垂示云 諸佛不曾出世 亦無一法與人 祖師不曾西來 未甞以心傳授 自是時人不了 向外馳求 殊不知自己*脚跟下 一段大事因緣 千聖亦摸索不著 只如今見不見聞不聞 說不說知不知 從什麽處得來 若未能洞達 且向葛藤窟裏會取 試擧看
●脚跟下; 喩指目前眼下 本人身邊 禪家認爲禪法卽在目前 卽在身邊
수시(垂示)하여 이르되 제불이 일찍이 출세하지 않았고 또한 한 법도 사람에게 줌이 없으며 조사가 일찍이 서래하지 않았고 일찍이 마음을 전수하지 않았다. 스스로 이는 시인(時人)이 깨치지 못해 밖을 향해 치구(馳求)함이다. 너무 알지 못하나니 자기의 발뒤꿈치 아래(*脚跟下)의 한 조각 대사인연(大事因緣)은 천성(千聖)이라도 또한 모색함을 얻지 못한다. 다만 여금에 보아도 봄이 아니며 들어도 들음이 아니며 설해도 설함이 아니며 알아도 아는 게 아니거늘 어느 곳으로 좇아 얻어 오리오. 만약 능히 통달(洞達)하지 못했을진대 다만(且) 갈등굴(葛藤窟) 속을 향해 회취(會取)하라. 시험삼아 들어보겠다.
●脚跟下; 목전ㆍ눈 아래ㆍ본인의 신변을 비유로 가리킴. 선가에서 인식하기를 선법은 곧 목전에 있으며 곧 신변에 있다.
【五六】擧 *良禪客問*欽山 *一鏃破三關時如何嶮 不妨奇特 不妨是箇猛將 山云 放出*關中主看劈面來也 也要大家知 *主山高*按山低 良云 恁麽則知過必改見機而作 已落第二頭 山云 更待何時有擒有縱 風行草偃 良云 好箭放不著所在 便出果然 擬待翻款那 第二棒打人不痛 山云 且來闍黎呼則易遣則難 喚得回頭 堪作什麽 良回首果然把不住 中也 山把住云 一鏃破三關卽且止 試與欽山發箭看虎口裏橫身 逆水之波 見義不爲無勇也 良擬議果然摸索不著 打云 可惜許 山打七棒云 且聽這漢疑三十年令合恁麽 有始有終 頭正尾正 這箇棒合是欽山喫
●良禪客; 五燈會元十三作巨良禪客
●欽山; 欽山文邃 文邃(八三四-八九六) 唐代曹洞宗僧 福州(今屬福建)人 洞山良价法嗣 少依杭州大慈山寰中禪師受業 時巖頭雪峰在衆 覩師吐論 知是法器 相率遊方 初參德山 後於洞山言下發解 乃爲之嗣 年二十七 止於湖南澧州欽山 [傳燈錄十七 聯燈會要二十二 統要續集十五 敎外別傳十五]
●一鏃破三關; 以一箭射破三道關門
●關中主; 關中之君主 比喩五蘊山中之主人公
●主山; 中國歷代營造宮室時 槪以北方吉相而高 南方較低 故北方之山爲主山 南方之山則稱案山 由此 寺院以後山(卽北方之山)稱爲主山 又有以主山案山代表主客之關係 於禪林中 乃以主山騎案山一語 表示主客一如之境界 又以主山高案山低一語 表示主客之差別世界
●按山; 同案山 卽前山 專指宅基地或墳地對面的山
【五六】 거(擧)하다. 양선객(*良禪客)이 흠산(*欽山)에게 묻되 1족(鏃; 화살촉)으로 3관(關)을 타파(*一鏃破三關)할 때 어떻습니까. 위험하다. 기특함에 방애되지 않는다. 이(是箇) 맹장(猛將)임에 방애되지 않는다. 흠산이 이르되 관중주(關中主)를 방출해 보아라. 얼굴에 다닥쳐(劈面) 오는구나. 또한 대가(大家; 諸人)가 알기를 요하나니 주산(*主山)은 높고 안산(*按山)은 낮다. 