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2년 대기대용(大機大用)

태화당 2019. 8. 3. 06:53

대기대용(大機大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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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곡록원대청록 (寄身曲錄遠對靑綠)

진겁중사도재목전( 塵劫中事都在目前)

금일칠월이십팔(今日七月二十八)

과거미래역여연(過去未來亦如然)

막장토각교단장(莫將兎角較短長)

일도신광만경한(一道神光萬境閑)

부득주만경한(不得住萬境閑)

수시수혜산시산(水是水兮山是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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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록(曲錄)에 몸을 기탁하고서 멀리 청록을 대했더니

진겁(塵劫) 가운데의 일이 모두 눈 앞에 있구나.

오늘이 칠월 이십팔일이요

과거와 미래도 또한 그러하도다.

토끼뿔을 가지고 짧거나 긺을 비교하지 말아라

한 줄기 신광(神光)인지라 만경(萬境)이 한가롭도다

만경의 한가로움에 머묾을 얻지 말지니

물은 이 물이요 산은 이 산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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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대기(大機)는 원만히 응함이며 대용(大用)은 바로 끊음이다 (大機圓應 大用直截) 라는 말이 있는데 진공묘유(眞空妙有)라는 말과 뜻이 통함.

   1~2행 기()는 맡길 기. 곡록(曲錄)은 등받이가 휜 의자. 곡록(曲祿), 곡록(曲彔)으로도 표기함. 진겁(塵劫)은 티끌처럼 많은 겁. ()은 인도말이니 번역하면 시분(時分). 보통 연월일시(年月日時)를 계산할 수 없는 아득한 시간을 말함. 불교에선 겁(), 유교에선 세(), 도교에선 진()이라 함. ()는 모두 도.

   4행의 뜻은 과거에 지난 수많은 세월의 오늘도 칠월 이십팔일이요 천지가 나뉘기 전의 오늘도 칠월 이십팔일이요 미래에 닥칠 수많은 세월의 오늘도 칠월 이십팔일이요 천지가 없어진 후의 오늘도 칠월 이십팔일이란 말이니 참구(參究)를 요함.

   5행 장()은 가질 장. 시간과 공간이 다 공()했으므로 한 말.

   6행 도()는 양사(量詞). 만경(萬境)은 온갖 경계. ()은 많을 만. 한 줄기의 마음의 광명뿐인지라 어느 것 하나 적막(寂寞)하지 않은 게 없으므로 한 말.

   7행 그러나 적막한 경계에 머물러 있지 말라는 뜻. 백척간두(百尺竿 頭)에 앉은 사람이여/ 비록 그렇게 득입(得入)하였으나 진()이 되지 않나니/ 백척간두에서 걸음 내딛음을 써야/ 시방세계(十方世界)가 이 전신(全身)이니라 (百尺竿頭坐底人 雖然得入未爲眞 百尺竿頭須進步 十方世界是全身) [慈受懷深錄卷一 長沙景岑偈].

   8행 괴로운 것은 이 괴로운 것이요 즐거운 것은 이 즐거운 것이며 긴 것은 이 긴 것이요 짧은 것은 이 짧은 것이며 소는 이 소요 말은 이 말이며 물은 이 물이요 산은 이 산이니 이 법이 법위(法位)에 머물면서 세간의 모양으로 늘 머문다 (是法住法位 世間相常住) 라는 뜻. ()는 어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