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七四】 비목선인(*毘目仙人)이 선재의 손을 잡자 선재가 즉시 그 몸이 시방의 불찰 미진수 제불의 처소에 갔고 내지 불가설불가설 미진수겁을 경과함을 스스로 보았다. 선인이 손을 놓자 곧 자신이 본래의 처소에 돌아와 있음을 보았다.
황룡심(黃龍心)이 염(拈)하되 방수(放手)는 곧 너희에게 묻지 않겠거니와 집수(執手)한 곳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불안원(佛眼遠)이 해하(解夏)에 상당해 이르되 비목선인이 선재의 손을 잡자 문득 과거의 미진제불(微塵諸佛)을 보았고 및 그 손을 놓음에 이르자 완연히 의구(依舊)했다. 용문장로(*龍門長老)가 모든 대중을 거느리고 이에 차지(此地)에서 결족안거(結足安居)하다가 그 해하(解夏)에 이르자 완연히 의구하다. 선재의 의구한 곳엔 미진제불이 함섭(含攝)하여 돌아감이 있고 대중의 의구한 곳엔 석 달 9순(旬)에 염수(歛收)하되 자취가 없나니 도리어 알겠는가. 터럭 끝에 찰해를 감추고(*毛端藏刹海) 개자에 수미를 수납하나니 견문의 인연을 여의지 않고 초연히 십지(*十地)에 오른다. 4생6도(*四生六道)가 곧 마음의 자성이며 3도8난(*三途*八難)에 널리 색신을 나타내나니 화장해(*華藏海)의 가운데 거처하고 부사의의 안에 거주한다. 이와 같은 지취는 곧 우리들의 상분(常分)일 뿐이다. 도리어 믿어 미침을 얻겠는가.
각범(覺範)이 가로되 주세영(朱世英)이 차화를 들어 일찍이 나에게 묻되 이 일단(一段)의 뜻을 어떻게 그것을 밝히겠는가. 내가 이르되 다 상(象; 形像하다)이다. 바야흐로 그 손을 잡음은 곧 관법(觀法)에 즉입(卽入)한 때니 자타가 털끝만큼도 막히지 않고(*自他不隔於毫端) 시종(始終)이 당념(當念)을 여의지 않음을 봄이며 그 손을 놓음에 이르러선 곧 이 출정(出定)할 때다. 영명(*永明)이 가로되 이로 알지니 본위(本位)에서 움직이지 않고도 원근의 찰(刹; 국토)이 역연하고 일념을 이동하지 않고도 연촉(延促; 장단)의 시(時)가 완이(宛爾; 완연)하다 했다. 세존이 대개 연(蓮)으로써 비유를 삼음을 세간에서 아는 자가 있지 않거니와 내가 특별히 그것을 안다. 무릇 연(蓮)이 바야흐로 개화(開華)할 때 중간에 이미 씨(*子)가 있고 씨 중에 이미 밀(*藌)이 있으니 인중(因中)에 과(果)가 있고 과중(果中)에 인이 있으므로 3세(世)가 1시(時)다. 그 씨가 분포(分布)되고 또 회촉(會屬; 만나고 잇다)하고 상촉(相屬)하여 단절되지 않음은 시방이 막히지 않음이다.
●第七四則; 화엄경64에 이르되 때에 비목선인(毘目仙人)이 곧 오른손을 뻗어 선재의 정수리를 만지고 선재의 손을 잡았다. 즉시 선재가 그의 몸이 시방의 십불찰미진수세계(十佛刹微塵數世界) 속으로 가서 십불찰미진수 제불의 처소에 이르렀음을 스스로 보았으며 그 불찰(佛刹) 및 그 중회(衆會)와 제불의 상호(相好)와 갖가지 장엄을 보았으며 또한 피불(彼佛)이 모든 중생심의 좋아하는 바를 따라 법을 연설을 들었는데 1문1구(一文一句)가 모두 다 통달했다 …… 때에 그 선인이 선재의 손을 놓자 선재동자가 곧 몸이 도리어 본처(本處)에 있음을 스스로 보았다.
