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록주해

벽암록 제60칙 수시 본칙 평창

태화당 2021. 8. 27. 08:07

垂示云 諸佛衆生本來無異 山河自己寧有等差 爲什麽却渾成兩邊去也 若能撥轉話頭 坐斷要津 放過卽不可 若不放過 盡大地不消一揑 且作麽生是撥轉話頭處 試擧看

 

수시(垂示)하여 이르되 제불과 중생이 본래 다름이 없거늘 산하와 자기가 어찌 등차(等差; 等級의 차이)가 있겠는가. 무엇 때문에 도리어 양변(兩邊)으로 혼성(渾成)하여 가느냐. 만약 능히 화두를 발전(撥轉; 돌리다. 방향을 바꾸다)하여 요진(要津)을 좌단(坐斷)하였더라도 방과(放過)함은 곧 옳지 않나니 만약 방과하지 않는다면 대지를 없앰에 1(; 누르다)도 쓰이지 않으리라. 그래 어떤 것이 이 화두를 발전(撥轉)하는 곳인가, 시험삼아 들어보아라(擧看).

 

○】擧 雲門以拄杖示衆云*點化在臨時 殺人刀活人劍 換却爾眼睛了也 拄杖子化爲龍何用周遮 用化作什麽 呑却乾坤了也天下衲僧性命不存 還礙著咽喉麽 闍黎向什麽處安身立命 山河大地甚處得來十方無壁落 四面亦無門 東西南北四維上下 爭奈這箇何

 

點化; 指示敎化敎導之意

 

○】 ()하다. 운문이 주장자로써 시중(示衆)하며 이르되 점화(*點化)가 임시(臨時)에 있다. 살인도며 활인검이니 너의 눈동자를 바꾸어버렸다. 주장자가 변화하여 용이 되어 왜 주차(周遮; 迂迴)를 쓰느냐. 변화를 써서 무엇하려는가. 건곤을 삼켜버렸다. 천하 납승의 성명(性命)이 존재하지 않는다. 도리어 목구멍을 애착(礙著)했느냐. 사리(운문)는 어느 곳을 향해 안신입명(安身立命)하느냐. 산하대지를 어느 곳에서 얻어 오느냐. 시방에 벽락(壁落)이 없고 사면에도 또한 문이 없는지라 동서남북 사유상하(四維上下)가 저개(這箇; 이것)임을 어찌하리오.

 

點化; 지시하며 교화하고 교도함의 뜻.

 

只如雲門道 挂杖子化爲龍 呑却乾坤了也 山河大地甚處得來 若道有則瞎 若道無則死 還見雲門爲人處麽 還我拄杖子來 如今人不會他雲門獨露處 却道卽色明心 附物顯理 且如釋迦老子四十九年說法 不可不知此議論 何故更用拈花迦葉微笑 這老漢便搽胡道 吾有正法眼藏涅槃妙心 分付*摩訶大迦葉 更何必單傳心印 諸人旣是祖師門下客 還明得單傳底心麽 胸中若有一物 山河大地 *摐然現前 胸中若無一物 外則了無絲毫 說什麽理與智冥境與神會 何故一會一切會 一明一切明 長沙道 學道之人不識眞 只爲從前認*識神 無量劫來生死本 癡人喚作*本來人 忽若打破陰界 身心*一如身外無餘 猶未得一半在 說什麽卽色明心附物顯理 *古人道 一塵纔起 大地全收 且道是那箇一塵 若識得這一塵 便識得拄杖子 纔拈起拄杖子 便見縱橫妙用 恁麽說話 早是葛藤了也 何況更化爲龍 慶藏主云 五千四十八卷 還曾有恁麽說話麽 雲門每向拄杖處 *拈掇全機大用 活潑潑地爲人 *芭蕉示衆云 衲僧巴鼻盡在拄杖頭上 永嘉亦云 不是標形虛事褫 如來寶杖親蹤跡 如來昔於*然燈佛時 布髮掩泥 以待彼佛 然燈曰 此處當建*梵刹 時有一天子 遂標一莖草云 建梵刹竟 諸人且道 這箇消息 從那裏得來 祖師道 棒頭取證 喝下承當 且道承當箇什麽 忽有人問 如何是拄杖子 莫是打筋斗麽 莫是撫掌一下麽 總是弄精魂 且喜沒交涉 雪竇頌云

 

