使; 임금의 勅使)가 조서(詔書)를 싸고 와 그를 불렀고 연회가 업()인 줄 알아 마땅히 받고 이에 응조(應詔)하여 대궐에 다다라 책봉(冊封)하여 국사(國師)가 되었다. *는 값 가. 사고 팔 고. 살 고. 팔 고.

*錐處囊中; 선림소어고증2(禪林疏語考證二). 처낭지사(處囊之士) 사기 평원군전(平原君傳)에 가로되 평원군이 초와 합종(合從)하려 하면서 식객 19인을 얻었다. 모수(毛遂)가 스스로 천거하며 가로되 신이 마치 송곳이 주머니 속에 처함 같음을 얻었는데 이에 탈영(脫穎; 뾰족한 끝이 튀어나옴)하면 특히 끝이 나타날 따름만이 아닐 것입니다(處囊之士 史 平原君傳曰 平原君合從于楚 得食客十九人 毛遂自薦曰 臣得如錐之處囊中 乃脫穎而去 非特未見而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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