양(良)이 이르되 이러하시다면 곧 지과필개(知過必改; 과실을 알고 반드시 고침)하겠습니다. 견기(見機)하고 지었지만 이미 제2두에 떨어졌다. 흠산이 이르되 다시 어느 때를 기다리는가. 사로잡음도 있고 놓아줌도 있다. 바람이 불매 풀이 눕는다. 양이 이르되 호전(好箭)을 방출했으나 소재에 안착하지 못했구나, 바로 나갔다. 과연. 번관(翻款; 罪狀을 翻覆함)을 기대하려고 하느냐. 두 번째 몽둥이는 사람을 때려도 아프지 않다. 흠산이 이르되 차래(且來)하라 사리(闍黎)야. 부르기는 곧 쉽지만 보내기는 곧 어렵다. 부르매 회두(回頭)함을 얻어 차마 무엇하리오. 양이 머리를 돌렸다. 과연 잡아 머물지 못하는구나(나가려다 나감을 얻지 못한 연고임). 적중했다 흠산이 파주(把住)하고 이르되 1족(鏃; 화살촉)으로 3관(關)을 타파함은 곧 다만 멈추고 시험삼아 흠산에게 발전(發箭)해 주어 보아라. 범 아가리 속에 횡신(橫身)하는구나. 역수지파(逆水之波)다. 의(義)를 보고도 하지 않음은 용맹이 없음이다. 양이 의의(擬議)하자 과연 모색함을 얻지 못하는구나. 때리고 이르되 가석하다(可惜許). 흠산이 7방(棒) 때리고 이르되 다만 청취(聽取)할지니 이 자가 30년 동안 의심하리라. 영(令)이 합당히 이러해야 한다. 시작도 있고 마침도 있고 머리도 바르고 꼬리도 바르다. 이(這箇) 방(棒)은 합당히 이 흠산이 먹어야(喫) 한다.
●良禪客; 오등회원13에 거량선객(巨良禪客)으로 지어졌음.
●欽山; 흠산문수임. 문수(文邃) (834-896) 당대 조동종승. 복주(지금 복건에 속함) 사람. 동산양개(洞山良价)의 법사. 젊었을 적에 항주 대자산 환중선사에게 의지해 수업(受業)했는데 당시에 암두와 설봉이 대중에 있다가 스님의 토론(吐論)을 보고 이 법기임을 알았으며 서로 인솔하여 유방했음. 처음엔 덕산을 참했고 후에 동산의 언하에 발해(發解)하고 이에 법사가 되었음. 나이 27에 호남 예주 흠산에 머물렀음 [전등록17. 연등회요22. 통요속집15. 교외별전15].
●一鏃破三關; 한 화살로 세 줄기의 관문을 쏘아 깨뜨림.
●關中主; 관중(關中)의 군주. 오온산(五蘊山) 가운데의 주인공에 비유.
●主山; 중국에서 역대에 궁실(宮室)을 영조(營造)할 때 대개 북방이 길상(吉相)이면서 높고 남방은 조금 낮은지라 고로 북방의 산을 주산(主山)으로 삼고 남방의 산은 곧 일컬어 안산(案山)이라 했음. 이로 말미암아 사원도 후산(後山; 즉 북방의 산)을 일컬어 주산이라 했음. 또 주산과 안산으로 주객의 관계를 대표함이 있음. 선림 중에선 곧 주산이 안산을 탔다(騎)라는 1어(語)로 주객일여(主客一如)의 경계를 표시함. 또 주산은 높고 안산은 낮다 라는 1어로 주객의 차별세계를 표시함.
●按山; 안산(案山)과 같음. 곧 앞 산임. 오로지 가택의 기지(基地)나 혹 분지(墳地)가 대면한 산을 가리킴.