摩訶; 梵語也 翻譯名義集五 大論云 摩訶此含三義 謂大多勝

摐然; (衆多事物)紛然存在的樣子 摐 紛錯 高聳

識神; 分別妄識及虛幻神魂

本來人; 與本來身本來面目同義 指吾人本來淸淨之自性

一如; 一者不二之義 如者不異之義 名不二不異曰一如 卽眞如之理也

古人道; 五燈會元十五雲門文偃 洛浦云 一塵纔起 大地全收

拈掇; 擧說 議論公案機語

芭蕉示衆云; 謂芭蕉拄杖話 五燈會元九芭蕉慧淸 新羅國人也 上堂 拈拄杖示衆曰 你有拄杖子 我與你拄杖子 你無拄杖子 我奪却你拄杖子 靠拄杖下座 慧淸 新羅國僧 得法於五代後梁潙仰宗南塔光涌 出世郢州芭蕉山 [傳燈錄十二 聯燈會要十一]

然燈佛; 梵名提洹竭 提和竭羅 瑞應經譯曰錠光 智度論譯曰然燈 錠爲燈之足 釋迦如來因行中第二阿僧祇劫滿時逢此佛出世 買五華之蓮 以供養佛 布髮著地 令佛蹈之 以受未來成佛之記別 [修行本起經上 心地觀經一]

梵刹; 梵 淸淨之義 刹 刹摩 刹多羅之略稱 此云地方 梵刹 本指淸淨佛土 後轉爲伽藍之美稱 亦卽指佛敎寺院 與梵苑同 [翻譯名義集七]

 

지여(只如) 운문이 말하되 주장자가 변화하여 용이 되어 건곤을 삼켜버렸다. 산하대지를 어느 곳에서 얻어 오느냐 하니 만약 있다고 말한다면 곧 눈 먼 것이며 만약 없다고 말한다면 곧 죽은 것이니 도리어 운문의 사람 위하는 곳을 보느냐. 나에게 주장자를 돌려보내라 하리라. 여금의 사람은 저 운문의 독로처(獨露處)를 알지 못하고서 도리어 말하되 색에 즉(; 붙다)해서 마음임을 밝히고 사물에 붙어() 이치를 밝힌다() 하나니 또한() 석가노자의 사십구 년 설법 같은 것도 가히 이 의논임을 알지 아니치 못하거늘 무슨 연고로 다시 염화(拈花)를 써서 가섭이 미소하였으며 이 노한(석가)이 곧 차호(搽胡; 糊塗)하여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인 열반묘심(涅槃妙心)이 있어 마하대가섭(*摩訶大迦葉)에게 분부하노라 하여서 다시 하필이며 심인(心印)을 단전(單傳)했겠는가. 제인이 이미 이 조사의 문하객(門下客)이니 도리어 단전(單傳)한 마음을 명득(明得)했는가. 흉중에 만약 1()이라도 있으면 산하대지가 창연(*摐然)히 현전하거니와 흉중에 만약 1물도 없다면 밖에도 곧 마침내 실터럭만큼도 없거늘 무슨 이(; 이치)와 지(; 지혜)가 명(; 冥符)하며 경(; 경계)과 신(; 정신)이 회(; 體會)함을 설하리오. 무슨 연고냐, 하나를 알면() 일체를 알며 하나를 밝히면 일체를 밝혀서이다. 장사(長沙; 景岑)가 말하되 학도지인(學道之人)이 진()을 알지 못함은/ 다만 종전 대로 식신(*識神)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무량겁래로 생사의 근본이거늘/ 치인(癡人)은 본래인(*本來人)이라고 불러 짓는다. 홀연히 만약 음계(陰界; 蘊界5온과 18)를 타파하여 신심(身心)이 일여(*一如)라서 몸 밖에 나머지가 없더라도 오히려 하나에 반은 얻지 못해 있거늘 무슨 색에 즉(; 붙다)해서 마음임을 밝히고 사물에 붙어() 이치를 밝힌다()를 설하리오. 고인이 말하되(*古人道) 일진(一塵)이 겨우 일어나면 대지를 전부 거둔다 하니 그래 말하라 이 어느(那箇) 일진(一塵)인가. 만약 이 일진을 식득(識得)하면 곧 주장자를 식득하며 겨우 주장자를 집어 일으키면 곧 종횡하는 묘용(妙用)을 보려니와 이러한 설화도 벌써 이 갈등해버린 것이거늘 어찌 하물며 다시 변화해 용이 됨이랴. 경장주(慶藏主)가 이르되 오천사십팔 권에 도리어 일찍이 이러한 설화가 있느냐 하였다. 운문이 매번 주장처(拄杖處)를 향해 전기(全機)인 대용(大用)을 염철(*拈掇)하여 활발발지(活潑潑地)에서 사람을 위하였다. 파초가 시중해 이르되(*芭蕉示衆云) 납승의 파비(巴鼻)가 모두 주장두상(拄杖頭上)에 있다 하며 영가(永嘉; 玄覺)도 또한 이르되 이 형상(形相)을 표()하느라 헛된 일로 가짐이 아니라 여래의 보장(寶杖)을 친히 종적(蹤跡)했다 하였다. 여래가 옛적 연등불(*然燈佛) 때에 머리카락을 펴서 진흙을 가려(布髮掩泥) 피불(彼佛)을 기다리매 연등이 가로되 이곳에 마땅히 범찰(*梵刹)을 건립하라. 때에 한 천자(天子; 會元1 등에 賢于長者로 지어졌음)가 있어 드디어 한 줄기의 풀로 표()하고서 이르되 범찰을 건립해 마쳤습니다 했으니 제인은 그래 말하라 이(這箇) 소식이 어느 속(那裏)으로 좇아 얻어 왔는가. 조사가 말하되 방두(棒頭; 는 조사)에서 취증(取證)하고 할하(喝下)에서 승당(承當)하라 하니 그래 말하라 저() 무엇을 승당하느냐. 홀연히 어떤 사람이 묻되 무엇이 이 주장자인가 한다면 이 근두(筋斗; 곤두박질)를 짓지 않겠느냐, 이 한 번(一下) 손뼉을 치지 않겠느냐. 모두 이 정혼(精魂)을 희롱함이니 다만 교섭 없음을 기뻐하노라. 설두가 송해 이르되