●毗目; 비목구사(毘目瞿沙; 梵 Bhīṣmottara–nirghoṣa)임. 화엄경소56에 가로되 선인의 이름이 비목구사(毘目瞿沙)란 것은 범언(梵言)이 오히려 생략되었다. 만약 갖춘다면 응당 이르되 비목다라열구사(毘目多羅涅懼沙)다. 여기에서 번역한 이름은 최상무공포성(最上無恐怖聲; 최상의 공포가 없는 소리)이다. 또 이르되 비사마(毘沙摩)는 여기에선 이르되 무포외(無怖畏)며 오다라(烏多羅)는 여기에선 이르되 상(上)이며 열구바(涅瞿婆)는 여기에선 이르되 출성(出聲)이다. 2역(譯)이 대동(大同)하다. 이르자면 늘 증상(增上)의 무포외성을 내어 중생을 평안하게 하는 연고이다.
●龍門長老; 이르자면 불안청원(佛眼淸遠) 자신이니 일찍이 용문(龍門)에 주(住)했음.
●毛端藏刹海 芥子納須彌; 유마힐소설경 상(云)에 이르되 오직 응당 제도할 자라야 이에 수미가 개자 중에 들어감을 본다. 이 이름이 주부사의해탈법문(住不思議解脫法門)이다. 또 사대해수(四大海水)를 한 모공(毛孔)에 주입한다.
●十地; 혹 가로되 십주(十住)니 갖가지라 일치하지 않음. 1은 환희지(歡喜地)며 2는 이구지(離垢地)며 3은 발광지(發光地)며 4는 염혜지(焰慧地)며 5는 난승지(難勝地)며 6은 현전지(現前地)며 7은 원행지(遠行地)며 8은 부동지(不動地)며 9는 선혜지(善慧地)며 10은 법운지(法雲地)임 [삼장법수].
●四生六道; 또 명칭이 육도사생(六道四生)이니 불가에서 널리 생사 윤회하는 세계의 중생을 가리킴. 6도는 지옥ㆍ아귀ㆍ축생ㆍ아수라ㆍ인간ㆍ천상 등 6종 세계를 가리키며 또 육도중생이 출생하는 형태에 의해 가히 태생ㆍ난생ㆍ습생ㆍ화생 등의 4류(類)로 분류하며 병칭하여 6도4생(六道四生)이라 함. 그 중에 인취(人趣)와 축생취는 각기 4생을 갖추고 귀취(鬼趣)는 태화(胎化) 2생에 통하며 일체의 지옥과 제천(諸天) 및 중유(中有)는 오직 화생함 [구사론8].
●三途; 삼도(三塗)와 같음. 사해탈경(四解脫經)의 설은 도(塗)란 것은 도(途)의 뜻이다. 1. 화도(火途) 지옥취(地獄趣)니 맹화로 태우는 바의 곳임. 2. 혈도(血途) 축생취(畜生趣)니 호상 먹는 곳임. 3. 도도(刀途) 아귀취(餓鬼趣)니 도검과 지팡이로 핍박하는 곳임. ▲혜림음의34. 3도(塗) 또 도도(途?) 2형(形)으로 짓는다. 한가지로 달호반(達胡反; 도)이다. 말한 3도(塗)란 것은 속서(俗書) 춘추에 3도(塗)의 위험한 곳이 있다 했는데 이것을 빌려 이름했다. 도(塗)는 도(道)와 같다. 도탄(塗炭)의 뜻을 이름이 아니다. 만약 범본(梵本)에 의하자면 곧 어찌하여 파나가저(波那伽低)인가 하면 여기에선 이르되 악취(惡趣)다 했으니 이름이 악도(惡道)가 아니다. 도(道)는 이 인(因)의 뜻이니 밟음으로 말미암아 행함이다. 취(趣)는 이 과(果)의 이름이니 이미 도달한 곳이다. 고로 악도라고 이름하지 않았다. ▲조정사원5. 3도(塗) 사해탈경에 3도(塗)로써 3독에 상대했다. 1. 화도(火塗)는 진분(嗔忿; 성냄)이며 2. 도도(刀塗)는 간탐(慳貪; 아끼면서 탐냄)이며 3. 혈도(血塗)는 우치(愚癡; 어리석음)임. 서역기에 가로되 유서(儒書)의 춘추에 3도(塗)의 위험한 곳이 있다 했는데(춘추좌씨전. 昭公 4년 傳 4년에 이르되 四獄의 三塗와 陽城의 大室과 荊山의 中南은 九州의 險함이다) 이 이름을 빌린 것이다. 도(塗)는 도(道)니 이르자면 악도임.