良禪客也不妨是一員戰將 向欽山手裏 左盤右轉 *墜鞭閃鐙 末後可惜許 弓折箭盡 雖然如是 李將軍自有嘉聲在 *不得封侯也是閑 這箇公案 一出一入 一擒一縱 當機覿面提 覿面當機疾 都不落有無得失 謂之玄機 稍虧些子力量 便有顚蹶 這僧亦是箇英靈底衲子 致箇問端 不妨驚群 欽山是作家宗師 便知他問頭落處 鏃者箭鏃也 一箭射透三關時如何 欽山意道 爾射透得則且置 試放出關中主看 良云 恁麽則知過必改 也不妨奇特 欽山云 更待何時 看他恁麽祇對 欽山所問 更無些子空缺處 後頭良禪客却道 好箭放不著所在 拂袖便出 欽山纔見他恁麽道 便喚云 且來闍黎 良禪客果然把不住 便回首 欽山擒住云 一鏃破三關則且止 試與欽山發箭看 良擬議 欽山便打七棒 更隨後與他念*一道呪云 且聽這漢疑三十年 如今禪和子盡道 爲什麽不打八下 又不打六下 只打七下 不然等他問道試與欽山發箭看 便打 似則也似 是則未是在 這箇公案 須是胸襟裏不懷些子道理計較 超出語言之外 方能有一句下破三關 及有放箭處 若存是之與非 卒摸索不著 當時這僧 若是箇漢 欽山也大嶮 他旣不能行此令 不免倒行 且道關中主 畢竟是什麽人 看雪竇頌云
●墜鞭閃鐙; 形容周章狼狽之貌 閃 動搖不定 鐙 馬鞍兩邊的脚踏
●不得封侯; 祖庭事苑二 不得封侯 西漢 李廣傳 廣不得爵邑 官不過九卿 廣之軍史及士卒 或取封侯 廣與望氣(望氣候的官吏)王朔語曰 自征匃奴 廣未嘗不在其中 而諸凡校尉而下 材能不及中 以軍功取侯者數十人 廣不爲後人 然終無尺寸功得封邑者 何也 豈吾相不當侯 朔曰 將軍自念 豈嘗有恨者乎 廣曰 吾爲隴西守 羌嘗反 吾誘降者八百餘人 詐而同日殺之 至今恨獨此爾 朔曰 禍莫大於殺已降 此乃將軍不得侯者也(見漢書五十四)
●一道呪; 道 量詞 用于條形物
양선객도 이 1원(員)의 전장(戰將)임에 방애되지 않지만 흠산의 손 안을 향해 좌로 돌고(盤) 우로 돌다가(轉) 채찍도 떨어뜨리고 등자(鐙子)도 흔들거리니(*墜鞭閃鐙) 말후에 가석하게도(可惜許) 활이 부러지고 화살도 다했다.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으나 이장군(李將軍. 李廣)이 스스로 가성(嘉聲)이 있으므로 봉후를 얻지 못해도(*不得封侯) 또한 이 한가하다. 이(這箇) 공안이 1출1입(一出一入)하고 1금1종(一擒一縱)하여 당기(當機)를 적면(覿面; 당면)해 제기(提起; 提)하고 적면(覿面)해 당기(當機)가 질속(疾速)하되 도무지 유무득실(有無得失)에 떨어지지 않으니 이를 일러 현기(玄機)라 하거니와 사자(些子; 極少)의 역량을 조금이라도 휴실(虧失; 虧)한다면 곧 전궐(顚蹶; 거꾸러지고 미끄러짐)함이 있다. 이 중도 또한 이(是箇; 箇는 조사) 영령(英靈)한 납자인지라 저(箇) 문단(問端)을 보내니(致; 送詣) 무리를 놀라게 함에 방애되지 않으며 흠산은 이 작가종사이므로 곧 그의 문두(問頭; 頭는 조사)의 낙처를 알았다. 족(鏃)이란 것은 전족(箭鏃; 화살촉)이다. 1전(箭)으로 3관(關)을 사투(射透)할 땐 어떻습니까 하매 흠산의 뜻에 말하되 네가 사투(射透)를 얻음은 곧 그래 두고 시험삼아 관중주(關中主)를 방출해 보아라 하매 양(良)이 이르되 이러하시다면 곧 지과필개(知過必改; 과실을 알고 반드시 고침)하겠습니다 하니 또한 기특함에 방애되지 않는다. 흠산이 이르되 다시 어느 때를 기다리는가 하니 그(흠산)의 이러히 지대(祇對; 응대)함을 보건대 흠산의 묻는 바에 다시 조금(些子)의 공결처(空缺處)도 없다. 