 

摩訶; 범어임. 번역명의집5. 대론(大論; 智度論)에 이르되 마하(mahā)는 여기에선 세 뜻을 함유한다. 이르자면 대()ㆍ다()ㆍ승()이다

摐然; (衆多事物)이 분연(紛然)히 존재하는 양자(樣子). ()은 어지럽게 섞임. 높이 솟음.

識神; 분별하는 망식(妄識) 및 허환(虛幻)의 신혼(神魂).

本來人; 본래신(本來身)ㆍ본래면목과 같은 뜻. 우리 사람의 본래 청정한 자성을 가리킴.

一如; ()이란 것은 불이(不二)의 뜻이며 여()란 것은 불이(不異)의 뜻이니 불이불이(不二不異)를 이름해 가로되 일여니 곧 진여지리(眞如之理).

古人道; 오등회원15 운문문언. 낙포(洛浦)가 이르되 일진(一塵)이 겨우 일어나면 대지를 전부 거둔다.

拈掇; 거설(擧說)이니 공안의 기어(機語)를 의논함.

芭蕉示衆云; 이르자면 파초주장화(芭蕉拄杖話). 오등회원9 파초혜청(芭蕉慧淸). 신라국 사람이다. 상당(上堂). 주장자를 잡고 시중해 이르되 너희가 주장자가 있다면 내가 너희에게 주장자를 줄 것이며 너희가 주장자가 없다면 내가 너희의 주장자를 뺏아버리겠다. 주장자를 지고 하좌(下座)했다. 慧淸 신라국승. 오대 후량 위앙종 남탑광용(南塔光涌)에게서 득법했고 영주(郢州) 파초산에서 출세했음 [전등록12. 연등회요11].

然燈佛; 범명(梵名)은 제원갈(提洹竭; Dipamkara)ㆍ제화갈라(提和竭羅)니 서응경에 번역해 가로되 정광(錠光)이라 했고 지도론엔 번역해 가로되 연등(然燈)이라 했음. ()은 등()의 발임. 석가여래가 인행(因行) 중 제2아승기겁이 찼을 때 이 부처의 출세를 만났음. 5()의 연꽃을 사서 불타에게 공양하고 머리카락을 펴서 땅에 깔고 불타로 하여금 그것을 밟게 했고 미래에 성불한다는 기별(記別)을 받았음 [수행본기경상. 심지관경1].

梵刹; ()은 청정의 뜻이며 찰()은 찰마(刹摩)ㆍ찰다라(刹多羅)의 약칭이니 여기에선 이르되 지방(地方)ㆍ범찰(梵刹). 본래 청정한 불토를 가리켰으나 후에 전()하여 가람(伽藍)의 미칭이 되었음. 또 곧 불교의 사원을 가리킴이니 범원(梵苑)과 같음 [번역명의집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