●八難; 이르자면 견불문법(見佛聞法)하매 장난(障難)이 있는 8처(處)임. 또 이름이 8무가(無暇)니 이르자면 도업을 닦기에 한가(閑暇)함이 없음임. 장아함9ㆍ중아함29 등을 안험컨대 8난은 곧 1. 지옥에 있으면 어려움(在地獄難) 중생이 악업의 소감(所感)으로 인해 지옥에 떨어져 장야(長夜)에 명명(冥冥)하여 수고가 무간(無間)이라 견불문법(見佛聞法)함을 얻지 못함. 2. 아귀에 있으면 어려움(在餓鬼難) 아귀에 3종이 있으며 업이 가장 무거운 아귀는 장겁(長劫)에 장수(漿水)의 이름도 듣지 못하며 업이 다음으로 무거운 아귀는 오직 인간에서 탕척(蕩滌)한 농혈(膿血)과 분예(糞穢)를 사구(伺求)하며 업이 가벼운 아귀는 때로 혹 한 번 포식하지만 도장(刀杖)으로 구핍(驅逼)을 더하여 전하색해(塡河塞海; 강을 메우고 바다를 채움)하여 수고가 무량함. 3. 축생에 있으면 어려움(在畜生難) 축생의 종류가 불일(不一)하지만 또한 각기 수인수보(隨因受報)하여 혹 사람이 축양(畜養)하거나 혹 산해(山海)등의 처소에 거주하면서 늘 편타(鞭打)와 살해(殺害)를 받고 혹 호상 탄담(呑噉)하면서 수고가 무궁함. 4. 장수천에 있으면 어려움(在長壽天難) 이 천은 500겁으로 수명을 삼나니 곧 색계 제4선(禪) 중의 무상천(無想天)임. 무상이란 것은 그 심상(心想)이 행하지 않음이 빙어(冰魚)나 칩충(蟄蟲)과 같으며 외도가 수행하여 그곳에 많이 출생하며 견불문법(見佛聞法)을 장애함. 5. 변지의 울단월에 있으면 어려움(在邊地之鬱單越難) 울단월은 승처(勝處)로 번역하며 이곳에 출생하는 자는 그 사람이 수명이 천 살이며 수명이 중요(中夭)가 없으며 향락에 탐착하여 교화를 받지 않나니 이런 까닭으로 성인이 그 중에 출생하지 않으며 견불문법(見佛聞法)을 얻지 못함. 6. 맹롱음아난(盲聾瘖瘂難) 이런 등의 사람은 비록 중국(中國; 古印度 중부 마갈타국 일대를 가리킴)에 출생하더라도 업장이 심중(深重)하여 맹롱음아(盲聾瘖瘂)며 제근(諸根)이 불구(不具)며 비록 불타의 출세를 만나더라도 능히 견불문법(見佛聞法)하지 못함. 7. 세지변총난(世智辯聰難) 이르자면 비록 총리(聰利)하더라도 오직 외도의 경서를 탐습(耽習)함에 힘쓰는지라 출세의 정법을 믿지 않음. 8. 불전불후에 출생해 있어 어려움(生在佛前佛後難) 이르자면 업은 무겁고 인연은 희박함으로 말미암아 불전불후에 출생해 있어 견불문법(見佛聞法)함을 얻지 못함. ▲유마경 방편품에 가로되 보살이 성불할 때 국토에 3도8난(三途八難)이 있지 않다. 동(同) 천태소3에 가로되 말한 8난이란 것은 3악도가 3이 되고 4는 북울단월이며 5는 장수천이며 6은 맹롱음아(盲聾瘖啞)며 7은 세지변총(世智辯聰)이며 8은 불전불후(佛前佛後)다.
