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일적

태화일적(泰華一滴) 992

태화당 2020. 11. 28. 08:38

992甞遊五臺山寺 寺之上座僧老爲衆所輕 師獨敬事之 將還京下 老僧付師書 使於城北尋勃賀投之 師辭去 竊發而觀 無他詞但曰 度衆生畢蚤來蚤來 若更强住 却恐造業 師大驚復緘封之 旣至於廣濟河側 聞小兒呼勃賀 師問勃賀何在 小兒指大豬 豬項丳金環 臥街西墻下 師扣墻問屠誰氏 曰趙生家也 問此豬何名勃賀 曰唯食勃荷 故里中小兒以名之 吾日屠千百豬 豬犇佚難驅 以此豬引導之則纍纍就死 畜之十五年矣 師以書投之 勃賀急食 忽然人立而化 建州弘釋錄下 宋建陽辨聰上座

 

일찍이 오대산(五臺山)의 절에 유람(遊覽)했다. 절의 상좌승(上座僧)이 늙어 대중의 경시(輕視)하는 바가 된지라 스님(辨聰)이 홀로 그를 공경하며 모셨다. 장차 경하(京下)로 귀환(歸還)하려 하자 노승이 스님에게 글을 맡기며 성북(城北)에서 발하(勃賀)를 찾아 그에게 던지게 했다. 스님이 고별(告別)하고 떠나가다 몰래 열어 보니 다른 말씀이 없고 다만 가로되 중생제도를 마치면 일찍 오게, 일찍 오게, 만약 다시 억지로 머물면 도리어 업을 지을까 염려스럽네(度衆生畢蚤來蚤來 若更强住却恐造業). 스님이 크게 놀라 그것을 함봉(緘封)했다. 이미 광제하(廣濟河)의 곁에 이르렀는데 소아(小兒)가 발하(勃賀)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스님이 묻되 발하가 어디에 있느냐. 소아가 큰 돼지를 가리키는데 돼지의 목엔 금환(金環)이 꽃혔고 길 서쪽 담장 아래 누웠었다. 스님이 담장을 두드려 도자(屠者; 는 잡을 도. 白丁)에게 묻되 무슨 성씨(姓氏)인가. 가로되 조생가(趙生家)입니다. 묻되 이 돼지는 왜 이름이 발하(勃賀)인가. 가로되 오직 발하(勃荷; 는 연꽃 하)만 먹는지라 고로 동네의 소아들이 그렇게 이름합니다. 내가 하루에 천백(千百)의 돼지를 잡는데 돼지들이 날뛰어 쫓기가 어렵지만 이 돼지를 써 그것을 인도(引導)하면 곧 어릿어릿(纍纍; 는 어릿어릿할 류)하여 죽음으로 나아가므로 이를 기른 지 15년입니다. 스님이 글을 그(勃賀)에게 던지자 발하가 급히 먹더니 사람이 되어 선 채 화거(化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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