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1997년 일상(日常)

태화당 2019. 8. 1. 09:31

일상(日常)

 

염화미소이시산관(拈花微笑已是散關)

비야두구미면다언(毘耶杜口未免多言)

시방행할방관자신(施棒行喝傍觀者哂)

박수무장시취훈언(拍手撫掌屍臭熏焉)

아자리무다단(我這裏無多端)

매주목일조(每週沐一遭)

일일다삼완(一日茶三椀)

일리망원산(日裡望遠山)

월하빙난간(月下凭欄干)

막위요의급현기(莫謂了義及玄機)

연년춘래만물찬(年年春來萬物燦)

 

염화(拈花)하매 미소함도 이미 이 산관(散關)이요

비야(毘耶)에서 두구(杜口)함도 다언(多言)을 면하지 못함이로다

()을 베풀고 할()을 행함은 옆에서 보는 자가 비웃고

박수무장(拍手撫掌)함은 시체 썩는 냄새가 풍김이로다.

나의 이 속엔 다단(多端)이 없어

매주(每週) 한 번 목욕하고

하루에 차 석 잔 마시며

일리(日裡)에 원산(遠山)을 바라보고

월하(月下)에 난간을 기대나니

요의(了義) 및 현기(玄機)를 이르지 말아라

해마다 봄이 오매 만물이 찬란하도다.

 

   1행 산()은 쓸모없을 산.

   2행 문수사리(文殊師利)가 입불이법문(入不二法門)을 물으매 비야리성(毘耶離城)의 유마거사(維摩居士)가 묵연무언(默然無言)했으니 유마경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에 나옴. ()는 막을 두.

   3~10행 신()은 비웃을 신. ()는 어루만질 무. 두드릴 무. 무장(撫掌)은 박수(拍手)와 같은 뜻. ()는 냄새 취. 썩을 취. ()은 불김 훈. ()는 원음(原音)이 자임. 이 저. ()은 실마리 단. ()는 이레 주. 주일 주. ()는 회()의 뜻. ()은 주발 완. 일리(日裡)는 대낮. ()은 기댈 빙. ()는 깨칠 료. 밝을 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