후두(後頭)에 양선객이 도리어 말하되 호전(好箭)을 방출했으나 소재(所在)에 안착(著)하지 못했구나 하고 소매를 떨치고 곧 나가거늘 흠산이 겨우 그의 이러히 말함을 보고 곧 불러 이르되 차래(且來)하라 사리(闍黎)야. 양선객이 과연 잡아 머물지 못하고 곧 머리를 돌렸다. 흠산이 금주(擒住; 把住)하고 이르되 1족(鏃; 화살촉)으로 3관(關)을 타파함은 곧 다만 멈추고 시험삼아 흠산에게 발전(發箭)해 주어 보아라. 양이 의의(擬議)하자 흠산이 문득 7방(棒) 때리고 다시 뒤 따라 그에게 일도주(*一道呪)를 외어(念) 주어 이르되 다만 청취(聽取)할지니 이 자가 30년 동안 의심하리라 하였다. 여금의 선화자(禪和子)는 말하되 무엇 때문에 여덟 번(八下) 때리거나 또 일곱 번 때리지 않고 다만 여섯 번 때렸는가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흠산)가 물어 말하되 시험삼아 흠산에게 발전(發箭)해 주어 보아라 함을 기다렸다가 곧 때려주었겠다 하나니 비슷하기는 곧 또한 비슷하지만 옳기는 곧 옳지 않다(在는 조사). 이런(這箇) 공안은 모름지기 이 흉금 속에 사자(些子)의 도리와 계교(計較)를 품지 않고 어언(語言)의 밖으로 초출해야 바야흐로 능히 1구 아래에 3관을 깨뜨림이 있으며 및 방전(放箭)할 곳도 있으려니와 만약 시(是)와 더불어 비(非)를 둔다면 마침내 모색함을 얻지 못하리라. 당시에 이 중이 만약 시개한(是箇漢; 진정한 丈夫漢)이었다면 흠산도 또한 매우 위험했으련만 그가 이미 능히 이 영(令)을 행하지 못한지라 도행(倒行)을 면치 못했다. 그래 말하라 관중주(關中主)는 필경 이 어떤 사람인가, 설두의 송운(頌云)함을 보아라.
●墜鞭閃鐙; 주장(周章; 허둥지둥함)하며 낭패한 모양을 형용. 섬(閃)은 동요하며 안정되지 못함이며 등(鐙)은 말안장 양변의 발로 밟는 곳. 形容周章狼狽之貌 閃 動搖不定 鐙 馬鞍兩邊的脚踏
●不得封侯; 조정사원2. 부득봉후(不得封侯) 서한 이광전(李廣傳) 이광은 작읍(爵邑)을 얻지 못하고 벼슬은 구경(九卿)을 지나지 못했으나 이광의 군사(軍史) 및 사졸은 혹 봉후(封侯)를 취했다. 이광이 망기(望氣; 기후를 보는 관리)인 왕삭(王朔)과 말하며 가로되 흉노를 정벌함으로부터 광이 일찍이 그 가운데 있지 않음이 없었지만 여러 교위(校尉) 이하(而下)가 재능이 알맞음에 미치지 못하면서도 군공으로써 후(侯)를 취한 자가 수십 인이다. 광이 남에게 뒤지지 않는데도 그러나 마침내 공로로 봉읍(封邑)을 얻은 게 척촌(尺寸)도 없음은 무엇 때문인가. 어찌 나의 상(相)이 후(侯)에 적당치 않는가. 왕삭이 가로되 장군이 스스로 생각하라. 어찌 일찍이 한(恨)스러운 게 있는가. 광이 가로되 내가 농서(隴西; 郡 이름)의 수장(守將)이 되었는데 강(羌; 오랑캐 강. 티베트족)이 일찍이 모반하는지라 내가 꾀어 투항한 자가 8백여 인이었고 속여서 같은 날에 그들을 죽였다. 지금토록 한은 유독 이것 뿐이다. 왕삭이 가로되 화(禍)가 이미 투항한 이를 죽임보다 큰 게 없나니 이것이 곧 장군이 후(侯)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한서54를 보라).
