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물(翫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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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삼월리(翫花三月裏)
불여팔월내(不如八月內)
화사사인비(花謝使人悲)
월청휴오뇌(月淸休懊惱)
인간일백년(人間一百年)
자도환자기(自倒還自起)
개구이소곡(開口以笑哭)
유래기인지(由來幾人知)
인무완롱물(人無玩弄物)
나감무자미(那堪無滋味)
소면불수권(笑面不受拳)
비애불여희(悲哀不如喜)
사서유롱물(四序有弄物)
설월풍화시(雪月風花是)
약무편애심(若無偏愛心)
무불가절시(無不佳節時)
소시반개구(笑時半開口)
읍곡내심비(泣哭內心非)
부준여차리(不遵如此理)
생애형극리(生涯荊棘裏)
혹언도무심(或言道無心)
하득빙수리(何得氷水離)
노파소암화(老婆燒庵話)
제인여하회(諸仁如何會)
지허노호지(只許老胡知)
불허노호회(不許老胡會)
범부지즉성(凡夫知卽聖)
성인종부지(聖人終不知)
시구송고외(詩句頌古外)
아무완롱구(我無玩弄具)
현양매구육(懸羊賣狗肉)
기인불피기(幾人不被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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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하던 삼월 속이
팔월의 안 같지 못하나니
꽃 떨어지매 사람으로 하여금 슬프게 하지만
달이 청아(淸雅)해 오뇌(懊惱)를 쉬게 하느니라.
인간의 일백 년이
스스로 꺼꾸러지고 도리어 스스로 일어남이니
입 열어 웃거나 곡(哭)하면서
유래(由來)를 몇 사람이나 아는가.
사람이 완롱(玩弄)할 물건이 없다면
자미(滋味)없음을 어찌 견디랴
웃는 얼굴이 주먹을 받지 않고
비애(悲哀)가 기쁨만 같지 못하느니라.
사서(四序)에 희롱할 물건이 있나니
눈 달 바람과 꽃이 이것이니라
만약 편애하는 마음만 없다면
가절(佳節)의 시절이 아님이 없느니라.
웃을 때 반만 입을 벌리고
읍곡(泣哭)하면서 내심은 아니라야 하나니
이와 같은 이치를 좇지 않는다면
생애가 형극(荊棘) 속이리라.
혹은 말하기를 도는 무심(無心)이라 하지만
어찌 얼음과 물을 분리(分離)함을 얻으랴
노파가 암자를 불태운 화두(話頭)를
제인(諸仁)은 어떻게 이회(理會)하는가.
단지 노호(老胡)가 앎은 허락하지만
노호가 앎을 허락하지 않나니
범부가 알면 곧 성인이려니와
성인은 마침내 알지 못하느니라.
시구(詩句)로 송고(頌古)하는 외엔
나는 완롱(玩弄)할 도구(道具)가 없나니
양을 매달아 놓고 개고기를 팔았거니와
몇 사람이 속임을 입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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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완(翫)은 구경할 완. 탐할 완. 완물(翫物)은 완구(玩具)와 같음.
1~4행 사(謝)는 꽃 떨어질 사. 오(懊)는 한할 오. 사랑할 오. 원망할 오. 번뇌할 오.
5~8행 이(以)는 써 이. 할 이. 어조사 이. 용(用)이 매우 많음. 유래(由來)는 까닭. 내력(來歷).
9~12행 완(玩)은 희롱할 완. 가지고 놀 완. 자미(滋味)는 재미와 같은 뜻. 자(滋)는 맛 자.
13~16행 사서(四序)는 사계(四季). 가절(佳節)은 좋은 시절. 봄에 온갖 꽃이 있고 가을에 달이 있으며/ 여름에 서늘한 바람이 있고 겨울에 눈이 있도다/ 만약 쓸데없는 일을 심두(心頭)에 걸지 않는다면/ 곧 이 인간이 좋은 시절이로다 (春有百花秋有月 夏有凉風冬有雪 若無閑事掛心頭 便是人間好時節) [無門關 十九則 無門慧開頌].
17~20행 읍(泣)은 소리 없이 흐느낄 읍. 곡(哭)은 울 곡. 준(遵)은 좇을 준. 형(荊)은 가시 형. 극(棘)은 가시나무 극.
21~24행 무심(無心)이 곧 이 도라고 이르지 말지니 무심도 오히려 일중관(一重關)에 막혔도다 (莫謂無心便是道 無心猶隔一重關) [傳燈錄卷二十九 同安常察의 詩 心印中]. 인(仁)은 인(人)이니 맹자(孟子) 진심장(盡心章)에 이르되 인(仁)이란 것은 인(人)이니 합쳐 말하면 도(道)니라 (仁也者人也 合而言之道也).
25~28행 노호(老胡)는 석가 또는 달마를 지칭하는 말. 외국인들이라 하여 중국 사람들이 일컫는 말이나 명칭이 타당하지 않다는 설도 있음. 범부법(凡夫法)을 구족(具足)했으나 범부가 알지 못하고 성인법(聖人法)을 구족했으나 성인이 알지 못하나니 성인이 만약 알면 곧 이 범부요 범부가 만약 알면 곧 이 성인이니라 (具足凡夫法凡夫不知 具足聖人法聖人不會 聖人若會卽是凡夫 凡夫若知卽是聖人). 이 양어(兩語)에 일리이의(一理二義)니 어떤 사람이 분변(分辨)해 얻는다면 불법 중에 이 입처(入處)가 있음에 방애롭지 않으려니와 만약 분변해 얻지 못한다면 의심하지 않음이 좋다고 말하지 말아라. 진중(珍重. 저녁의 인삿 말. 朝起不審 夜間珍重)하라 [五燈全書卷十六 龍濟紹修章 紹修上堂語. 紹修는 修山主니 羅漢桂琛의 法嗣].
29~32행 송고(頌古)는 고칙(古則. 옛 公案)을 송(頌)함. 현(懸)은 매달 현. 기(欺)는 속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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