●華藏海; 화엄경에서 설하는 바의 화장장엄세계해니 또 연화장장엄세계해ㆍ화장세계해ㆍ화장세계ㆍ화장계 등으로 지음. 선록의 용례는 늘 진여의 법계를 가리키며 또 선법의 도량을 가리킴. ▲화엄경요해(華嚴經要解; 一卷 宋 戒環解). 경에 이르되 이 화장장엄세계해(華藏莊嚴世界海)는 10중(重) 풍륜 위의 향수해예향당(香水海蘂香幢)의 큰 연꽃 안에 있으며 무수한 향수해의 티끌 수의 세계종(世界種)이 있어 서로 의지해 머물며 호가 세계망(世界網)이다. 중심의 1세계종(世界種)이 20중(重)이 있고 이 사바세계는 제13중(重)에 있으니 곧 비로여래(毘盧如來)가 거처하는 곳이다. 10세계종이 있어 이를 위요한다. 이 10의 밖에 또 백세계종(百世界種)이 있어 주잡(周帀)하면서 금강대륜위산(金剛大輪圍山)으로 감쌌다. 합계가 111세계종이니 각기 표시하는 바가 있다.
●自他不隔於毫端; 이통현(李通玄) 장자의 신화엄경론서(新華嚴經論序)에 가로되 무변한 찰경(剎境)의 자타가 호단(毫端)만큼도 막히지 않고 십세(十世)의 고금(古今)의 시종이 당념(當念)에서 이동하지 않는다.
●永明; 영명연수(永明延壽; 904-975)니 송대승. 정토종의 6조(祖)며 법안종의 3조. 전당(錢塘; 지금의 절강 항주) 사람이니 속성(俗姓)이 왕(王)이며 자가 중현(仲玄)이며 호가 포일자(抱一子). 처음엔 관리가 되었다가 30세에 용책사(龍冊寺) 취암영참선사(翠巖令參禪師)에게 의지해 출가했음. 뒤에 천태산으로 가서 덕소국사(德韶國師)를 참알(參謁)하고 처음으로 선정(禪定)을 익혀 그 현지(玄旨)를 얻었음. 후에 국청사에서 법화참(法華懺)을 행했으며 자못 감오(感悟)가 있었음. 이에 아침엔 여러 생류(生類)를 놓아주고 저녁엔 귀신에게 시식(施食)하면서 법화경을 독송했으며 또 정업(淨業)을 정수(精修)했음. 후에 명주(明州) 설두산(雪竇山)에 머물며 법을 전했으며 법석이 매우 성했음. 아울러 항주(杭州) 영은사(靈隱寺)를 부흥했음. 건륭 2년(961) 오월왕(吳越王) 전숙(錢俶)의 청에 응해 영명대도량(永明大道場)으로 옮겨 대중을 접화(接化)한지라 고로 세칭 영명대사(永明大師)임. 스님은 선정쌍수(禪淨雙修)의 도를 노래 불러 마음을 가리켜 종(宗)을 삼았으며 4중(衆)이 흠복(欽服)했음. 영명(永明)에 머문 지 15년이었으며 당시의 사람이 호하되 자씨(慈氏; 미륵)가 하생했다 했음. 스님이 일찍이 자은(慈恩)ㆍ현수(賢首)ㆍ천태(天台) 3종(宗)의 승인(僧人)을 소집해 인도와 중국의 성현(聖賢) 200인의 저서를 집록(輯錄)해 널리 모으고 널리 열람하며 호상(互相) 질의하여 종경록(宗鏡錄) 100권을 만들었음. 당시의 각 종파 간의 종지(宗旨)와 분기(分歧)에 대해서 조화의 태도를 유지했음. 고려왕(高麗王)이 이 책을 보고 이에 사자(使者)를 파견해 제자의 예(禮)를 펴고 아울러 국승(國僧) 36인을 파견해 앞에 와서 법을 배우게 했음. 법안(法眼)의 선풍(禪風)이 드디어 해동에서 성행했음. 개보 8년 시적(示寂)했으니 나이는 72며 사호(賜號)가 지각선사(智覺禪師). 저서에 종경록 100권ㆍ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 3권ㆍ신서안양부(神棲安養賦) 1권ㆍ유심결(唯心訣) 1권 등 60여 부(部)가 있음. [송고승전28. 전등록26. 전법정종기8. 종문통요속집20. 불조통기26].
●子; 식물의 과실(果實) 혹 종자니 예컨대(如) 송자(松子), 연자(蓮子).
●藌; 밀(蔤)과 같음. 부거(芙蕖; 연꽃)의 뿌리니 하(荷; 연꽃)의 지하(地下)의 줄기임.
선문염송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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