●一道呪; 도(道)는 양사(量詞)니 조형물(條形物)에 사용함.
與君放出關中主中也 當頭蹉過 退後退後 放箭之徒莫莽鹵一死不再活 大誵訛 過了 取箇眼兮耳必聾左眼半斤 放過一著 左邊不前右邊不後 捨箇耳兮目雙瞽右眼八兩 只得一路 進前則墮坑落壍 退後則猛虎銜脚 可隣一鏃破三關全機恁麽來時如何 道什麽 破也 墮也 的的分明箭後路死漢 咄 打云 還見麽 君不見癩兒牽伴 打葛藤去也 *玄沙有言兮那箇不是玄沙 大丈夫*先天爲心祖一句截流萬機寢削 鼻孔在我手裏 未有天地世界已前 在什麽處*安身立命
●玄沙有言; 祖庭事苑二 玄沙有言 愚觀此頌 正用常歸宗語 其意甚詳 今云玄沙有言 玄沙又得於歸宗耳 備錄二頌 應知所出之前後也 ○歸宗常禪師頌 …… 棄箇眼還朧 取箇耳還瞽 一鏃破三關 分明箭後路 可憐大丈夫 先天爲心祖 ○玄沙頌云 一二三四五 日輪正當午 可憐大丈夫 先天爲心祖
●先天爲心祖; 祖庭事苑六 一鏃 歸宗頌云 一鏃破三關 分明箭後路 可憐大丈夫 先天爲心祖
●安身立命; 又作安心立命 卽安立身命之意 亦卽盡人事行道 竝隨順天命而安住其心 不爲一切外物所動
그대에게 관중주(關中主)를 방출하여 주나니 적중했다. 당두(當頭; 당면. 당하)에 차과(蹉過; 놓침)했으니 뒤로 물러나라 뒤로 물러나라. 방전(放箭)하는 무리는 망로(莽鹵; 粗率)하지 말아라 한 번 죽으면 재활(再活)하지 못한다(1箭이 이미 蹉過했거늘 어느 때에 謝透함을 얻으랴). 대효와(大誵訛)로구나. 지나갔다. 저(箇) 눈을 취하매 귀가 반드시 어둡고 좌안(左眼)은 반 근(8兩)이니 1착을 방과했다. 좌변이 앞이 아니며 우변이 뒤가 아니다. 저(箇) 귀를 버리매 눈이 쌍으로 먼다(瞽) 우안(右眼)은 8량(반 근)이니 다만 1로(路)를 얻었다. 앞으로 나아가면 곧 구덩이에 떨어지고 웅덩이(壍)에 떨어지며 뒤로 물러서면 곧 맹호가 다리를 문다. 가련하다 1족(鏃)으로 3관(關)을 깨뜨림이여 전기(全機)로 이러히 올 때는 어떠한가. 무엇이라고 말하느냐. 깨어졌다. 떨어졌다. 전후(箭後)의 길이 적적(的的; 확실. 진실)히 분명하다 사한(死漢)이다(箭後의 길을 따르는 자는 活漢이 아님), 돌(咄). 때리고 이르되 도리어 보느냐. 그대가 보지 못하느냐 문둥이가 동무를 끌고 온다. 타갈등(打葛藤; 언구에 뒤얽힘)하여 가는구나. 현사가 말씀이 있었으니(*玄沙有言) 어느 것이 이 현사가 아니냐. 대장부가 선천으로 심조를 삼는다(*先天爲心祖) 1구로 절류(截流)하니 만기(萬機)가 침삭(寢削)한다. 비공(鼻孔)이 나의 손 안에 있다. 천지세계(天地世界)가 있지 아니한 전에 어느 곳에 있으면서 안신입명(*安身立命)하는가.
