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공(本空)
제바사자수인보(提婆師子受刃報)
혜가피해달마독(慧可被害達磨毒)
무불향상관려자(無不向上關捩子)
막도발백심비백(莫道髮白心非白)
제바(提婆)와 사자(師子)가 칼날의 과보를 받고
혜가(慧可)가 해를 입고 달마가 중독(中毒)됨이
향상(向上)의 관려자(關捩子)가 아닌 것이 없나니
머리는 희더라도 마음은 희지 않다고 말하지 말지니라.
1행 제바(提婆)가 선정(禪定)으로부터 깨어 경행(經行)하는데 바라문제자(婆羅門弟子)가 그 가에 내도(來到)하여 칼을 갖고 그를 추궁(追窮)해 가로되 네가 입으로써 나의 스승을 깨뜨렸지만 어찌 내가 칼로써 너의 배를 깨뜨림만 같으랴 하고 곧 칼로써 그를 찔러 오장(五臟)을 땅에 버렸다 운운(云云) [提婆菩薩傳]. 또 스스로 검을 잡고 존자(尊者. 師子尊者)의 처소에 이르러 물어 가로되 스님은 오온(五蘊)이 공했음을 얻었습니까. 존자가 가로되 이미 오온이 공했음을 얻었습니다. 가로되 생사를 여의었습니까. 존자가 가로되 이미 생사를 여의었습니다. 가로되 이미 생사를 여의었다면 가히 나에게 머리를 보시하십시오. 존자가 가로되 몸도 나의 소유가 아닌데 어찌 머리를 아끼겠습니까. 왕(王. 罽賓王)이 곧 칼을 휘둘러 존자의 머리를 잘랐는데 백유(白乳)가 솟구쳐 높이가 몇 자였고 왕의 오른 팔이 돌더니 또한 땅에 떨어졌으며 7일 만에 죽었다 [傳燈錄卷二 師子比丘章]. 사자(師子)는 이십사조(二十四祖). 제바(提婆)는 부법장인연전(付法藏因緣傳)에 십사조(十四祖)로 표기됨.
2행 드디어 도광혼적(韜光混跡)하여 의상(儀相)을 변역(變易)해 혹은 여러 주사(酒肆. 술 파는 저자)에 들어가고 혹은 도문(屠門. 가축을 도살하는 곳)을 지나고 혹은 가담(街談)을 익하고 혹은 시역(厮役. 馬夫의 일)을 따랐다. 사람이 그것을 물어 가로되 스님은 이 도인이거늘 무슨 연고로 이와 같습니까. 스님(慧可)이 가로되 내가 스스로 조심(調心)함이거늘 너의 일에 무슨 상관이랴 하였다. 또 관성현(筦城縣)의 광구사(匡救寺) 삼문(三門) 아래에서 무상도(無上道)를 얘기하자 청자(聽者)가 숲처럼 모였다. 때에 변화법사(辯和法師)란 자가 있어 사중(寺中)에서 열반경을 강설했는데 배우는 무리가 스님의 천법(闡法)함을 듣고 조금씩 인도(引導)하여 떠나가자 변화가 그 분(憤)을 이기지 못해 읍재(邑宰)인 적중간(翟仲侃)에게 비방을 일으켰고 중간이 그 사설(邪說)에 현혹(眩惑)되어 스님에게 비법(非法)을 가했고 스님이 기쁘게 맡기어 따랐다 [傳燈錄卷三 慧可章]. 조사(達磨)가 후위(後魏)의 광통율사(光統律師) 보리류지삼장(菩提流支三藏) 등과 논의하면서 모양을 배척하고 마음임을 가리키자 그들이 좁은 소견을 감당하지 못하고 드디어 해치는 마음을 일으켜 수 차례에 걸쳐 독살을 감행했는데 여섯 번째에 이르러 조사가 화연(化緣)이 다했음을 알고 단정히 앉아 입적했으니 전등록권삼 달마장(傳燈錄卷三 達磨章)을 왕간(往看)하라. 달마(達磨)는 이십팔조(二十八祖). 혜가(慧可)는 달마의 법사(法嗣).
3행 려(捩)는 전(栓)의 뜻이니 관건(關鍵). 자(子)는 조사(助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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