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당수세록

태화당수세록(泰華堂隨歲錄) 2003년 비방(誹謗)

태화당 2019. 8. 8. 09:53

비방(誹謗)

 

선이방위의(禪以謗爲義)

의지유야미(意旨有也未)

유리무리불리시(有利無利不離市)

인정농후음수비(人情濃厚飮水肥)

희즉상무공(喜則賞無功)

노즉살무죄(怒則殺無罪)

종타예임타훼(從他譽任他毁)

칭기허공도자피(稱譏虛空徒自疲)

 

()은 비방으로써 뜻을 삼는다 하니

의지(意旨)가 있느냐 또는 아니냐

이익이 있음과 이익이 없음은 시장을 떠나지 않나니

인정이 농후(濃厚)하면 물을 마셔도 살찌느니라.

기쁜 즉 공이 없는 이에게 상 주고

노한 즉 죄가 없는 이를 죽이나니

그 기림에 좇고 그 헐뜯음에 맡겨라

허공을 칭찬하거나 나무라면 도연(徒然)히 스스로 피곤하리라.

 

제목 비()는 그르다 할 비. ()은 나무랄 방.

1~4행 중이 황룡기화상(黃龍璣和尙)에게 물어 이르되 선()은 무엇으로써 뜻을 삼습니까. ()가 이르되 비방(誹謗)으로써 뜻을 삼느니라 (以謗爲義) [楚石梵琦禪師語錄卷七. 梵琦徑山行端法嗣. 大慧宗杲下五世. 拈古彙集卷第三十八黃龍誨機禪師로 표기]. ()는 뜻 의. ()는 뜻 지. ()은 짙을 농.

5~8행 기쁜 즉 공이 없는 이에게도 함부로 상 주고 성낸 즉 죄가 없는 이도 함부로 죽인다 (喜則濫賞無功 怒則濫殺無罪). ()은 곧 즉. ()는 기릴 예. ()는 헐 훼. ()는 나무랄 기. ()는 공()의 뜻. 도연(徒然)은 공연(空然)과 같은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