●玄沙有言; 조정사원2 현사유언(玄沙有言) 우(愚; 謙辭임)가 이 송을 보매 바로 상귀종(常歸宗; 歸宗智常이니 馬祖의 法嗣)의 말을 썼음이니 그 뜻이 매우 상세하다. 지금 이르기를 현사가 말이 있었다고 하지만 현사도 또 귀종에게서 얻었을 뿐이다. 2송 비록(備錄)하노니 응당 나온 곳의 전후를 알아야 하리라. ○귀종상선사송(歸宗常禪師頌) …… 이 눈을 버리매 도리어 귀먹고/ 이 귀를 취하매 도리어 눈머네/ 한 화살촉으로 삼관(三關)을 깨뜨리니/ 화살 뒤의 길이 분명하다/ 가련하다 대장부여/ 선천(先天)을 심조(心祖)로 삼네. ○현사가 송해 이르되 일이삼사오여/ 일륜이 바로 오(午)에 당했다/ 가련하다 대장부여/ 선천(先天)을 심조(心祖)로 삼네.
●先天爲心祖; 조정사원6 일족(一鏃) 귀종의 송에 이르되 한 화살촉으로 삼관(三關)을 깨뜨리니/ 화살 뒤의 길이 분명하다/ 가련하다 대장부여/ 선천(先天)을 심조(心祖)로 삼네.
●安身立命; 또 안심입명(安心立命)으로 지음. 곧 신명을 안립함의 뜻. 또한 곧 인사(人事)를 다해 행도(行道)하고 아울러 천명(天命)에 수순(隨順)하여 그 마음에 안주하면서 일체의 외물(外物)에 동요되는 바가 되지 않음임.
此頌數句 取歸宗頌中語 歸宗昔日 因作此頌 號曰歸宗 宗門中謂之宗旨之說 後來*同安聞之云 良公善能發箭 要且不解中的 有僧便問 如何得中的 安云 關中主是什麽人 後有僧擧似欽山 山云 良公*若恁麽 也未免得欽山口 雖然如是 同安不是好心 雪竇道 與君放出關中主 開眼也著 合眼也著 有形無形 盡斬爲三段 放箭之徒莫莽鹵 若善能放箭 則不莽鹵 若不善放 則莽鹵可知 取箇眼兮耳必聾 捨箇耳兮目雙瞽 且道取箇眼 爲什麽却耳聾 捨箇耳 爲什麽却雙瞽 此語無取捨 方能透得 若有取捨則難見 可憐一鏃破三關 的的分明箭後路 良禪客問 一鏃破三關時如何 欽山云 放出關中主看 乃至末後同安公案 盡是箭後路 畢竟作麽生 君不見 玄沙有言兮 大丈夫先天爲心祖 尋常以心爲*祖宗極則 這裏爲什麽 却於天地未生已前 猶爲此心之祖 若識破這箇時節 方識得關中主 的的分明箭後路 若要中的 箭後分明有路 且道作麽生是箭後路 也須是自*著精彩始得 大丈夫先天爲心祖 玄沙常以此語示衆 此乃是歸宗有此頌 雪竇誤用爲玄沙語 如今參學者 若以此心爲祖宗 參到彌勒佛下生 也未會在 若是大丈夫漢 心猶是兒孫 天地未分 已是第二頭 且道正當恁麽時 作麽生是先天地
●同安; 同安常察 常察 宋代僧 居洪州鳳棲山同安院 參筠州九峰道虔得法 靑原下六世 [五燈會元六 傳燈錄十七]
●若恁麽; 謂如同安之語
●祖宗; 原指爲始祖的祖上 禪林中 指祖師之宗旨宗風 又指祖師
●著精彩; 振作精神 留神 精彩 精神
이 송의 몇 구는 귀종(歸宗)의 송중(頌中)의 말을 취했다(바로 위의 주석 玄沙有言을 보라). 귀종이 지난날 인하여 이 송을 지어 호왈(號曰) 귀종(歸宗)이라 하였으니 종문 중에서 이를 일러 종지지설(宗旨之說)이라 한다. 후래에 동안(*同安)이 이를 듣고 이르되 양공(良公; 양선객)이 잘 능히 화살을 발사했지만 요차(要且; 도리어) 표적(標的; 的)을 맞힐 줄 알지 못했다 하니 어떤 중이 곧 묻되 어찌해야 표적을 맞힘을 얻습니까. 동안이 이르되 관중주(關中主)가 이 어떤 사람인가 하였다. 후에 어떤 중이 흠산에게 거사(擧似)하자 흠산이 이르되 양공이 만약 이러했다면(*若恁麽) 또한 흠산의 입을 면득(免得; 得은 조사)하지 못한다. 