廬山歸宗寺智常禪師 上堂云 從上古德不是無知解 他高尙之士不同常流 今時不能自成自立虛度時光 諸子莫錯用心 無人替汝 亦無汝用心處 莫就他覓 從前只是依他解 發言皆滯 光不透脫 只爲目前有物 僧問 如何是玄旨 師云 無人能會 僧云 向者如何 師云 有向卽乖 僧云 不向者如何 師云 誰求玄旨 又云 去無汝用心處 僧云 豈無方便門令學人得入 師云 觀音妙智力能救世間苦 僧云 如何是觀音妙智力 師敲鼎蓋三下云 子還聞否 僧云聞 師云 我何不聞 僧無語 師以棒趁下 師嘗與南泉同行 後忽一日相別 煎茶次南泉問云 從前與師兄商量語句彼此已知 此後或有人問畢竟事作麽生 師云 遮一床地大好卓庵 泉云 卓庵且置 畢竟事作麽生 師乃打却茶銚便起 泉云 師兄喫茶了 普願未曾喫茶 師云 作遮箇語話 滴水也銷不得 僧問 此事久遠如何用心 師云 牛皮鞔露柱 露柱啾啾叫 凡耳聽不聞 諸聖呵呵笑 師因俗官來 乃拈起帽子兩帶云 還會麽 俗官云 不會 師云 莫怪老僧頭風不卸帽子 師入園取菜次 師畫圓相圍却一株 語衆云 輒不得動著遮箇 衆不敢動 少頃師復來見菜猶在 便以棒趁衆僧云 遮一隊漢無一箇有智慧底 師問新到僧 什麽處來 僧云 鳳翔來 師云 還將得那箇來否 僧云 將得來 師云 在什麽處 僧以手從頂擎捧呈之 師卽擧手作接勢拋向背後 僧無語 師云 遮野狐兒
●時光; 時節光陰 卽時間 時候
●且置; 放在前分句末尾 表示排除前分句內容 引出的後分句是主題句
●露柱; 顯露在外面的柱子 ▲註華嚴經題法界觀門頌下 露柱者簷下柱也
●頭風; 一頭痛 中醫學病症名 二指頭瘡 髮脫之類 此指二
●新到僧; 於叢林中 指新到某寺掛搭之僧 亦泛指一般新參之僧
여산(廬山) 귀종사(歸宗寺) 지상선사(智常禪師). 상당(上堂)하여 이르되 종상(從上; 從前. 以前)의 고덕(古德)은 이 지해(知解)가 없지 않았으며 그 고상지사(高尙之士)는 상류(常流; 범상한 무리)와 같지 않았다. 금시(今時)엔 능히 자성자립(自成自立)하지 못하고 헛되이 시광(時光)을 지낸다. 제자(諸子; 자는 남자를 가리킴)여, 잘못 용심(用心)하지 말지니 너를 대체(代替)할 사람이 없다. 또한 네가 용심할 곳이 없으니 남에게 나아가 찾지 말아라. 종전(從前)에 다만 이 타인에게 의지해 이해한지라 발언하면 모두 막혀(滯) 광(光)을 투탈(透脫)하지 못함은 다만 목전에 물건이 있기 때문이다. 승문(僧問) 무엇이 이 현지(玄旨)입니까. 사운(師云) 능히 알(會) 사람이 없다. 승운(僧云) 향하는 자는 어떻습니까. 사운 향함이 있으면 곧 어긋난다(乖). 승운 향하지 않는 자는 어떻습니까. 사운 누가 현지(玄旨)를 구하느냐. 또 이르되 가거라, 네가 용심할 곳이 없다. 승운 어찌 방편문으로 학인으로 하여금 득입(得入)하게 함이 없겠습니까. 사운 관음(觀音)의 묘지력(妙智力)이 능히 세간고(世間苦)를 구제한다. 승운 무엇이 이 관음의 묘지력입니까. 스님이 솥뚜껑(鼎蓋)을 세 번(三下) 두드리고 이르되 자네는 도리어 듣느냐. 승운 듣습니다. 사운 나는 왜 듣지 못하는가. 중이 말이 없었다. 스님이 방(棒; 주장자)으로써 쫓아내었다(趁下; 下는 조사). 스님이 일찍이 남천(南泉)과 더불어 동행했는데 후에 홀연히 어느 날 상별(相別)하면서 전다(煎茶)하던 차에 남천이 물어 이르되 종전(從前)에 사형과 더불어 상량(商量)했던 어구(語句)는 피차(彼此) 이미 압니다. 