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두전활선사(岩頭全奯禪師)
호불무광시양개(好佛無光是良价)
불긍덕산사덕산(不肯德山嗣德山)
이말후구의살인(以末後句疑殺人)
임행일성우금재(臨行一聲于今在)
호불(好佛)이면서 빛이 없음이 이 양개(良价)라 하고
덕산(德山)을 긍정치 않으면서도 덕산을 이었도다
말후구(末後句)로써 사람을 너무 의심케 했나니
임행(臨行)의 한 소리가 우금(于今)에 있도다.
제목 암두(岩頭)는 덕산선감(德山宣鑑)의 법사(法嗣). 활(奯)을 활(豁)로 표기하기도 함.
1~2행 나산(羅山. 道閑이니 岩頭의 法嗣)이 예배하고 물어 가로되 화상께서 어찌 이 삼십 년 전에 동산(洞山. 良价)에 계시면서 동산을 긍정치 않았음이 아니겠습니까. 스님(岩頭)이 이르되 그러하니라. 또 가로되 화상께서 어찌 이 덕산(德山)을 이었지만(嗣) 또 덕산을 긍정치 않았음이 아니겠습니까. 스님이 가로되 그러하니라. 나산이 가로되 덕산을 긍정치 않음은 곧 묻지 않습니다. 지여(祇如) 동산이 무슨 휴궐(虧闕)이 있습니까. 스님이 양구(良久)하고 가로되 동산은 호불(好佛)이지만 단지 이 무광(無光)이니라 [五燈會元卷七 岩頭全奯章]. 무진상좌(無軫上座)가 묻되 지여(祇如) 암두가 말하되 동산이 호불(好佛)이지만 단지 이 무광(無光)이라 하셨거니와 미심(未審)하외다 동산이 무슨 휴궐(虧闕)이 있어 곧 무광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스님(羅山)이 무진을 불렀다. 무진이 응낙(應諾)하자 스님이 가로되 작연(灼然)히 호개불(好箇佛. 箇는 助字)이지만 단지 이 무광(無光)이로구나 [五燈會元卷七 羅山道閑章].
3행 어느 날 두 중이 있어 왔다. 스님(雪峯義存)이 손으로써 암자의 문을 밀치고 몸을 놓아 내면서 (放身出) 가로되 이 뭣고 (是甚麽). 중도 또한 가로되 이 뭣고. 스님이 머리를 숙이고 암자로 돌아갔다. 중이 고별하고 떠나려 하자 스님이 묻되 어느 곳으로 가려는가. 가로되 호남(湖南)입니다. 스님이 가로되 나에게 저 동행(同行. 同參)이 있는데 암두(岩頭)에 거처하느니라. 너에게 일서(一書)를 부쳐 떠나게 하리라. 글에 가로되 모(某. 雪峯)가 글을 사형(師兄)에게 올립니다. 모(某)가 한 번 오산(鼇山)에서 성도(成道)한 후로부터 즉금(卽今)에 이르도록 배불러 주리지 않았습니다. 동참모(同參某)가 글을 올립니다. 중이 암두에 이르자 묻되 어느 곳에서 오느냐. 가로되 설봉에서 왔는데 글이 있어 화상에게 전달합니다. 암두가 접수하고는 이에 중에게 묻되 달리 무슨 언구가 있었는가. 중이 앞의 화두를 들었다. 암두가 가로되 그가 무엇이라고 말하던가. 가로되 그는 말이 없이 머리를 숙이고 암자로 돌아갔습니다. 암두가 가로되 희(噫. 한숨 쉴 희. 슬플 희)라, 내가 당초에 그를 향해 말후구를 말하지 않은 게 후회스럽구나. 만약 그를 향해 말했더라면 천하인이 설로(雪老. 雪峯老人)를 어찌하지 못함을 어찌하리오. 중이 하말(夏末)에 이르러 전의 화두를 청익(請益)했다. 암두가 가로되 왜 일찍 묻지 않았는가. 가로되 감히 용이(容易)치 않았습니다. 암두가 가로되 설봉이 비록 나와 더불어 동조생(同條生)이지만 나와 더불어 동조사(同條死)가 아니니라 (雖與我同條生 不與我同條死). 말후구를 알고자 한다면 단지 이것이 이것이니라 [五燈會元卷七 雪峯章]. 덕산탁발화(德山托鉢話)의 암두의 말후구는 위(德山托鉢話)에 설명이 있음.
4행 어느 날 도적이 많이 이르러 공궤(供饋. 饋는 먹일 궤니 곧 먹을 것)가 없음을 책망(責望)하고는 드디어 칼을 꽂았다. 스님(岩頭)이 신색(神色)이 자약(自若)했으며 크게 한 소리 부르짖으며 마쳤는데 소리가 수십리(數十里)에 들렸다 [五燈會元卷七 岩頭章]. 금(于今)은 지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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