비록 그러하여 이와 같으나 동안(同安)이 이 호심(好心)이 아니다 하였다. 설두가 말하되 그대에게 관중주(關中主)를 방출하여 주나니 라고 하니 눈을 뜨도 또한 부딪히며(著) 눈을 감아도 또한 부딪히는지라 유형무형(有形無形)을 다 베어 3단(段)으로 만들어야 하리라(어찌 1법만을 세워 關中主를 알려고 하는가). 방전(放箭)하는 무리는 망로(莽鹵; 粗率)하지 말아라 하니 만약 잘 능히 방전한다면 곧 망로하지 않으려니와 만약 잘 방전하지 못한다면 곧 망로임을 가히 알지니라. 저(箇) 눈을 취하매 귀가 반드시 어둡고 저(箇) 귀를 버리매 눈이 쌍으로 먼다(瞽) 하니 그래 말하라 저 눈을 취하매 무엇 때문에 도리어 귀가 멀며 저 귀를 버리매 무엇 때문에 도리어 쌍으로 머는가(瞽). 이 말은 취사가 없어야 비로소 능히 투득(透得)하나니 만약 취사가 있으면 곧 보기가 어렵다 함이다. 가련하다 1족(鏃)으로 3관(關)을 깨뜨림이여 전후(箭後)의 길이 적적(的的; 확실. 진실)히 분명하다 한 것은 양선객이 묻되 1족(鏃)으로 3관(關)을 깨뜨릴 때 어떻습니까. 흠산이 이르되 관중주(關中主)를 방출해 보아라 내지 말후의 동안(同安)의 공안이 다 이 전후(箭後)의 길이다. 필경 어떠함인가. 그대가 보지 못하는가 현사가 말씀이 있었으니 대장부가 선천(先天)으로 심조(心祖)를 삼는다 하니 심상(尋常)엔 마음으로써 조종(*祖宗)의 극칙(極則)으로 삼거늘 이 속에선 무엇 때문에 도리어 천지가 생하지 아니한 이전(已前)이 오히려 이 마음의 조(祖)가 되는가. 만약 저개(這箇; 箇는 조사)의 시절을 식파(識破)한다면 바야흐로 관중주(關中主)를 식득(識得)하리라. 전후(箭後)의 길이 적적(的的; 확실. 진실)히 분명하다 함은 만약 표적에 적중코자 할진대 전후(箭後)에 분명히 길이 있나니 그래 말하라 무엇이 이 전후의 길인가. 또한 모름지기 이는 스스로 착정채(*著精彩)해야 비로소 옳다. 대장부가 선천(先天)으로 심조(心祖)를 삼는다 함은 현사가 늘 이 말로써 시중(示衆)하였지만 이것은 곧 이 귀종이 이 송이 있었건만 설두가 오용(誤用)하여 현사의 말로 삼았음이다. 여금의 참학자(參學者)가 만약 마음으로써 조종(祖宗)을 삼는다면 참구하여 미륵불이 하생함에 이르더라도 또한 이회하지 못한다(在는 조사). 만약 이 대장부한(大丈夫漢)일진대 마음도 오히려 이 아손(兒孫)이며 천지가 나뉘지 아니함도 이미 이 제2두(第二頭)니 그래 말하라, 바로 이러한 때를 당해서 무엇이 이 천지의 앞인가.
●同安; 동안상찰임. 상찰(常察) 송대승. 홍주 봉서산(鳳棲山) 동안원(同安院)에 거주했고 균주 구봉도건을 참해 득법했음. 청원하 6세 [오등회원6. 전등록17].
●若恁麽; 말하자면 동안의 말과 같다면.
●祖宗; 원래는 시조의 조상을 가리킴이나 선림 중에서 조사의 종지와 종풍을 가리킴. 또 조사를 가리킴.
●著精彩; 정신을 진작함. 정신을 머묾. 정채는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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