차후(此後)에 혹 어떤 사람이 필경사(畢竟事)를 물으면 어떻습니까(作麽生). 사운 이(遮) 1상(床)의 땅은 탁암(卓庵; 암자를 세우다)하기에 매우 좋다(大好). 남천이 이르되 탁암(卓庵)은 차치(且置)하고 필경사는 어떻습니까. 스님이 이에 다요(茶銚; 차 냄비)를 때려버리고 바로 일어났다. 남천이 이르되 사형은 끽다(喫茶)해 마쳤지만 보원(普願; 남천)은 일찍이 끽다하지 못했습니다. 사운 저개(遮箇)의 어화(語話)를 짓는다면 한방울의 물도 소화(銷化; 消化와 같음)함을 얻지 못하리라. 승문(僧問) 차사(此事)는 구원(久遠)하니 어떻게 용심해야 합니까. 사운 우피(牛皮)로 노주(露柱)를 덮어씌우매(鞔) 노주가 추추(啾啾)하며 부르짖나니 범부의 귀로는 들어도 듣지 못하고 제성(諸聖; 저본에 說聖으로 지었음)이 하하(呵呵; 원음이 하) 웃는다. 스님이 속관(俗官)이 옴으로 인해 이에 모자(帽子)의 양대(兩帶)를 집어 일으키고 이르되 도리어 압니까. 속관이 이르되 알지 못합니다. 사운 노승이 두풍(頭風)으로 모자를 내리지(卸) 않음을 괴이히 여기지 마시오. 스님이 입원(入園)하여 취채(取菜)하던 차에 스님이 원상(圓相)을 그려 1주(株)에 둘러쌌다(圍却). 대중에게 말해 이르되 오로지(輒) 이것(遮箇)을 동착(動著)함을 얻지 말아라. 대중이 감히 동착하지 못했다. 소경(少頃; 片刻)에 스님이 다시 와서 보매 채(菜)가 아직(猶) 있었다. 바로 방(棒)으로써 중승(衆僧)을 쫓아내며 이르되 이(遮) 일대한(一隊漢)에 1개(箇)도 지혜가 있는 것(底)이 없구나. 스님이 신도승(新到僧)에게 묻되 어느 곳(什麽處)에서 오느냐. 승운(僧云; 저본에 師云으로 지었음) 봉상(鳳翔)에서 옵니다. 사운 도리어 나개(那箇)를 가지고(將得; 得은 조사) 왔느냐. 승운 가지고(將得) 왔습니다. 사운 어느 곳에 있느냐. 중이 손으로써 정수리로 좇아 경봉(擎捧; 받들다)하여 이를 보였다(呈之). 스님이 곧 거수(擧手)하여 접수하는 자세를 짓고는 배후(背後)를 향해 던졌다. 중이 말이 없었다. 사운 이 야호아(野狐兒; 兒는 조사)야.
●時光; 시절광음(時節光陰). 곧 시간. 시후(時候).
●且置; 전분구(前分句) 말미에 놓아두어 전분구의 내용을 배제하고 인출하는 후분구가 이 주제구(主題句)임을 표시함.
●露柱; 외면에 환히 드러난 기둥. ▲주화엄경제법계관문송하. 노주(露柱)란 것은 처마 아래의 기둥이다.
●頭風; 1. 두통(頭痛)이니 중의학(中醫學) 병증(病症)의 이름. 2. 두창(頭瘡)을 가리킴. 머리카락이 빠지는 종류. 여기에선 2를 가리킴.
●新到僧; 총림 중에서 어떤 사원에 새로 도착하여 괘탑(掛搭)하는 승인을 가리킴. 또한 널리 일반의 신참(新參)의 승인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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