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록

전등록 권8 거사 방온(龐蘊) 02

태화당 2023. 3. 19. 09:09

嘗遊講肆隨喜金剛經 至無我無人處 致問曰 座主旣無我無人 是誰講誰聽 座主無對 居士曰 某甲雖是俗人麁知信向 座主曰 只如居士意作麽生 居士乃示一偈云 無我復無人 作麽有疎親 勸君休歷坐 不似直求眞 金剛般若性 外絕一纖塵 我聞幷信受 總是假名陳 座主聞偈欣然仰歎 居士所至之處 老宿多往復問醻皆隨機應響 非格量軌轍之可拘也 元和中北遊襄漢隨處而居 或鳳嶺鹿門 或𢌅肆閭巷 初住東巖後居郭西小舍 一女名靈照 常隨製竹漉籬令鬻之以供朝夕 有偈曰 心如境亦如 無實亦無虛 有亦不管 無亦不居 不是賢聖 了事凡夫 易復易 卽此五蘊有眞智 十方世界一乘同 無相法身豈有二 若捨煩惱入菩提 不知何方有佛地 居士將入滅 令女靈照出視日早晩及午以報 女遽報曰 日已中矣 而有蝕也 居士出戶觀次 靈照卽登父座合掌坐亡 居士笑曰 我女鋒捷矣 於是更延七日 州牧于公問疾次 居士謂曰 但願空諸所有 愼勿實諸所無 好住世間皆如影響 言訖枕公膝而化 遺命焚棄 江湖緇白傷悼 謂禪門龐居士卽毘耶淨名矣 有詩偈三百餘篇傳於世

隨喜; 謂見他人行善 隨之心生歡喜

格量; 規格 數量

襄漢; 襄水和漢水流域 共同流經區域的統稱 該區在湖北省襄陽市

漉籬; 一種竹編器具

 

일찍이 강사(講肆)에 유행(遊行)하면서 금강경을 수희(隨喜)했다. 무아무인처(無我無人處)에 이르자 치문(致問; 질문하다)하여 가로되 좌주(座主), 이미 무아무인(無我無人)이라 했거늘 이 누가 강설(講說)하며 누가 듣습니까. 좌주가 대답이 없었다. 거사가 가로되 모갑이 비록 이 속인이지만 대강(大綱; ) 신향(信向)을 압니다. 좌주가 가로되 지여(只如) 거사의 뜻은 어떻습니까(作麽生). 거사가 이에 1게를 보여 이르되 무아(無我)며 다시 무인(無人)이거늘/ 어찌(作麽) 소친(疎親)이 있겠는가/ 그대에게 강좌(講坐)를 휴력(休歷; 經歷함을 쉬다)하기를 권하노니/ 바로() 구진(求眞)함만 같지 못하다/ 금강반야의 자성은/ 밖으로 1섬진(纖塵)도 끊겼나니/ 아문(我聞)과 아울러 신수(信受)/ 모두 이 가명(假名)을 진설(陳設)했다. 좌주가 게를 듣자 흔연(欣然)히 앙탄(仰歎)했다. 거사가 이르는 바의 처소에는 노숙이 많이 왕복하며 질문하고 응수(; 應酬와 같음)했는데 모두 수기(隨機)하여 응향(應響; 응해 울리다)했고 격량(格量)과 궤철(軌轍)로 가히 잡지() 못했다. 원화(元和; 806-820) 중 북쪽 양한(襄漢)을 유행(遊行)하면서 수처(隨處)하여 거주했으니 혹은 봉령(鳳嶺)과 녹문(鹿門)이며 혹은 전사(𢌅肆)와 여항(閭巷)이었다. 처음에 동암(東巖)에 거주했고 후에 곽서(郭西)의 소사(小舍)에 거처했다. 1(; 女息)의 이름이 영조(靈照)였고 늘 따랐는데 죽녹리(漉籬)를 제작(製作)해 그것을 팔아 조석(朝夕)에 이바지하게 했다. 게가 있어 가로되 마음이 여()며 경계도 또한 여니/ ()도 없고 또한 허()도 없다/ ()에 또한 상관(相管)하지 않고/ ()에 또한 거처하지 않나니/ 이 성현은 아니지만/ 요사(了事; 일을 마치다)한 범부다/ 쉽고도 또한 쉽나니/ 곧 이 5()에 진지(眞智)가 있다/ 시방세계(十方世界)가 일승(一乘)과 한가지거늘/ 무상(無相)의 법신이 어찌 둘이 있겠는가/ 만약 번뇌를 버리고 보리(菩提)에 든다면/ 어느 방면에 불지(佛地)가 있는 줄 알지 못하겠네. 거사가 장차 입멸(入滅)하려 하면서 딸 영조로 하여금 나가서 해의 조만(早晩)을 보다가 오(; 正午)에 이르면 보고하게 했다. 딸이 급히 알려 가로되 해가 이미 중(; )이며 일식(日蝕)이 있습니다. 거사가 문호(門戶)를 나가 보던 차에 영조가 곧 부좌(父座)에 올라 합장한 채 좌망(坐亡)했다. 거사가 웃으며 가로되 내 딸의 기봉(機鋒)이 빠르구나(). 이에 다시 7일을 연장(延長)했다. 주목(州牧) 우공(于公)이 문질(問疾)하던 차에 거사가 일러 가로되 단지 모든 소유(所有)가 공하기를 원할지언정 삼가 모든 소무(所無)를 실답다 하지 말아라. 세간에 잘() 머묾이 모두 영향(影響)과 같다. 말을 마치자 공()의 무릎을 베개로 하여 화(; 遷化)했다. 유명(遺命)으로 분기(焚棄)했고 강호의 치백(緇白)이 상도(傷悼)했다. 이르되 선문(禪門)의 방거사는 곧 비야(毘耶)의 정명(淨名)이다. 시게(詩偈) 3백여 편()이 있어 세상에 전한다.

隨喜; 이르자면 타인의 행선(行善; 선을 행함)을 보고 따라서 마음에 환희를 냄.

格量; 규격(規格). 수량(數量).

襄漢; 양수(襄水)와 한수(漢水) 유역(流域)이니 공동으로 유경(流經)하는 구역의 통칭(統稱). 이 구역은 호북성 양양시(襄陽市)에 있음.

漉籬; 일종의 대로 엮은 기구.

 

景德傳燈錄卷第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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